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결국 누구도 아닌 자기만의 이야기를 쓴다. 이로써 우리는 자기 운명의 저자가 된다. - P11
그렇게 말하고서 나는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얼빠진 사람처럼, 유아차를, 바보처럼, 우리 조그만 찰리를. 내가 진짜로 하고 싶었던 말은 이거였다. 난 저 덫에 걸렸는데.. "아기가 누구의 소유물인 건 아니잖아." 남자가 말했다. 그러고는 내 곁에 앉더니, 꼭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마주보았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소유할 순 없으니까. 나는 제임스라고 해." 남자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사이에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깨달았다. 너를 옭아맬 덫 같은 건 없어. 너한테는 이 길밖에 없다고 제풀에 믿어 버리지 않는 한은. - P23
때로 우리는 스스로 구한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용서를 찾아 헤맨다. 그리고 세상은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든 그것을 베풀곤 한다. - P38
"자만심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병은 죽음에서 벗어나겠다는 헛된 망상을 품은 대가일까요?" - P47
나는 그제야 궁금해졌다. 더 어렸을 적의 아들이, 지금 나한테 그러는 만큼 자기 아버지한테도 분노했을지가. - P52
내게 필요했던 것은 그저 삶을 견디는 능력이었다. - P54
끝없는 시간을 손에 넣었다고 생각했기에 결국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나는 선택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삶을 낭비했다. 그래서 기꺼이 내 삶에 플라스티네이션 처리를 했다. 고치 속에 숨은 누에처럼. 세계 곳곳에서 삶이 영원히 이어졌지만, 사람들은 전보다 더 행복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함께 나이 들지 않았다. 함께 성숙하지도 않았다. 아내와 남편은 결혼식 때 한 선서를 지키지 않았고, 이제 그들을 갈라놓는 것은 죽음이 아니었다. 권태였다. - P59
"우리는 서로를 소유하지 않아. 서로를 위해 곁에 있기를 원하는 거지."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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