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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버 연대기 1 - 앰버의 아홉 왕자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 예문 / 1999년 2월
평점 :
절판
젤라즈니의 소설은 신화적이면서 과학적이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 있다면 언제나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휴머니티. 그의 작품이 품고 있는 휴머니티는 무조건적으로 희망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매력적이다. 젤라즈니의 소설은 인생과 세계곳곳에서 발견되고 누구나 이야기하는 '허무'를 보다 세련된 방식으로 우리에게 보여준다. 허덧함에 대하여.
앰버 연대기은 철학적이지만 이해하기 쉽다. 표현은 난해하지 않으며, 다소 현학적이긴 하나 익살스럽다. 앰버 연대기는 논리적으로 치밀하다. 하지만 앰버에는 삼류 하드보일드이나 추리 소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왠지 모를 느긋함과 편안함이 있다. 흥미진진한 사건들은 우리로 하여금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그리고 화자의 서술에 배어있는 관조적 쓸쓸함은 마지막까지 우리의 가슴을 흔들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