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필사진을 바꿔본다. 박사과정을 마치고 시간 여유가 있을 때 다시 피아노 연습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때 쇼팽의 악보를 두고 찍었던 사진이다.
올 여름에는 고전주의 음악가인 하이든을 연습하면서 역설적으로 인간 안에 내재한,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고자 하는 낭만주의적 갈망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이든의 음악은 천상에서 뛰어노는 티없는 아이들 같다. 잠자리에 누워도 뇌리에는 하이든의 음악이 멤돌곤 했다. 그러면 그 음악은 그 무엇보다 정신을 정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인간의 감정에 그보다 더 많은, 그보더 더 넓은, 그보다 더 깊은 스펙트럼이 있다고 생각한다. 베토벤이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로 건너 간 이유도 그런 데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나는 베토벤이 될 수는 없지만, 베토벤 같은 감정을 가진 인간을 그리워한다. 나와 다르다는 데 그 그리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여기서 그만. 음악에 대한 보다 깊은 대화는 사랑하는 사람 한테만 속삭이고 싶은 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