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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존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이미 싸움이 벌어졌다. 다른 소설과 다르게 사건이 바로 시작한다. 연속극 16부작을 압축하여 4부작 정도로 만들면 밀도감이 높아진다. 이야기가 늘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돋보인다. 『다크 존』은 전개가 빠르다. 일본 장기를 소재로 하여 이야기의 재미를 더 한다. ‘인물 – 사건 – 배경’ 각 요소가 톱니바퀴처럼 돌아간다. 어쩌면 『다크 존』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장기를 두는 목적은 흡사하다. 상대를 제압하고 자신이 살아남아야 한다는 점이다. 전쟁이 장기이고 장기가 전쟁이라는 느낌을 준다.
『다크 존』을 읽으면 그리스 신화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저마다 독특해 보이는 인물들이라 눈에 띈다. 적어도 이 소설을 읽으려면 이 인물들이 누구인지는 알아야 한다. 그러고 보면 『다크 존』은 읽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이 존재한다. 일본 장기와 신화이다. 책을 펼치면 일본 장기에 대해서 자세히 서술해놓았다. 신화는 독자의 몫이다.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 않으니 읽는 이가 수고를 해야 한다.
작가는 『다크 존』을 쓰려고 배경인 군락도를 직접 갔다고 한다. 출입금지를 하고 있던 터라 어려웠다고 한다. 작가가 발로 쓴 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 하다.
소설을 읽고서 문득 이런 생각이 났다. 만약 내가 장기의 말이 된다면 어떨까? 아마 나를 움직이는 사람에 따라 삶이 좌지우지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