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한국형 패시브하우스 '살둔 제로에너지하우스'

살둔 제로에너지하우스 - 난방 없이 한겨울 영상 20도를 유지하는 거짓말 같은 집 이야기
이대철 지음 / 시골생활(도솔) / 2012년 5월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책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자기의 노력으로 짓는 집은 예술이고 인생 자체이다.'

작년 가을 독일 프라이부르크로 신재생에너지 설비 관련 연수를 다녀왔다. 프라이부르크에서 홍보하는 패시브 하우스는 태양광을 이용하여 자가 발전을 하며, 남는 전기는 전력회사에 되팔아 하나의 수익원으로 창출하고 있는 설비였다. 그저 남의 나라 일로만 바라보았던 패시브하우스였으나, 우리나라에 '살둔 제로에너지하우스'라는 패시브하우스가 이미 설치되어 수많은 사람이 다녀가고, 설비개선을 하고 있다는 점은 신재생설비 설계엔지니어로 근무하는 나로써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사옥이 성남시청/용인시청과 같이 사면을 유리로 만든 건물이다 보니 환기가 제대로 안되어 피부트러블과 기관지 문제를 직접 경험하고 있으며, 여름에는 엄청나게 덥고 겨울에는 추워서 담요를 덮고 살아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저자가 언급한 내용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추후에 설계할 나의 집을 제로에너지하우스에서 언급하는 에너지 절감을 위한 단열 설비를 적극 적용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SIP라는 단열재를 이용하여 시공할 경우 평당 단가도 도시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점과 축열 냉방과 관련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책을 읽고 있는 내내 에너지관리공단은 이런 사항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규로 공사할 예정인 공공기관 신청사를 굳이 전면이 유리로 된 건축물에 허가를 내주는 걸 보면 의아한 생각이 든다. 또, 이 책 '살둔 제로에너지하우스'를 보지 않았다면 농어촌개발공사의 표준주택 설계도면이 세상에 있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20년을 시골에서 살았었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얼마나 홍보가 형편없고 탁상행정인지 인식할 수 있었다.

p.114 : 건축주가 건축가나 시공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지녀야만 올바른 저에너지 주택이 탄생할 수 있다.

이 책 하나만 읽어서는 제로에너지하우스 건설/시공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저자가 강조하듯이 건축과 관련된 다양한 책과 에너지 관련 서적을 많이 읽어야 할 것이다. 무엇인가 감리를 할 때는 동일한 사항이지만 시공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업무 지시를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살둔 외에 타 지역에 시공할 때 겪은 문제점도 책에 언급하고 있어 미리 발생될 수 있는 트러블을 예측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중소업체가 시공할 경우에 있어서 동결심도 적용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었는데 신규 배관 시 집주인이 어떻게 감독해야 하는지도 책에서 언급을 해주고 있으니 참으로 고마울 따름이다.

정리와 함께 다음의 두 가지 고려사항과 아쉬운 점을 끝으로 서평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첫 째, 목재를 사용할 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에 대해서.

목재 사용에 대해 문제점을 언급해 준 부분은 사실이다. 목재를 연소시키더라도 나무의 탄수화물 및 인화시 발생하는 연소가스로 인해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소위 바이오매스라고 하는 나무류를 이용하는 연소시에는 나무가 자라나는 동안 CO2를 흡수하기 때문에 목재 연소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은 "0"으로 간주해 준다. 사실 이 부분에 있어서 나도 몇 번을 질의해 본 적이 있었으나 명확한 답이 온 적은 없었다. 어찌되었든 현재까지 목재를 이용한 경우 CO2 발생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둘 째, 태양광/태양열 설비 설치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든 할부이자 지원이든 신재생설비 활성화와 관련되어서는 근본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과거에도 수많은 태양열 온수설비 설치 후 성능보증 및 AS 문제로 몸살을 앓아왔다. 보조금을 지급하니 너도나도 근거없는 이유를 바탕으로 태양열 설비를 설치해놓고 보조금을 줄이니 수많은 업체가 도산하고 그 피해는 소비자가 안게 되었다. 다음 책에서 저자가 보는 활성화 방안을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하여 정책 결정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하였으면 한다.

책에서 아쉬움도 남는다. 과학적인 이론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설계에 대한 내용을 단열재 내용을 제외하고는 거의 글로만 적고 있다. 책에서의 내용보다 홍보 동영상으로 보았을 때의 effect가 훨씬 더 강했다. 다음 개정판에서는 1. 비용을 조금 더 늘리더라도 홍보 동영상을 시디 형태로 집어넣는 방안이나, 2. 홈페이지 등의 주소를 언급하여 홍보용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한다면 책에서 언급하는 자연을 이용한 "한국형 패시브 하우스"의 강점과 이론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