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생활비를 벌기 위해 기계적으로 하는 청소 일이었지만 이제는 이 일이 내 삶에 예상치 못한 흔적을 남기는 것처럼 느껴졌다. 고객들의 연약한 면을 접하자 왜인지나 자신의 불안감도 조금이나마 잦아들었다. 물론 고객을 만나거나 대화를 주고받는 일은 없었고 그들 중 상당수는 나의 존재조차도 알지못했다. 하지만 나는 고객들을 가족이나 친구처럼 여기며 그들을 걱정하고, 궁금해하고, 멀리서나마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그들이 저녁에 무엇을 하는지 궁금했다. 어디에 앉는지도, 그전날 어떤 음식을 먹었고 무엇을 보았는지. 그날그날 기분은 어떤지, 나의 삶은 너무나 단조로웠다. 하지만 이제는 고객들 덕분에 무언가 고대할 일이 생겼고,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일이 생기기를 바라게 되었다. - P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