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세계사 2 - 피의 여왕에서 금발 미녀의 유래까지, 비정하고 매혹적인 유럽 역사 이야기 풍경이 있는 역사 2
이주은 지음 / 파피에(딱정벌레)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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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스캔들 세계사 1권에서 백설공주 이야기에 숨겨진 진실이라는 부분을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광부로 살았던 난장이(Dwarf)들은 왜 크고 건장한 남성으로 표현될 수 없던 이유, 잠들어 있는 백설공주에 입 맞추는 왕자가 가진 당시 귀족들의 변태적 성향, 그리고 왕비에게 복수하는 백설공주의 모습을 통해 볼 수 있던 당시 형벌의 잔혹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 프랑스혁명으로 죽은 마리 앙뚜와네트가 기존에 강조된 사치스럽고 백성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모습과는 달리, 실제로는 직접 농장을 꾸리고 백성들을 위해 기부금을 내던, 당시 귀족보다 훨씬 청렴하게 살았던 그녀의 인생을 알게 되자, 단두대에 올라서던 그녀가 사형집행인의 발을 밟고 했던 마지막 말 "실례했습니다, 무슈. 일부러 밟은건 아니었어요."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가슴이 저려오는 것은 바로, 어떤 사건 속 진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스캔들 세계사는 중세 서양 귀족들의 비밀스런 결혼이야기 뿐만 아니라, 서양의 동화나 전설이 내포하는 진실과 숨겨진 의도를 가르쳐준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책 입니다. 스캔들이라는 단어가 가진 비밀스럽고 야릇하면서도 열쇠구멍으로 슬쩍 엿보는 듯하게 서양의 역사와 동화 속에 몰래 감춰져 있던 숨겨진 진실을 볼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동화속 이야기로만 알고 있었던 유럽의 이야기들이, 사실은 역사적인 사건과 배경 속에서 싹트고 성장해 왔고, 읽다 보면 중세 유럽사회가 어떻게 운영되어 왔는지, 중세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았었는지 이해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림-1] 마리아 테레지아의 젊을 적 초상화. 그녀의 덩치가 변해가는 모습도 흥미롭다

 

지난 1권에서는 영국 왕조에 대해서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면, 이번 2권에서는 어느 특정 왕조에 집중하기 보다는 좀 더 읽을 수 있도록 보다 더 캐쥬얼한 역사적 사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이혼이 결혼하는 것처럼 일반적이 되어 버린 세상에서 중세시대의 특이한 관습을 꼽으라면 아내를 시장에 내다 파는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적법절차를 통해 이혼을 하려면 너무 많은 돈이 소요되는 나머지, 중세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이 공증해 줄 수 있는 '시장'을 이용하여 아내를 판매하였습니다. 심지어 자식까지 판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에서 보여지는 판매되는 아내의 모습은 되려 기뻐보이기까지 합니다. 한 번 돈을 받고 아내를 다른 남자에게 판매를 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다고 하니 아내를 팔기 전에 심사숙고 해야겠지요. 하지만 팔려간 아내는 결혼은 못한다고 하니, 이전 남편과 참고 사는 것이 나은지 시장에서 팔리는게 나은지는 모르겠네요.

 

 [그림-2] 돈없는 일반인들의 공식적인 이혼방법 "아내를 판매합니다"

 

'멍청한 금발'의 유래편에서는 고집스럽고 수다스러운 앤의 머리색은 왜 빨간색이어야만 했는지, 금발의 미녀는 왜 멍청하다는 편견을 갖게 되었지만, 남녀 막론하고 사람들은 왜 금발을 선호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로잘리 뒤테라는 인물을 통해 그녀가 멍청한 금발을 가진 여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머리색에 따른 남성들이 갖는 여성에 대한 편견까지 범주가 확대되어 갑니다.

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명작인 '최후의 만찬'을 만든 3년 동안의 기간 중에, 실제 그림을 그린 기간은 3개월에 불과했고, 나머지 기간은 최후의 만찬의 배경에 대해 열중했다는 이야기, 웃고 춤추다 죽어간 중세 사람들의 이야기, 영국 최초의 여배우 넬 귄의 신데렐라와도 같은 이야기, 네덜란드 튤립 이야기와 마리 앙뚜와네트 왕비의 어머니이기도 한, 2권 표지의 주인공 마리아 테제지아 여제의 자식 편애, 권력을 유지하고자 근친간 결혼이 흔하여 유전병으로 고통받았던 유럽 왕족들과 빅토리아 왕비의 새하얀 웨딩드레스 유래를 비롯하여, 무정부주의자에게 칼에 찔려 죽어서도 국민들에게 사랑받았던 유일한 왕족 엘리자베트 황후까지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했습니다.

 

 [그림-3] 비운의 삶을 살았지만 국민들에게 사랑받았던 오스트리아 엘리자베트 황후

 


[그림-4] 향락의 1920년대, 손녀와 함께하는 맥주 타임이라는 광고문구가 흥미롭다

 

철저한 신분제 사회였던 유럽 중세사회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어떤 사람은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평생 일만 하다가 죽어갔고, 어떤 사람은 평생을 감옥에서만 살아갔습니다. '또 하나의 다이애나비'편에서 어떤 사람은 원하지 않는 결혼으로 말미암아 평생을 고통속에서 살아갔고, '미워할 수 없는 구두쇠'편에서는 세계 제일의 갑부임에도 평생을 근검절약하며 살아간 사람도 보았습니다. 그 사람이 황제가 되었든 평민이 되었든, 신대륙에서 팔려온 노예가 되었든 그 모두가 한 시대를 살아가던 구성원이었습니다. 역사를 통해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잊지 않고 열정과 사랑을 안고 살아갔을 중세와 근세 사람들을 책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역사를 이렇게 시대적 배경을 알고 각 인물이 가진 한계와 특징을 알고 읽을 때, 얼마나 재밌는 소재인지 알게 됩니다. 역사라는 딱딱하고 재미없는 장르를 재밌게 만들어주는 요소는 사건 속에 숨겨져 있는 인물들의  바로 사건 속에 숨겨진 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를 알면 현재를 알 수 있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를 통해 과거 사람들이 얼마나 열악한 삶을 살아왔는지, 그리고 그들의 열악한 삶 속에서 편견과 관념을 깨뜨리며 조금씩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킴으로써 현재에 이르게 되었음을, 그리고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열망은 변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양 유럽사에서 살며시 드러나는 삶의 모습과 사랑이야기가 '스캔들 세계사 3권'에서는 또 어떤 사건을 토대로 흥미롭게 펼쳐질 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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