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다니는 김C의 휴지통 비우기
김C 지음, 이외수 그림 / 해냄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잡서(?) 몇권을 주문했는데 그 중에 한 권이 <날아다니는 김C의 휴지통 비우기>였다. 아마도 엠비시 에프엠 밤 12시에 진행하던 <김C 스타일>의 홈페이지에 썼던 일기 형식의 글을 모은 듯한데 그 짧은 글들이 '구와바' 광고로 희화된 모습으로 받아들이는 우리에게 기꺼이 선입견을 버리게 만든다.

그의 글중 한 꼭지를 옮겨본다.

<충고>

아마도 반복될 것이다. 악습을 그대로 넘겨줘야 하는 우리도, 그걸 고스란히 받아야 하는 어린 친구들도.
어떤 노래 중에 이런 가사가 있다.
"발 아래 구르는 돌멩이도 이유가 있는데....."
제발 졸업장만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인생의 목적의식을 갖고 대학에 가서 공부했으면 좋겠다. 젊은 날의 추억 어쩌구저쩌구 하는데, 대학 말고도 젊은 날의 추억은 얼마든지 있는게 아닌가?
쩝..... 내가 고졸이라서 이러나?

-위의 책 중에서....

일반적으로 연예인들이 대필한 책이 아닌 스스로의 사색을 담은 작고 서툰 책이 얼마나 무게가 있는지 그에 대해 선입견이 있거나 작은 궁금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그는 솔직하고 자기 주장이 강하되 신선하다. 가령 디제이 이종환이 에프엠 아침프로 음악살롱에서 갑자기 중도하차하자 누구도 이름을 몰랐던 젊은 가수 김C가 마이크를 이어받았을 때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했다. 이종환 같은 내공의 소유자에게 비하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나름대로의 음악적 시견을 바탕으로 아침 주부가 주로 청취하는 그 프로를 젊게 만들었다. 

음악살롱에서의 인기는 아주 사소한 사건으로 심야 젊은이 프로로 옮겨지게 되는데 그 사건이라는 것이 바로 "제 방송에 대해서 좋게 느끼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으실 것으로 압니다. 만약 그러신 분이 있다면 다른 프로를 들으셔도 될 것 같은데요"라는 요지의 발언을 생방송 라디오에서 했다는 것이다. 그 사건으로 마침 방송개편을 맞아 심야로 자리이동을 했고 그것이 12시에 진행된 <김C 스타일>이었다.

아침프로와 마찬가지로 이 프로에서도 자신의 음악적 동료인 일본인 하세가와를 초대하여 일본인이 바라본 한국 음악을 소개하기도 하고 솔직한 애정상담을 청소년들에게 해주기도 했다. 지금은 그 시간을 성시경이 새로운 이름으로 꾸며가고 있지만 디제이 김C의 역량에 대해서는 누구도 더이상 돌 던질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도 신선하다. 며칠전 박명수의 라디오 프로에 객원으로 나와서는 어떤 청취자의 출산장려에 대한 질문을 예리하게 분석해 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여성에게 출산 장려금 몇 푼을 더 주는 것보다 여성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육아를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김C를 시사프로 객원으로 등용시켜도 무방하다는 입장이다.(너무 나갔나?)

'뜨거운 감자'다. 그가 보컬로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우리 대중가요계에 김C는 뜨거운 감자다. 쇼 프로에 나와서 그의 황당해 하는 표정에 모두 즐기지만 그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 것이다.


책 이야기를 시작하고서 책 이야기는 하지 않고 사람 이야기만 했다. 컴퓨터 화면상의 휴지통에 마우스 오른쪽을 살짝 클릭하고 비우기를 시도해보자. 그의 말대로 가끔은 우리가 살면서 그러고 싶을 때도 있지 않은가? 김C의 솔직함은 바로 그런 시도에서 시작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2006. 7. 3 밤 이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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