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
박민규 지음 / 창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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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책의 저자인 박민규를 만나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묻고싶다. 어떻게 이 세상을 이렇게 까지 발가벗겨놓을수 있냐고...때로는 알아도 모르는척 넘어가는게 살아가기 위한 힘이되기도 하는데...

 

 박민규가 생각하는 이 대단한 지구는 우주에서는 외계인이 우주선을 타고 지나가다가 깜박잊고 지나갈 정도로 너무나 작아 그 존재감이 없는 말 그대로 우주에서는 깜박 잊혀진 장소이다.

 

 그리고 그 깜박잊을만큼 존재감없는 지구에 그 지구에 사는 인류로부터 깜박잊혀진 이 책의 주인공인 두명의 왕따인 못과 모아이가 있다. 저자는 그들을 통해 이 세상을 발가벗겨 놓는다. 그것도 실호라기 하나없이....

 

 자기의견없이 다수인척 살아가는 사람들, 이 다수인척을 잘하기 위해 공부하고 인간관계를 맺고 직업을 구하고 결혼을하고.....이 세상에 60억이나 되는 사람이 있지만 그 중에 단 한명도 우리가 왜 존재하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지도 못하면서....왜 사는지도 모르면서 약한자를 죽이고 전쟁을 일으키고 학살하고 약탈하고 그리고 한편에서는 건설하고 구제하고....

 

 자기를 위한척, 가족을 위한척, 세상을 위한척 살아가는짓 그만하란다...살아가는 이유도 쥐뿔도 모르면서.... 

 

 사람들은 자기네들이 잘나서 빙하기이후 이 험난한 세상에서 생존해나가고 있다고 착각하는데 그건 말그대로 큰착각이란다...인간은 그냥 잔존되어진거란다...그것도 럭키하게...보통 이 잔존이라는 말은 쓰레기통을 비우거나, 과일쥬스등을 다 마셨을때 미쳐 다 못버린 쓰레기나 과일찌꺼기를 일컫는 말 아닌가??ㅋㅋ 아무튼 저자는 인간은 잔존한거란다....이 부분에서 깊은 회의감이 든다...^^

 

 그런데 왜 하필 탁구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왜 이 세상을 표현하는데 왜 하고많은 스포츠중 왜 탁구일까?? 그리고 결국 이세상의 종말까지도 이 탁구게임한판으로 결정짓게 한다...이 대단한 세상을 고작 탁구한게임으로 종말을 고하게하다니...뭐..어떻게 보면 우주에서 깜박잊을만큼 존재감없는 지구가 헨리혜성같은 것과 충돌하여 먼지가 되는것보다는 훨씬 멋있는 종말인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을 읽고 참 한편으로는 괜히읽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지난 20여년동안 끊임없이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 어떤목적을가지고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하는가를 고민하며 수많은책을 읽고, 연구하고, 사람을만나고, 그리고 다짐하고, 설득하고, 주장하고,기회가되면 세상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기위해 그리고 이 험난한 세상에서 생존하기위해..발버둥쳤는데....저자는 말한다....생존이 아니라 잔존이라니깐....니가 노력해서 생존한게 아니라.....그냥...어쩌다가 잔존되어진거라구...앞으로도 럭키하면 평균수명까지는 잔존되어지겠지...라구...ㅠㅠ

 

 

 간만에 옷을 다 벗고 거리를 활보하다온 느낌이 든다....그래 때론 이런 기분도 나쁘진 않다는 생각이 든다...뭔가 솔직해진 느낌 그동안 가식아닌 가식으로 나를 덮어씌울려고 했던 노력들이 씻겨져 내린 느낌....

 

 다시 깨끗해진 느낌으로 난 또 새로운 가식을 덮어가겠지....뭔가 되는 존재인것마냥....잔존이 아니라 생존해나가는 거라구 생각하면서...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어느날 갑자기 이 세상의 운명이 한낱 탁구에 달려있게되는 경우가 오더라도...그때까지만이라도...그렇게....살아갈련다...뭐 어때??

 

 우주가 지구를 깜박잊은것처럼 이 세상이 날 깜박 잊는다면 혹은 그런 존재가된다면?? 뭐 어때?? 내가 나의 존재를 분명히 알고있다면....자신스스로의 존재감없이 다수인척살아가는것보다는 훨 나은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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