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만 더
미치 앨봄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나는 주변에 사람이 많은 편이다. 그중에는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고 사회생활을 위해 이해관계에 의해서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냥 가볍게 인사만 하고 지내는 사람들도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만약 지금 당장 죽는다면 과연 내 주변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중 누가 진정으로 안타까워하고 슬퍼할까? 내 여자친구? 내 남자친구들? 사회생활에서 만난 친구들? 내 형제들?...........물론 약간의 오만을 부린다면 모두 약간은 슬퍼할거 같다.

하지만 나의 질문은 이런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참을수 없는 고통을 느끼며 죽은 나를 평생동안 가슴에 품고 살아갈 사람이 누굴까이다.

 

말하고 나서도 참으로 유치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나랑 누구랑 물에 빠지면 누구부터 구할거야?라는 질문으로 사랑을 확인하는 것과 같은....^^

하지만 위 질문을 바꿔말하면 내 주변에 있는 수많은 사람중 누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할까?이다.

 

물론 내 여자친구와 친구들은 나를 사랑한다라고 말한다. 물론 그 말이 진실이라고 믿는다. 나도 그들을 사랑한다. 사랑의 정의를 어떻게 정확히 내릴수는 없겠지만 만약 세상에 떠돌고 있는 수많은 사랑에 대한 정의중 최고의 정의를 부여한다면 그들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물론 나도 그들을 사랑하지않는다.

아마 이 정의에 부합하는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단 한사람 있다면 바로 어머니일것이다.

 

그걸 누가 모르냐?라고 반문할수도 있겠지만 너무 당연시되어 그래서 이성으로는 알지만 마음으로는 대부분의 우리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지내고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나는 작년에 죽음에 가까울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낸적이 있었다. 말이 그렇다는게아니라 정말 내가 지금 살아있다는게 신기할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 앞으로 다시한번 그런 고통이 찾아온다면 차라리 지금 자살하고 싶을 정도이니깐....

 

하지만 그 기간을 버텨낼수 있었던 힘이 바로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평소에 감기가 걸리거나 몸살이나면 주변 사람들이 도와주었다. 약도 사다주고 간호도 해주고....한번식 기분이 우울해지면 주변사람들과 술한잔하며 회포를 풀기도 하면서 지내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받는 고통을 주변사람들과 함께 나누면서 살아가며 그 효과는 크다.

 

하지만 이는 말그대로 보통의 고통을 겪었을때 이야기다. 막상 죽음이 쉽게 생각될정도의 고통이 나에게 찾아왔을때는 아무도없었다. 아니 아무도 생각나지 않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좀더 정확하겠다. 정말 주변에 아무도 생각나지 않았다. 누군가 만나기도 싫고 그들이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않을것이라는 아니 그런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냥........죽고만 싶었다.......

 

하지만 딱 한사람 있었다. 너무 바쁘게 산다는핑계로 수개월동안 연락조차 하지않았던 어머니.......어머니는 나를 진정으로 이해했고 감싸주었다. 단 한번도 당신에게 사랑한다말도 하지 않았던 모진 아들에게 어머니는 무한한 사랑으로 나의 고통을 조금씩 조금씩 없애주었다. 2달동안 단 하루도 빠지지않고 2-3시간씩 통화하면서 나의 죽을거 같은 고통은 전점 약해져갔고 지금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난 아무리 내 일이 바빠도 내 여자친구와의 특별한날을 잘 챙긴다. 물론 주변친구들 심지어 친구라고도 할수 없는 사람들의 특별한 날도 챙기는 편이다. 그런 날에는 선물도 주고 술도 한잔하면서 맘껏 기분을 낸다. 특별한 날이 아니라도 안부전화도 잘 하는 편이다. 하지만 난 부끄러운 얘기지만 어머니의 생일도 몰랐다. 당연히 선물을 주어본적도 없다.바쁘다는 핑계로 전화도 자주 못드렸다.

 

 그래도 어머니는 나를 사랑한단다. 그것도 진정으로........오랜시간동안 내가 신경썼던 그 특별한 날들을 챙겨주면서까지 사랑을 주고받았던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떠났고 또 새로운 사랑하는 사람들이 왔다.  

 

하지만 그들을 챙기느라고 내 자신을 챙기느라고 전혀 관심을 쓰지 못했던 어머니는 항상 내 옆에 있다. 그것도 변치않는 사랑을 주시면서........아마 하늘나라에 가셔서라도 그럴것이다.

 

 주변사람들에게 가끔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말을 하고 신경이쓰인다. 그리고 그들에게 선물을 주거나 도움을 줄때 심사숙고를 한다. 어떤 선물이 가장 그사람들에게 필요할까 어떤 도움이 그사람에게 필요할까라고.........그것도 그들이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래도 그사람들은 나를 떠났고 앞으로도 많은이들이 떠날것이고 또 새로운 사람들이 올것이고 또 떠날것이다.

 

 하지만 난 어머니에게 단 한번도 그런 고민을 한적이 없다. 분명 어머니도 도움이 필요하시고 필요하신게 있을실텐데 단 한번도 나에게 어떤 요구를 해본적도 없다. 그래도 사랑한단다.

 

 물론 사랑이라는 것이 뭔가를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영원한 사랑도 없다는 걸 잘 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들은 그런 파랑새같은 사랑을 원한다. 그래서 없는줄알면서 그런 사랑을 끝임없이 찾는다. 동화를 보면 파랑새를 찾으러 떠난 소년은 파랑새를 찾지못하고 낙심하여 결국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곳에 바로 파랑새가 있었다 .

 

난 그동안 바로 내 옆에 있었던 파랑새같은 사랑을 보지못하고 아니 무시하고 세상에 있지도 않은 파랑새를 찾으러 다닌거 같다....이젠 더 이상 힘들게 그러지 않을 것이다. 물론 결혼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친구들을 사귈것이다. 하지만 절대 그들에게서 파랑새같은 사랑을 원하지 않을것이다. 그럼으로써 결코 상처를 받지않을것이다. 바로 내옆에 파랑새사랑이 영원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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