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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국 평전 - 벼락이 떨어져도 나는 내 서재를 뜰 수가 없다
정운현 지음 / 시대의창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60의 고개마루에 서서 돌아다보면 나는 평생 중뿔난 짓만 하면서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문락가를 꿈꾸던 녀석이 고시 공부를 했다는 자체가 그랬고, <이상전집>이 그랬고, <친일문학론>이 그랬고, 남들이 잘 안 하는 짓만 골라가면서 했던 것 같다. 타고나기를 그 꼴로 타고났던지 나는 지금도 남들이 흔히 하는 독립운동사를 외면한 채 침략사와 친일사에만 매달리고 있다. <일본군 조선침략사>가 지난해 말에 출간된 터이지만 계획된 일을 완성하자면 앞으로도 내겐 최소한 10년의 기간이 필요한 것이다.
권력대신 하늘만한 자유를 얻고자 했지만 지금의 나는 5평 서재 속에서 글을 쓰는 자유밖에 가진 것이 없다. 야인이요 백면서생으로 고독한 60년을 살았지만 내게 후회는 없다. 중뿔난 짓어었어도 누군가 했어야 할 일이었다면 내 산 자리가 허망했던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임종국, <술과 바꾼 법률책>중,
<<임종국 평전>>(정운현, 2006, 시대의창 刊) 537~538 쪽 재인용
그의 말처럼 '중뿔난 인생'이었고 평전을 통해본 그는 생각보다 더 괴팍한 괴인이자 기인이었다. 그러함에도 그의 에너지는 그런데서 자생하여 <<친일문학론>>같은 역작을 남기게 되었겠지.
그의 사후 유지를 받든 사람들이 있었다. 역사학계에서도 인정받을 시간도 없이 사라진 그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던 이들이 민족문제연구소를 꾸려 그의 뜻을 이었고 지금은 명실공히 근현대사 속의 친일문제를 올곳게 바로세우는 일을 하고 있다.
임종국. 이 이름 석자가 누구들에게는 원수가 되었을 이름. 하지만 그가 뿌린 씨앗이 뒤늦게나마 새싹이 돋아 튼튼한 밑둥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그를 모르는 이들이 많다. 정운현 씨의 이 평전이 평전의 형식을 많이 무시하고 자유로운 글쓰기로 전개된 것이 그를 아는데 장점이라면 장점일수 있겠고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일게다.
2007. 1. 18 새벽 이용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