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들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몰라서 손해 보는 당신의 잘못된 보험가입
조재길 지음 / 참돌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직장인이라면 연금저축보험과 실손보험 정도는 갖고 있을 것이다. 주변에서 무조건 가입하라고 아우성을 치기 때문이기도하고, 회사로 찾아오는 영업사원의 눈물의 호소에 마음이 무너져 가입해 주기도 한다.(더러는 집에 있는 가족들을 먹여살리기 위해서는 당신이 이 보험에 가입해주셔야 한다는 눈물의 호소를 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우리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티비, 서적, 드라마 등 수많은 보험 상품들이 우리의 눈과 귀로 스며들어오고 있다.  

티비에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입시켜준다는 보험. 어머님이 참 좋아한다는 보험. 이것 하나만 들면 평생 든든하다는 그 보험들. 전화로는 감사고객님께 혜택을 돌려드리고자 1만원짜리 실손보험을 들어주겠다는, 나를 위해 모든 이익을 포기하겠다는 식의 보험상품 상담원의 전화가 이제는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버렸다.

보험상품의 장점을 줄줄이 늘어놓는 상담원의 얘기를 들을때마다 누구나 생각해봤을 것이다. 그토록 좋은데 왜 굳이 나에게 이걸 소개시켜주는데? 그렇게 좋으면 당신이나 당신들 가족만 가입하도록 할텐데 왜 알지도 못하는 나까지 이 좋은걸 알려주는거야??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단계에 이르렀는데 아직도 보험상품 영업은 20년 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세상의 어느 장사꾼이 자기 손해를 감수하고 장사를 한단 말인가. 모든 장사꾼들은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어있다. 만약,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 행동을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소비자에게 모든 걸 돌려주겠다?? 그건 손익계산이 이미 끝났기 때문에 돌려주는 것이지, 진짜 손해보면서 판매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영업능력이 예전과 다를바 없다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이 보험이라는, 돈을 다시 받을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도 거의 없는, 마치 사기와 가까운 상품에 가입하게 되는 것은 바로 "용어"의 이해력과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 그리고 그 꿈을 파는 상품. 바로 보험이다. 이 보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쳐 막대한 돈이 투자된다.

'보험 들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은 무엇일까. 무엇을 알아야 그들이 말하는 보험의 혜택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일까? 나는 보험의 단점이라는 측면에서 이 책을 읽어보았다.

 

첫째, 보험은 운영 수수료가 과도하다.

연금저축보험은 왜 7년 이상이 되지 않으면 무조건 손해보는 구조로 되어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보험에 가입하면 3달동안 불입하는 금액에 상응하는 막대한 돈을 보험회사에서 설계사에게 지불하고 있었다. 말하자만 계약체결에 따른 성과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성과금과 함께 보험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수수료도 떼어가고 있었다. 최소 월 불입금의 10% 정도는 보험회사에서 그냥 가져간다고 보면 되겠다. 이런저런 수수료 때문에 7년 이상이 되지않으면 해약시 무조건 손해보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다.

 

둘째, 보험설계사는 보험회사의 정규직원이 아니다.

가장 충격과 공포를 느끼게 한 대목이었는데, 주변의 보험설계사들은 그래도 보험회사에서 채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나에게 보험을 추천하던 사람도, 관리해주는 사람도 모두 보험회사 정규직이 아니었다. 얼마 전, 연금저축보험의 월 불입금 중 절반을 다른 투자성 상품으로 갈아타자고 찾아온 적이 있었다. 3차례의 상담과 고민끝에 계약당시의 보험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절반을 갈아탄다는 것이 보험계약 일부를 해지하는 것이어서 무조건 손해보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셋째, 약관에 적힌 용어와 처한 상황에 따라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차이가 너무 크다.

CI보험 하나만 예로 들어보자면, Critical이라는 단어를 어디에 적용할 수 있는가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금액이나 혜택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는 문제가 있었다.

 

보험 들기 전에 정확하게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들은 바로 보험 설계사와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이며, 보험 약관에 적힌 용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해 조언과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는 책이었다. 보험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피해를 받아왔길래 이런 책이 나오나 싶다. 보험은 필요악이라고 생각한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준비는 하기는 하지만 돈과 시간이라는 재화를 투자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품이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다. 반드시 들어야 할 보험이라면 이 책에서 설명하는, 손해보지 않고 최적의 보험상품을 가입하기 위한 방법을 하나하나 파악하여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보험상품을 설계해줄 재무설계사를 만난다면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사회 초년에 읽었다면 보험을 더욱 가려서 가입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리고 보험회사 자체적으로도 이런 책이 나오지 않더라도 좋은 재무설계를 해줄 수 있는 보험설계사를 자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몰라서 손해 보는 것이 아니라 손해볼 보험을 설계하지 않는 좋은 대한민국 보험회사가 출현하길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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