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도바 순이치 지음, 나계영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야구를 소재로 한 소설 · 영화 · 만화 · TV 드라마가 있다. 흔히 야구를 인생에 비유하듯, 한 경기마다 흐름이 있다. 같은 야구를 하더라도 뜻과 내용이 다르다. 언제, 어디에서 하느냐에 따라 경기는 제 각각이다. 그만큼 야구라는 스포츠 종목은 개성 넘치고,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으로 한국 야구 열기는 한껏 올랐다. 야구가 열리는 날 관중석은 꽉꽉 들어차기 일쑤다. 지금 한국에서 야구는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다. 야구가 생긴 이래, 관련 이야기가 줄지어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도 야구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문학상을 받은 작가가 있으며, 영화 · 만화 · TV 드라마 소재로 삼아 보는 이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지금 한국에서 야구는 가장 눈길을 끈다. 이럴 때, 관련 소재가 많이 나온다면 인기를 얻을지도 모른다.
 
도바 순이치 (Toba shunich 堂場瞬一)라는 일본 작가가『오심, (원제) ミス.ジャッジ』이라는 야구 소재로 이야기를 썼다. 마침 국내에 옮긴 책이 나왔다.
 
일본은 한국보다 몇 십 년 먼저 야구를 시작했다. 일본 사람의 야구에 대한 관심은 굉장히 높으며, 시설 기반도 뛰어나다. 야구를 소재로 한 이야기도 꽤 많다. 일본에서 그것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 나온 점은 자연스러울 정도다. 그 동안 야구 선수에 초점을 둔 이야기가 대다수였다면『오심』은 심판이 중심인물로 나타난다. 선수와 코칭 스태프, 팬과 함께 야구에 꼭 필요한 자원이 심판이다. 가장 객관으로 야구를 바라보며,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존재다.
 
도바 순이치는 독특하게 일본 아마추어 야구 유망주(다케모토)가 뜻하지 않게 선수를 그만두고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심판이 되는 설정을 한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야구 선수(다치바나)를 나오게 하여, 그와 맞서게 한다.
 
흔히 야구를 정신과 심리에 기반을 둔 스포츠라고 한다. 선수는 작은 부분도 쉽게 놓치지 않는다. 반면에 잊을 건 빨리 잊어야 한다. 이점에서 두 사람은 지나칠 정도로 소심해보이고, 아무 것도 아닌 일에 매달리는 모습도 보인다. 큰 무대에 선 사람들치고는 그릇이 작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대개 야구를 소재로 한 이야기는 재미있다. 재미가 없으면, 생각할 부분이 반드시 있다.『오심』는 두 가지에서 아쉬움이 있다. 일찌감치 승패가 난 야구를 보는 느낌이 든다.
 
야구는 미국에서 시작했다. 일본과 한국에 들어온 시기가 백 년이 넘었다. 야구는 아시아에서 근대 문물이다. 한국은 미국 선교사 필립 질레트가 들여왔다. 아직도 한국에서는 바르지 못한 일본 야구용어를 쓴다. 한국말로 고친 낱말도 있지만 여전히 한국 · 미국 · 일본 세 나라 야구 용어를 섞어 쓴다. 옮긴 이가 이에 관심을 더 기울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를테면, Fastball이 직구인지 속구인지, 이제는 한국에서 방어율을 평균자책점으로 쓴다는 점을 알았으면 어떠했을까. 읽는 이의 지나친 바람이고, 원저를 따르려 했겠지만 좀더 바른 용어가 무엇이고 지금 한국에서 어떻게 말하는지 알아봤으면 더 좋았을 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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