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내 아버지의 선물 - 캠핑의 참맛을 담은 공감 에세이
김현수 지음 / 시공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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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텐트를 혼자만의 힘으로 만들고 낚시에 카메라에 심지어 요리까지 하는, 게다가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해내는 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한다. 이것이 캠핑을 떠나면 보여주는 아버지라는, 자식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뛰어넘을 수 없는 아버지라는 인물의 모습이다.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것. 그 당시에는 모르고 그저 바라만 보았던, 이해할 수 없었던 아버지의 행동들이 시간이 지나 그때 아버지의 나이가 되어 똑같은 행동을 자식에게 보여줄 때 느끼는 감정과 생각은 어떤 것일까?

매해 여름이면 친척 집에서 떠나는 캠핑을 같이 떠났었다. 그 때 캠핑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처럼 캠핑촌이 없던 그 시절, 그야말로 계곡물이 흐르는 곳보다 약간 높은 지대에 자연이 마련해 놓은 그늘에 텐트를 치고, 울퉁불퉁한 바닥에서 담요하나 깔고 자던 그런 시절이었다.

자갈 하나가 바닥에 깔려있으면 잠자는 내내 불편하고 아팠지만 다른 집 사람들에게 투정도 못하던 시절이었다. 

왜 캠핑을 가야할까? 씻는 것도, 설거지도, 심지어 잠자리조차 엄청나게 불편하다. 조용한 밤하늘의 별을 보며 잠들고 싶지만 주변 텐트에서 들리는 왁자지껄한 소리는 새벽내내 잠들지 못하게 만들지 않던가.

이토록 불편한 캠핑. 하지만 캠핑에 한 번 발을 들이면 헤어나오지 못한다는 건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캠핑 붐이 불어닥쳤다. 무엇이 평범하고도 허튼데 돈쓰기 싫어하는 대한민국 남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든 것이란 말인가?? 

책에서는 현대사회의 실종된 가족의 대화를 찾아주는 것이 바로 캠핑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캠핑을 떠나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족들에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하지만 캠핑이라는 수단에서 보여주는 가장의 헌신, 준비성, 그리고 희생을 통해 자식들에게는 단지 돈나오는 지갑에 불과한 아버지를 맥가이버로 만들어주고 아내에게는 요리하는 낭만적인 남자로 만들어준다. 

젊은 시절에 떠나는 캠핑에는 사랑과 낭만이, 어른이 되어서 떠나는 캠핑에는 가족을 위한 헌신과 배려가 숨겨져 있었다.

거금을 들여 장만한 6인용 짜리 텐트와 캠핑 관련 장비를 구입하셨던 아버지. 왜 저렇게 비싸고 좋은 물건을 사셨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어려웠던 시절에 내가 친척들이 아닌 우리 가족들과 가고 싶다고 투정을 부렸던 게 기억이 난다. 어린 아이가 하는 작은 투정에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찡해진다.

집은 나의 집이 아니지만 캠핑장에서의 텐트는 우리가족의 소유인 것이다. 그것도 대한민국 소수만이 갖는 최고의 텐트. 매 해 여름이면 가족 모두 모여서 캠핑 가자고 하시던 아버지였지만 나나 동생이나 모두 회사생활과 취업준비로 계속 미뤄왔던게 사실이었다. 휴가때면 가족들이 모두 모여 캠핑을 떠나자고 했던 아버지의 그 마음을 이제는 이해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제 가족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캠핑 이야기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족과의 여행, 추억, 그리고 그 시간을 담은 사진들.

더 늦기전에 다양한 장소로 가족 캠핑을 떠나려고 한다. 더 많은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키워나가고 싶다. 캠핑에서의 불편함을 서로 이해하고 가족간의 사랑을 재확인하는 아름다운 캠핑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며 앞으로 다가올 캠핑 시즌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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