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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그들의 부엌살림, KITCHEN
이지현 지음 / 지식채널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방의 인터리어야. 아무리 예뻐봐라. 부엌이 안이쁘면 그만이지.
요즘 한참 인기를 얻고 있는 '79금 라디오'에 나오는 멘트를 패러디 해봤습니다. 부엌의 디자인과 아름다움이 안방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의도로 적은 말인데요, 부엌의 중요성은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방이 아무리 앤디워홀의 그림을 붙여놓고 붉은 조명으로 예쁘고 깨끗하게 인테리어 할지언정, 깔끔하고 아름다운 부엌이 주는 감동에는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나의 소중한 가족과, 이따금씩 찾아오는 손님들에게도 안방보다 더 친근하고,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즐거움을 만들어 내는 공간은 부엌입니다. 그렇기에 부엌은 단순히 요리를 만드는 공간을 넘어서, 아름다움과 편리함을 동시에 충족시켜 궁극적으로 모든 이가 '힐링'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부엌을 저는 '하우징 디자인의 결정판'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사진-1> 아일랜드를 배치할 것인가? 아니면 싱크대를 넓게 배치할 것인가?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요즘에는 누구나 예쁜 집을 저렴하게 만들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데요, 그 분위기에 맞게 다양한 인테리어 서적이 출판되고 있습니다. 짧게는 2년에서 죽는 날까지 평생 살아갈 아파트까지, 자신만의 독특한 인테리어 감각을 가감없이 펼쳐보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작게는 몇 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투자하며 부엌개조를 실행에 옮깁니다.

<사진-2> 창고를 개조한 요리연구가 김용환 씨의 부엌. 실제 일반 가정에 적용하기에는 가장 적합하면서 실용적인 부엌이다.
하지만 대책없이 무작정 뜯어고치는 것이 능사는 아니겠지요. 충분히 성공적인 개조 사례와 이야기를 통해 내가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첫째 이뤄져야 할 일입니다. 예를들어 부엌 디자인과 관련된 카페 이야기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도산공원 앞의 다양한 카페, 예술의 전당 주변으로 늘어선 카페, 판교나 정자, 죽전 부근의 카페거리에 가면 어쩜 저렇게 예쁘고 갖고 싶은 인터리어로 주방을 꾸며놨는지 당장 집에가서 따라하고 싶어집니다. 이 책에는 다양한 요리강사와 카페 주인이 자신의 작업공간과 생활공간을 꾸며놓은 스토리와 함께 부엌 설비 및 배치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적용된 사례와 경험담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이 책은, 모방으로 시작하지만 나만의 이야기로 가득채운 부엌을 만들기 위한 모방. 그리고, 그 모방으로 얻어내는 창조를 이뤄나가도록 도와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만의 부엌이 가지는 이야기와 최적의 디자인을 찾기 위해 이 책 '요리하는 그들의 부엌살림 kitchen'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디자인과 생활이 적절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수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부엌에는 음식을 만드는 도구로써의 공간 외에도 살아가는 사람의 라이프스타일과 비젼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부엌이 가지는 이야기 때문입니다. 임대한 가게나 집 안의 부엌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과 완성된 부엌이 갖고 있는 세월의 흔적과 변화. 그리고 만든 사람의 마음까지도 투영하는 것은 살아가고 있는 사람의 가치관과 생활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는 다양한 요리전문가와 예술가들이 자신의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금까지 기울인 노력과 삶의 노하우가 녹아들어가 있는 부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사진-3> 저자의 노하우가 담긴 카페 아이디어 훔치기. 많이 보고 접하는게 가장 좋은 배움일 것이다.
여성잡지의 기자로 다양한 경력을 갖고 있는 이지현 저자가 풀어놓는 이야기의 "애티튜드"는 내게 큰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줬습니다. 이 책은 부엌이 갖는 아름다움과 만든이가 부엌에 투영해 놓은 삶의 자세와 나름의 노하우는 읽는 내내 즐거움과 흥미로움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부엌 하나의 이야기 끝날 때마다 소개되는 각 부엌의 '소울푸드'는 만든이의 이야기를 더욱 맛깔스럽게 해줍니다.
사용하기 편리하고 넓고 안락한 부엌을 갖고 싶다는 마음은 여성뿐만이 아니라 남성들도 원하는 바입니다. 넓고 편리한 부엌으로 얻는 아내의 여유로움은 결국 가정의 행복과도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책에서 말해주는 다양한 노하우가 스며들어 편리하고 안락한 부엌으로 더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를 희망합니다. 스타일리스트 박용일씨의 부엌이 갖는 소울푸드인 고르곤졸라 피자가 저희집 부엌의 소울푸드가 되는 그 날을 기대해 봅니다.

<사진-4> 단독 주택의 형태로 텃밭을 운영할 경우, 부엌과 별도로 수확한 허브와 식재료를 저장할 수 있는 창고가 별도로 필요하다.

<사진-5> 미친듯이 비싼 가격의 놋그릇. 하지만 그 놋그릇의 자태는 아름답기까지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