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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할 줄 아세요? - 독일과 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며 배운 진심의 언어
이보현 지음 / 오도카니 / 2026년 4월
평점 :
“한국어 할 줄 아세요?” 이 말은 한국어 능력을 묻는 게 절대 아니다.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고마워요.” 이 모든 말을 포함한다.(중략)
<한국어 할 줄 아세요?> 외국인이 한국어로 말을 건네면, 나도 모르게 불쑥 튀어나왔던 말, 이국에서 들리는 모국어가 반갑고 한국 사람으로 알아봐 주는 것이 고맙고, 잠시 이방인의 처지에서 벗어난 것 같은 안도감이 느껴져 건넨 첫마디이다.
- 이보현, <한국어 할 줄 아세요?> p.120
<해외생활들>, <나의 외국어, 당신의 모국어>로 만난 이보현 작가님의 세 번째 책 <한국어 할 줄 아세요?>를 만났다.
이 책은 작가가 독일과 미국 한글학교 교사로 근무하며 생긴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모국어이자 모어인 한국어에 대해 쓴 글이자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의 다양한 삶을 담은 책이다.
아니, 그렇게만 소개하기에는 이 책이 담고 있는 것이 깊고 크다. 이 책은 언어를 대하는 마음, ‘단어가 가진 고유의 풍경’이 담겨 있고, 언어를 알아간다는 것의 의미와 언어가 가진 힘을 담은 책이다. 그 언저리에는 사람을, 생명과 삶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와 관점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어떤 태도와 관점으로 삶을 살아가느냐에 따라 같은 풍경을 봐도 나오는 이야기가 달라지는 법이다. 삶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진심을 담아 모든 것을 대하는 작가의 시선으로 쓰인 책이다 보니 책을 읽으며 웃고, 울며, 급기야 모국어인 한국어 외에는 외국어를 모르는 내가 ‘진심으로’ 외국어를 공부하겠다는 마음까지 가지게 되었다. 언어는 작가의 말대로 단순히 말을 배우는 것이 아니고, 그 말을 쓰고 살아가는 이들의 고유한 정체성과 문화를 알아가는 것이고, 타국인의 세계에 대한 배려이고 사랑이며, 우물안 개구리와 같은 내 세계와 시선을 확장시키는 것이니깐.
책을 통해 또 하나 얻게 된 것은 나의 모어이자 모국어인 한국어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
책에서 작가는, 모국어는 ‘나’라는 존재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언어이며, 태어나 처음 배운 언어이자 부모가 사랑으로 가르쳐 준 관계의 언어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사고와 개념의 틀을 만들어 주었다고 말한다. 또 한국어는 미묘한 감정과 섬세한 표현을 담아낼 수 있고, 맥락을 짚어 낼수록 맛이 살아난다고 말하며 한국어만의 특별함을 자랑한다.
작가는 모어 밖에서 살고 있기에 모어의 소중함과 가치를 더 깊이 깨닫게 되었지만, 모어 속에서만 살아온 나는 그 가치를 사실 잘 깨닫지 못하고 살아간다. 책을 통해 나라는 존재를 빚어낸 언어의 가치를 발견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어 감사하다.
다중언어구사자가 꿈이라는 작가가 왜 그렇게 외국어에 관심이 많게 되었는지, 그녀에게 언어가 가진 의미가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되니 그녀의 꿈을 더 응원하게 된다.
첫 번째 책에서는 해외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두 번째 책에서는 외국어에 대해, 세 번째인 이 책에서는 모국어에 대해 쓴 작가가 다음 네 번째 책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을지 몹시 궁금해진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성실히게 한국어를 배우는 한글학교 학생들의 이야기와 그 학생들에게 외국어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언어와 삶을 사랑하는 어느 교사의 이야기를, 누군가의 슈퍼맨으로 살아가는 아름다운 이들의 이야기를, 언어가 가진 고유한 힘과 모국어의 가치를 이 책을 통해 꼭 만나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