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모어 이모탈 시리즈 1
앨리슨 노엘 지음, 김경순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을까. 사람은 살아가면서 조금씩 변한다. 변하고 싶어서 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살다 보니 이래저래 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람은 변하는데 사랑은 변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소설에 나오는 한 남자 데이먼은 변하지 않는 사랑을 한다고 한다. 우연히 에버를 보고 자신이 반했고, 그녀를 사랑해 그녀의 환생을 지켜봐야만 했고, 그 끝없는 환생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사랑을 한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그럼 예전에 드리나를 사랑했을 때는 사랑이 아니었다고 할 수 있을까. 드리나도 사랑이었고, 이 책 속 주인공인 에버도 사랑이었다면 이미 그의 사랑은 변한 게 아니었을까.

이 소설은 로맨스 소설형식을 취하고 있다. 로맨스 소설답게 로맨스 소설이 갖추어야 할 여러 조건은 다 갖춰져 있다. 로맨스 소설에 꼭 등장하는 멋진 남자, 로맨스 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 사랑의 방해자 전 여자친구, 모든 여자가 좋아하지만 오직 여자주인공에게만 향한 마음, 멋진 남자에게 끌리면서도 그렇지 않은 척하는 심리, 그 많은 여자 중에 특별할 것 없는 주인공 여자를 선택했다는 것 등. 말랑말랑한 로맨스 소설을 읽고 싶다면 가슴 졸이며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그리고 트와일라잇이랑 닮았다. 나는 영화만 봤는데 그 속의 얘기들이 닮아있었다. 트와일라잇은 여자주인공이 위험에 처해있으면 빠르게 구해주고 언제나 여자 근처에서 감동을 주는 데 비해 이 소설은 여자주인공이 위험에 처해있어도 여자가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지 지켜보다가 막판에 구해준다. 안 구해주는 것보다 낫겠지만, 이왕이면 더 로맨틱하게 바로 구해주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여자 둘의 싸움이라 누구도 편들어 줄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어서 데이먼에게 사실 실망을 하긴 했지만.

교통사고를 당한 에버. 그녀는 그 교통사고 이후로 인생이 완전히 달라져 버린다. 에버를 뺀 나머지 식구들이 그 사고로 죽었기 때문에 고모와 함께 살아가게 되고, 그녀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생겼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을 수 있는 것과 사람들의 뒤에 나타나 감정에 따라 색이 변하는 오라를 볼 수 있게 된 것이 그것이다. 그런 소음(마음속 말)들을 차단하기 위해서 후드를 덮어쓰고 아이팟을 귀에 끼고 다니게 되었고 다른 학생들은 그녀를 괴물이라고 불렀다. 그러던 중 데이먼이라는 멋진 남학생이 나타났고, 그에게 모든 여자들이 그렇듯 그녀도 끌리게 되었지만, 그의 어정쩡한 태도 때문에 그녀는 그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되고, 아름다운 빨간 머리 여자 드리나까지 나타나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없다. 행동으로 유추하여 맞혀볼 수는 있어도 정확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른다. 그렇기에 누군가의 생각을 알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궁금증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도 다른 이의 생각을 읽는 사람이 나오고 요즘 나오는 몇몇 소설들에서도 생각을 읽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듯이 말이다. 생각을 읽는 사람들, 현실에서는 가능하지는 않지만 내가 관심 있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을 때는 부러운 능력인 건 사실인 거 같다.

데이먼은 에버에게 정말 변하지 않는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영원히 살 수 있는 삶을 살아가기에 변수는 언제나 존재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에버를 가지기 전에 죽었기 때문에 그녀의 환생을 지켜보며 그녀와의 사랑을 더욱 갈망했겠지만, 만약 에버도 영원히 살 수 있는 삶을 선택한다면 에버가 또 다른 드리나(옛날에 뭣 모르고 사랑했던 여자라고 변명하지만 드리나랑 사귈 당시는 드리나도 사랑이지 않았을까)가 되지 말라는 보장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않으면 에버가 다른 남자에게 반해 데이먼이 드리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씁쓸한 끝맛이 느껴졌다. 이 책은 총 6부작으로 구성된 것 중 첫 번째 시리즈라고 하니 남은 편에서 이야기의 가닥이 잡힐지 기대를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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