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소설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무슨 책에 이런 말이 씌어 있던데, 가을은 ‘후회와 기억의 계절’이라고 말이야.”

“어떤 뜻일까요?”

“겨울, 봄, 여름을 지내면서 저지른 실수를 후회하고, 그것을 기억한다. 그럼 다음 실수를 예방할 수 있고, 그리고 그때까지의 실수도 어떤 형태로든 메울 수 있다. 그리고 그 기억을 안고 다가올 추운 겨울을 맞는다, 뭐 이런 뜻일까?”

가네시로 가즈키 소설집 <연애소설> 단편 ‘꽃’ 224쪽에서

가을은 후회의 계절이 맞다. 어제 가네시로의 이 책을 읽으며 새삼 그 말에 밑줄긋고 싶어졌다. 색연필이 없어서 한참이나 가방을 뒤지고 빨란색 연필 하나만 있었는데 그나마 부러진 것이었다. 과도칼로 깍고 줄을 그었다.

이 계절에 떳떳한 사람은 농부밖에 없을 것이다. 농부는 일년의 노고를 추수로 마무리 할 것이고 그 나름대로 고뇌는 있겠지만 일년 농사의 기쁨을 만끽하는 최고의 직업이다.

난 이 계절에 무엇을 해야할까. 손익계산서를 펴보지만 역시나 손해가 많고 그 보상을 내년에 만회하도록 해야할지 아니면 남아 있는 올해안에 승부를 보도록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정말 바보다.

또 이 책의 이런 마지막 구절도 좋았다.

“차는 아주 상태가 좋다.
이 세상 끝까지 갈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
이세상은 멋지다.
나는 아무 상처 없이 돌아오리라.”
(위의 책 236쪽)

그렇다. 아무 상처 없이 내일을 꿈꾼다.
역시 희망을 남겨둘 필요는 있다.

2006. 10. 24 이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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