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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사냥하는 자들 ㅣ 그리폰 북스 4
바버라 햄블리 지음, 이지선 옮김 / 시공사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아래 어떤 분이 말씀 하신바와 같이, 이 소설의 가장 특징은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 연대기를 바탕으로 깔고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뱀파이어 연대기를 아는 사람이 읽었다면 익숙한 설정에 놀랄 정도예요. 저 같은 경우 시공사가 드디어 시리즈 나머지를 번역하기 시작했구나!하고 부르르 떨었다가 작가 확인하고 좀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악마 멤노크, 번역 발간되었더군요. 동네 서점에서 확인했습니다.)
어차피 다들 아는 내용의 비교는 관두기로 하고(그 내용에 관해서는 다른 분들의 글을 참고하시면 될겁니다.) 밤을 사냥하는 자들의 등장인물- 그 중에서도 주인공인 이시드로에 대해 제가 느낀바를 적어보겠습니다.
핵심 등장인물은 전직 첩보원이었던 애셔와 그의 왈가닥 아내 리디아, 그리고 우아한 뱀파이어 이시드로입니다. 오로지 제 관점에서 말씀 드리는거지만 전 오직 이 등장인물들만으로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매력적인 인물을 꼽으라면 이시드로겠죠. 처음부터 끝까지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행동으로 보여 줍니다. 성격급하고 변덕스러운 레스타와는 정 반대의 인물이라고 생각하시면 간단하죠(웃음). 하기야 그래서 이 친구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건지도 모르겠군요.
이시드로는 영국 여왕을 수행했던 수행원이었습니다. 외관상으로는 애셔보다 어려보인다고 했으니 외모는 한 20대 중후반정도? 영국의 동족들 중에서 그와 같은 나이를 가진 이는 한명 뿐. 이시드로를 묘사하는 표현 중에서 유난히 많이 보이는 단어는 '우아함'과 '가녀린 '입니다. 이 뱀파이어의 우아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단연 리디아 구출할때 보여 준 귀족적인 인사라고 생각합니다. 죽음의 위협에서 간신히 벗어나 정신이 없는 리디아의 손을 가볍게 잡고 손등에 키스를 하며 '부인, 안심하십시오' 라고 말하죠. 사건의 단서를 잡기위해 필사적인 애셔가 여성의 방을 뒤지는 장면에서 그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습니다. 돈을 만지는 애셔를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보지만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라고 말하는, 그야말로 귀족중의 귀족이죠. '가녀린'은 확실히 남자를 표현하는데는 그다지 적절한 표현이 아니지만 책속의 이시드로는 "하얗고 가느다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표현들이 더욱 이시드로를 독특하게 보이게 하는데 일조합니다. 이시드로는 애셔보다 키도 작습니다. 그래서 애셔는 그를 처음에는 "바람말 불면 날아갈 듯한" "사람"으로 느끼지요. 나중에 뱀파이어 특유의 엄청난 완력을 보고는 그 생각을 고쳐버리지만요.
처음에는 완벽한 포커페이스를 보여주는 이시드로가 소설의 마지막으로 갈 수록 인간적인 표정을 보여주고 나중에는 애셔를 위해 목숨을 걸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이시드로의 변화에 맞추어 이시드로에 대한 애셔의 인식이 변해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꽤 재미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의 테마는 어떻게 보면 뱀파이어에 대한 인간의 이해의 시각을 다루고 있다고도 생각 할수 있습니다. 앤 라이스의 작품이 철저히 인간에 대한 뱀파이어 중심의 사고를 말하고 있다면 '밤을 사냥하는 자들' 은 약자인 인간의 시선에서 뱀파이어를 보고 있다는 거죠.
어찌되었든, 이책의 히로인이 있다면 단연 이시드로 라고 생각합니다. ("히로인" 입니다. 히어로가 아니라.-읽어보시면 압니다;;;) 우아하고 냉혹하지만 의외의 따뜻함을 보여주는 매력적인 뱀파이어 돈 이시드로. 앤 라이스의 레스타와 다른 분위기의 뱀파이어를 보고 싶은신 분들께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