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 이야기는 음악이 되었을까 - 아름다운 멜로디 뒤에 가리어진 반전 스토리
이민희 지음 / 팜파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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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라는 영화에서 흘러나오던 노래 'Pokarekare ana'. 동계올림픽 국가대표의 모습을 그린 영화에서 나온 그 노래는 마치 그것이 Pokarekare ana 원곡에서 간절히 잡고 싶어하던 사랑을 찾아 넓고 위험한 호수를 건너던 것처럼, 국가대표에게는 기필코 잡아야 할 사랑의 대상인 금메달을 찾아 먼 모험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노래가 가지는 이야기와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알고 듣을 때, 그 노래를 선택한 사람의 의도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처럼 스토리텔링 기법이 유행하고 있을 때에는 이렇게 노래가 갖는 시대적 의미와 배경을 알게 되는 것 만으로도 많은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얼마 전 영화로도 개봉한 '레미제라블'의 노래 중 하나인 'Black and Red'만 하더라도 프랑스 혁명 이후, 절대왕권은 붕괴되었지만 변하지 않은 서민들의 비참한 삶과 이를 타개하려는 젊은 지식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노래 뿐만 아니라 저 벽 너머 희망은 있을까?라며 부르는 노래에서는 내일 아침 죽을지도 모른다는 슬픔과 꿈을 이루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프랑스 시대적 상황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술안주로는 제법 괜찮은 이야깃거리가 되어주고 있다.  
 
'왜 그 이야기는 음악이 되었을까' 이 책에서는 개인의 삶에 대한 저항, 사회에 대한 저항, 인권, 그리고 사랑까지 노래가 발생된 기원과 의미를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었다. 어느 영화나 광고, 드라마에서 BGM으로 씌이는 노래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알고 듣는다면 그 장면의 의미를 더욱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하나 찾아가며 듣고 이해할 수는 없기에 이 책이 나온 것이다.
나만 하더라도 킬빌에 나오던 'Vedio kill the radio star' 만 해도 들을 당시에는 비디오가 왜 라디오 스타를 죽였다는 것일까?라는 궁금증을 갖고는 있었지만 따로 찾아보지도 않았는데 1950년대 비디오가 생긴 이후로 라디오의 침체를 보여주는 노래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또한, 밥 말리가 부른 No woman no cry는 경쾌한 레게 음악으로 듣는 이에게 자연스럽게 Groove를 만들게 한다. 하지만 책에서 설명해주는 이 노래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과 이야기를 알게되었을때, 비로소 이 노래가 가진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자메이카의 정치적 대립과 그가 추구하는 평화적 저항을 알게 되었고, 라스타파리아니즘이라고 하는 흑인 관점의 기독교가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다.
이 밖에도 레퀴엠, Gloomy Sunday, Over the rainbow 등 들으면 누구나 알만한 노래들이 갖는 이야기도 책에서 설명해 주고 있으니 노래가 갖는 의미와 힘을 책을 통해 확인하는 좋은 기회를 갖아보는 것도 대뇌 전두엽에 지식을 전파해주는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이 책에 대해 아쉬운 점을 딱 하나 적는다면, Over the rainbow를 제외하면 그다지 반전 스토리가 없었다는 점이라고 하겠다.
 
과거에는 서태지와 아이들, HOT 등을 비롯하여 사회문제에 대한 저항의 노래도 상당히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소위 K-Pop이라고 하는 노래들이 허구헌날 중고딩의 사랑만 외쳐대고 있으니 씁쓸할 따름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나름의 좋은 의미와 저항을 그리고 있는 노래가 많을 것이므로 2권이 나오게 된다면 한국 노래도 많이 해석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해주기를 희망해 본다. 책에 적힌 투팍의 runnin'만 제외하면 모든 노래가 블로그 동영상에서 찾아 들을 수 있으므로 직접 듣고 그 의미를 되새겨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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