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교보문고를 통해 책을 사 봐왔는데, 이번에는 알라딘에 같은 책이 교보문고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어서 처음으로 알라딘을 통해 책을 주문해 보았다. 책 주문을 받아주신 분께서 너무나 친절하셨고, 책 배송도 예정일보다 4일이나 앞당겨졌다. 알라딘에 고마운 마음에 몇 자 소감을 적어본다.

 

 얼마 전 프랑스에서는 작년에 하이데거 전집 80여 권이 Gallimard 출판사를 통해 번역되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현대철학의 3대 철학자로 꼽히는 철학자 가운데 한 명인 하이데거, 또 프랑스 현대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하이데거가  프랑스에서도 작년에야 전집이 번역되어 나왔다는 것이 다소 의외라고 생각되었다. 프랑스의 상황도 그러한 것을 보면 하이데거의 저작이 그만큼 방대하고도 난해하게 느껴지는 것은 국적과 무관하게 일반적인가보다 샆었다. 그러한 상황과 견주어 보면, 한국에서의 하이데거 저작에 대한 번역의 상황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고 판단되었다. 나는 차선책으로 하이데거 영역본을 읽기로 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하이데거 영역본들은 모두 미국의 Indiana University Press로부터 출판된 것이다. 그 대학은 미국에 갈 때, 꼭 방문해 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대학교 3학년 때 처음 만난 하이데거는 대학원에 들어와서 깊은 애정을 가지고 탐독하기 시작했었다. 하이데거의 몇몇 주요 저작들은 내 일생의 책이 되었다. 나의 석사논문을 심사하셨던 某 교수님께서는 내 논문의 문체가 하이데거 문체 같다고 말씀해 주셨었다. 나는 그 말씀을 지금까지 마음에 칭찬으로 간직하고 있다. 시론 <장미릉>(<<시와 표현>> 2015년 1월호)도 하이데거의 영향으로부터 쓰였다. 물론 나에게 하이데거만이 전부는 아니다. 다른 철학자들의 책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았지만, 그 가운데서도 하이데거는 내가 가장 애정을 갖는 철학자로 꼽는다. 아쉬운 것은 일부, 그의 정치행보에 대한 비판이 있는 것인데, 그것 또한 그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통해 씻어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는 '사랑하는'이란 말과 '존경하는'이란 말을 구분하는 편이다. 하이데거는 '사랑하는'이라면, 칸트는 '존경하는'이다. 인간이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라고 할 때 칸트의 <<영구평화론>>은 아름다운 답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이데거가 지났던 시대의 폭풍을 나는 충분히 아파한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하이데거 책을 성의껏 구해주신 알라딘 담당자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언젠가 더 깊은 리뷰를 형식을 갖추어 쓸 기회가 주어질 수 있었으면 희망해 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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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필사진을 바꿔본다. 박사과정을 마치고 시간 여유가 있을 때 다시 피아노 연습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때 쇼팽의 악보를 두고 찍었던 사진이다. 
 
 올 여름에는 고전주의 음악가인 하이든을 연습하면서 역설적으로 인간 안에 내재한,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고자 하는 낭만주의적 갈망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이든의 음악은 천상에서 뛰어노는 티없는 아이들 같다. 잠자리에 누워도 뇌리에는 하이든의 음악이 멤돌곤 했다. 그러면 그 음악은 그 무엇보다 정신을 정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인간의 감정에 그보다 더 많은, 그보더 더 넓은, 그보다 더 깊은 스펙트럼이 있다고 생각한다. 베토벤이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로 건너 간 이유도 그런 데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나는 베토벤이 될 수는 없지만, 베토벤 같은 감정을 가진 인간을 그리워한다. 나와 다르다는 데 그 그리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여기서 그만. 음악에 대한 보다 깊은 대화는 사랑하는 사람 한테만 속삭이고 싶은 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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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에 갔을 때였다.

그곳에서 '카프카'라는 이름의 서점에 들렀었다.

그 서점은 아주 작았지만 카프카와 관련된 책들로 특화되어 있었다.

프라하는 세계인들이 카프카의 도시로 기억하는 듯했다.

카프카 다음으로 많이 소장되어 있는 책은 밀란 쿤데라였다.

아마도 <프라하의 봄> 같은 영화가 프라하를 쿤데라의 도시로 각인했을 것이다.

한국에서 프라하는 이성복 시인의 도시로 연상될 듯 한데 아마도 그것은 그의 처녀시집에 있는 어느 시 때문이리라.

뜻밖에도 그곳이 릴케의 고향이란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했다.

그렇지만 나는 릴케의 시집만 사왔었다.

한편에는 체코어로, 또 한편에는 독일어로 인쇄된 시집이었다.

한국에 돌아오니 그곳에서 책을 많이 사오지 못 한 것이 아쉬웠다.

이젠 인터넷으로 외서를 주문해야 한다.

나는 그 동안 주로 교보문고로 책을 구매해 왔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외서주문의 편리함이었다.

결제를 바로 하지 않고, 1:1 고객센터에 책을 구해줄 수 있는지 먼저 확인을 하면, 틀림없이 10~20일 내로는 책이 내 손 안에 들어왔다.

 

알라딘이 교보문고보다 잘 되어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오프라인-중고매장' 정도...

 

책들의 성채 속에 살면서도 더 깊은 성채로 들어가고픈 마음에 몇 자 끼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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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를 연습하고 있다. 그래서 음반을 하나 살까 하는데 나의 취향에는 Jeno Jando가 더 맞는 듯 하다.

 

1. Haydn- Piano Sonata No. 13 in G major, III. Adagio (Jeno Jando) 

 (링크: https://youtu.be/Ce2KWffbBUg)

 

2. Haydn - Piano Sonata n. 58 per pianoforte Hob. XVI:48 (Rudolf Buchbind) 

 (링크:  https://youtu.be/6W67N4eyrBI?list=PLI3uUNqLWAJSlXwBkUeWrufamxBO1Xf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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