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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두 뺨의 기억
나카무라 아스미코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나카무라 아스미코는 독특한 그림체를 가진 작가다. 얇고 깨어질 듯한 가느다란 선에서 흘러나오는 주인공들의 눈초리는 얼마나 섬세하고 또 얼마나 연약한지. 있는 듯 없는 듯 은근함을 품은 선의 매력을 최대한 살린 그림체와 그에 걸맞는 쌉싸름한 이야기가 한번 보면 잊을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다.
러브스토리에서 (비엘이든 노멀이든) 가장 읽기 괴로운게 짝사랑인데 이 책은 그 짝사랑(...)의 더없이 잔혹한 끝을 보여준다. 한결같이, 그러나 결코 전달되지 않는 마음이란 얼마나 애달픈가 말이다.
말할 수 없는 감정,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 그래도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폴과 모건의 엇갈림은 단순히 대화가 부족했기 때문일수도 있다. 그러나 미숙한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결국 시간이다. 사랑일까? 사랑인가? 혼자서 꽃잎을 뜯으며 가슴 졸이는 대신 소년들은 서로를 물어뜯고 부딛치고 깨어진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어느날 문득 깍여나간 자신의 모난 조각을 들고서 아, 그게 사랑이었구나 하는 것이다.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때 참 슬프면서도 웃을 수 밖에 없는 결말이다. 그래, 원래 그때는 다 모르는거야, 하면서.
행복해보이는 폴을 향해 모건은 쑥스럽게 웃으며 뒷머리를 긁적거리는거다. 행복해라 웃으며 손 흔들고 뒤돌아 서는 모습에서 동급생의 하라쌤을 느낀 사람이 어디 나 뿐이랴. 짝사랑은 슬프고 순애보는 아프지만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세상 누구라도 지나간 시간을 완벽하게 후회하지 않는 이는 없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