사랑의 미술관 - 사랑하고 싶은 그대를 위한 아주 특별한 전람회
이케가미 히데히로 지음, 김윤정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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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싶은 그대를 위한 아주 특별한 전람회

 


미술은 학교를 졸업하면서 손을 놓아버렸다.
그림 감상보다는 인상파니 빛의 표현이 어쩌고저쩌고 줄줄이 외우는데 지치면서 흥미도 잃어버렸다.
미술관 관람은 우아 떠는 사람들이나 가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이번에 읽은 책은 표지부터 뭔가 애틋한 사랑을 풀풀 풍기는 <사랑의 미술관>
목차는 제1관부터 제7관까지 총 25가지의 테마로 구성되어있다.

저자의 첫사랑은 같은 반 학생도 TV 속 예쁜 연예인도 아닌 르누아르 작품 중  <이레느 깡 단베르 양의 초상> 속 소녀라고 한다.
책 속에는 설명만 있고 그림이 없어서 궁금해 찾아보았다. 미술 관련 책을 쓸 정도의 저자 되려면 어렸을 때 첫사랑이 작품 속 소녀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 같다.

 

"화가의 인생과 화가의 작품은 별개의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냥 그림만 보았을 때와 화가의 인생과 시대 설명을 듣고 났을 때 그림이 더 풍부하고 와 닿는 건 나뿐만이 아닐 것 같다.

p.41의 테마 03 , 나쁜 남자 피카소를 읽어보니 더욱 그랬다. 나에게 피카소란 나도 화가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존재였다. 아무렇게나 아이들 장난처럼 빡빡 그려놓은 그림들. 언뜻 봐서는 의미를 잘 알지 못 했던 그런 작품들.
피카소는 미술계에서도 유명한 바람둥이? 였다고 한다. <피카소의 여자들>이란 책이 있을 정도니 말 다했다. 쉽게 사랑을 하고 쉽게 헤어지는 그는 우는 여자를 얼마나 많이 보았을까? 아내였던 도라 마르는 새로운 여자를 만나러 가는 피카소를 보며 얼마나 속상했을까..
피카소의 <우는 여인>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예전에 봤으면 괴상한 그림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다시 보니 화려한 모자와 정돈된 머리를 하고 있지만 괴로움에 손수건을 입으로 쥐어뜯으며 슬픔에 가득 찬 여인의 모습이 보였다. 그동안 피카소라고 하면 <아비뇽의 처녀들>이나 <게르니카>가 떠올랐는데, 이제는 <우는 여인>이 떠오를 것 같다.


 

사랑의 신화, 구애의 정원, 부부의 침실, 동성애 등등 주제로 그림과 이야기가 쭉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다시 나를 사로잡은 그림 하나는 제7관 이별의 전람회에서 p.291 테마 24 이혼과 사별 중
두 번째 아이를 낳고 난 뒤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가 결국 먼저 가버린 아내를 그린 클로드 모네의 첫 번째 아내 카미유의 그림.
<임종을 맞은 카미유> 이다.
숨을 멈추면서 점점 얼굴에 드러나는 죽음의 그림자가 가져온 색의 변화.
천상 화가인 모네는 그의 죽은 아내의 얼굴을 그림으로 남겼다.
청색과 회색이 가득한 그림 속 임종을 맞은 아내는 어둡고 차가운 그림 속에서 평화로운 모습이었는데 정말 인상적이었다.

연인들의 만남부터 이별 죽음까지 사랑에 관한 미술작품들을 짜임새 있게 잘 모아두었다.


몰랐던 그림과 그에 관련된 이야기까지 알게 되어서 그동안 나처럼 미술이라고 하면 거리감을 두었던 사람들이 흥미를 갖게 되는 입문용으로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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