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起)가 시작이라면, 승(承)은 전개, 그러니까 여기까지는 연속적인 흐름이잖아요. 봄 여름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죠. 하지만 그다음 전(轉)에서는 흐름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여름의 절정에서 가을로 교체되는 시기처럼요. 그걸 우주의 대혁명, 금화교역(金火交易)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자연은 해마다 혁명을 하는 거죠. 그래야 우주가 제대로 돌아가니까요. 그래야 또 결(結), 즉 겨울의 씨앗이 가능합니다. 결은 늘 열려 있어야 해요. 명료한 답이 있을 수가 없어요. 오히려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면서 마쳐야 합니다. 그래서 네버엔딩이죠. 다시 말하면, 제기된 문제가 결론에 와서 훨씬 심화된 혹은 아주 새로운 문제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그게 제일 좋은 결이에요. - P190

좋은 책을 읽으면 이해 여부에 상관없이 적어도 자기가 하는 일에 집중하는 힘이 생긴다는 거예요. 집중력이란 다른 게 아니고 자기가 마주치는 모든 사건과 사물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능력이에요. - P215

책이 길지 않으면 한 번 두 번 세 번 읽는데 그때마다 새로운 뭔가를 발견하게 될 겁니다. 그걸 다 메모를 하세요. 전체 개요, 핵심 포인트,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 나를 감동시키는 것 등등. 내 시선이 딱! 고정되어 있으면 그런 게 절대 안 보여요. 그걸 내려놓고 무심하게 읽는 연습을 하는 거예요. -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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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희망‘의 죽음을 환영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사실은 긴 고통으로 인해 인내가 습관이 되어버린 상태였다. 마침내 나는 죽은 ‘희망‘의 눈을 아주 침착하게 감기고 얼굴을 덮어준 뒤 사지를 가지런히 매만져주었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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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곧 연결이라는 뜻이다. 하늘과 땅을 연결하고, 이곳과 저곳을 연결하고, 오늘과 어제, 그리고 내일을 연결하고, 거대한 것과 미세한 것을 연결하고, 행동과 마음을 연결하고…, 그렇게 해서 생각은 계속 증식된다. 생각에 생각을 더하는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것. 호모 사피엔스의 탄생! 우리는 모두 호모 사피엔스의 후예다. 생각의 크기가 곧 존재의 크기가되는 이치가 여기에 있다. - P32

그러므로 생을 잘 보존하려면 무엇보다 무지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 P40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말을 할 것인가? 아닌가?‘ 혹은 ‘어떻게 하면 말을 잘할 수 있을까?‘가 아니다. 그 전에 말이란 본디 더할 나위 없이 고귀한 것이었음을, 그 고귀함이란 세상 모두를 연결해 주는 것이었음을 깊이 환기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 - P51

하지만 쓰기를 전제하고 읽으면 아주 달라진다. 부디 해보시라. 쓰기는 읽기의 방향과 강/밀도를 전면적으로 바꿔 준다. - P65

단언컨대, 무지가 삶을 충만하게 하는법은 없다. - P72

책이 주는 기쁨이란 이런 것이다. 그 기쁨 속에서 ‘자유의 새로운공간‘이 열린다. 그것은 실로 거룩한 체험이다. 나 또한 기꺼이 간증을 해본다면, 나에게 일어난 변화는 이런 것이었다. 사람들은 책을 많이 보면 지식이 늘어난다고 생각한다. 아니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정말 중요한 건 그 모든 책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경이로움을 누린다는 사실이다. - P83

가족은 감정노동의 현장이다. 감정적인 배설이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지는 현장, 가족, 20세기내내 자본과 국가가 그렇게 설정해 버렸다. 어떤 점에선 회사보다 더 스트레스가 쌓이기도 한다. 해서 이 배치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노동의 스트레스와 감정의 배설, 이 두 가지를 벗어나는 관계 혹은활동, 그게 뭐냐고? 결국 책이다. 책을 읽는 네트워크에 접속해야한다. - P90

그래서 필요한 건 재능이 아니라 질문이다. 삶에 대한 질문, 사람에 대한 궁금증, 사물에 대한 호기심, 무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갈망, 앎의 도약이 주는 환희 등등. 이것은 모든 이에게 가능하다. 그리고 그 질문과 호기심과 앎의 욕구는 결국 언어의 회로, 문자의 체계를 따라 움직인다. 문제는 질문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항심(恒心)과 하심(下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항심이 시간을 통과하는 힘이라면, 하심은 어디서건 무엇이건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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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당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몰랐고, 또 물을 생각도 못했네요. 하지만 내게 당신은 늘 루시 스노우였어요."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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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본 이야기의 장점을 기록할 때는 자신의 감상과 관점을 지켜야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 P45

괜찮은 소재를 떠올린다면 바로 메모해두라는 것이다. 꼭 메모해두자. 이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문단의 모양을 흩뜨리더라도 한 번 더 이야기하고 싶다. - P65

• 망한 영화, 망한 연속극, 망한 소설에서 그나마 참신한 검을 찾아보자.
• 좋아하는 다른 이야기의 시대, 배경, 상황, 분위기, 사건을 바꿔치기해보자.
• 다른 이야기의 멋진 장면을 뽑아놓자.
• 다른 이야기의 멋진 장면이 왜 멋지게 느껴지는지 고민해보자.
• 들은 이야기, 읽은 이야기에서 나라면 어떻게 할지 상상해보자.
• 음악을 들으면서 어울리는 장면을 떠올려보자.
• 그림을 보면서 그림이 표현하고자 하는 사연을 상상해보자.
• 다른 글의 제목, 시구를 보고 거기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꾸며보자.
• 소재가 생각나면 바로 메모하자.
• 뭐든 생각나는 것을 다 종이에 써두고, 비슷한 것끼리 분류하며, 궁리해보자.
• 나도 한마디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흥분해서 바로 써서 공개하지 말고 메모만 해두었다가 며칠, 몇 달 묵혔다 활용해보자.
• 길거리나 대중교통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 각각의 삶에 대해 상상해보자.
• 특정한 직장생활의 어처구니없는 경험을 소재로 활용하자.
• 내가 정말로 쓰고 싶은 이야기가 어떤 것이었는지 상기하자. - P75

온갖 고민을 해봤는데도 정 이야기를 풀어나가지 못하고 있다면 적당한 핑계를 대고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가는방법도 추천한다. 책을 사고 글을 읽는 사람들 사이에서 고양이는 한동안 꾸준히 인기일 듯하다. 어쨌건 고양이에 관한내용으로 때우면 그중 일부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 P151

• 첫 장면, 첫머리에서 눈길을 끌자.
• 그렇지만 너무 많이 사용된 자극적인 수법은 지루하니까 피하자.
• 가장 쓰고 싶은 장면부터 먼저 쓰자.
이야기에서 가장 재미있는 절정 장면 두 가지를 떠올리고 그중에 먼저 벌어지는 일로 시작하자.
• 이야기 속에 비밀을 만들고 활용하자.
• 비밀을 극 중의 주인공은 모르지만 독자는 알고 있는 상황을 써먹어보자.
• 내가 보기 싫은 것, 짜증 나는 장면을 메모해두었다가 피해가자.
• 일단 먼저 뭐라도 쓰고 그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며이어가자.
대충 어떤 구조의 이야기가 될지 미리 짜놓고 그에 맞춰 내용을채우자.
• 너무 많이 미리 짜놓지 말자.
• 미리 짜놓은 대로 쓰다가 다르게 가는 게 더 좋을 것 같으면 과감하게 시도하자.
• 이야기가 막힐 때는 비상 수단을 쓰자.
비상 수단 1: 꿈 장면, 상상 장면, 환상 장면을 넣자.
비상 수단 2: 극중극, 이야기 속의 이야기를 듣거나 읽는 장면을 넣자.
비상 수단 3: 문득 시간을 확 건너뛰자.
비상 수단 4: 적당한 핑계를 대고 내가 지금 정말 하고 싶은 일들을 주인공이 하는 장면을 넣자.
비상 수단 5: 도대체, 왜, 어떻게 앞뒤의 사건이 생길 수 있는지 고민해보자.
비상 수단 6: 어떤 사건이나 상황의 부작용, 범죄에 악용하는 방법을 상상해보자. 그리고 부작용과 범죄의 악용을 막는 방법도 상상해보자.
• 이도 저도 안 될 때는 고양이 이야기를 쓰자. - P152

진부한 표현을 대체하는 방법
• 유의어로 바꾼다.
• 표현의 주체와 객체를 바꾼 표현을 찾아본다.
• 형용사를 동사로 바꾼다.
• 동사를 형용사로 바꾼다.
• 긴 말을 짧고 간단하게 바꾼다.
• 간단한 말을 길게 바꾼다.
• 기계적이고 건조한 말을 문학적이고 감상적인 말로 바꾼다.
감상적이고 문학적인 말을 기계적이고 건조한 말로 바꾼다.
• 어려운 말을 더 쉬운 말로 바꾼다.
• 아예 그 표현을 빼고 앞뒤 설명으로 대체한다. - P172

• 내가 여러 번 읽고 싶은 글을 읽으며 무엇이 아름다운 글인지 느껴보자.
• 최대한 상황을 자세하게 쓰려고 해보고, 그중에서 좋은 것을 고르자.
• 진부한 표현, 쓰기 싫은 말을 대체하려고 해보자.
• 간단하고 쉽게 쓰자. - P183

영화 감상문이라면 정말 재미있었다. 나중에 좀 더 자세한 감상문을 올리겠다‘라고만 하지 말고 스스로 마감을 정해놓고 3일 내에 혹은 주말까지, 뭐가 되었든 영화 감상문을완성해서 올리자. 서울 시내의 아름다운 건축물에 대한 글을쓰고 싶다면 실제 건물을 답사하고 나서 답사 당일에, 만 하루 내에, 혹은 일주일 내에 글을 쓰자고 마감을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서, 그것을 꼭 지키려고 애쓰면서 글을 써보자. - P214

• 일단 쓰자.
• 좋은 글을 쓰려고 하지 말고 개떡같이 써놓고 나중에 고치자.
• 생계를 유지할 수단을 확보하자.
• 생업 와중에 ‘이런 힘든 일 대신에 글쓰기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심리를 이용해서 글을 쓰자.
• 하루에 한 시간 정도 또는 일주일에 다섯 시간 정도를 낼 수 있으면 충분하다.
• 마감 시간을 지키자.
• 계약 없이 쓰는 글이라고 해도 마감을 정해두고 그에 맞춰서 글을 쓰자.
• 마감을 지킬 수 없는 일정이라면 계약 전에 일정 변경을 요청하자.
• 시작한 글은 마무리 지어놓자.
• 마무리 짓기 쉽도록 일단 짧은 글로 시작하자.
• 중간에 끊기 쉽도록 긴 글이라도 짧게 나뉠 수 있는 형태로 글을쓰자.
• 실제로 글을 쓰기 전에 소재나 구상만을 떠들지 말자.
• 원고료나 계약금을 주지 않으면서 계속 원고를 고치라고 하는사람은 적당한 선에서 끊어내자.
백업을 잘 하자.
• 글을 신나게 오랫동안 쓰게 되면 멈출 수밖에 없을 때까지 이어서 계속 쓰자. - P256

• SNS나 블로그는 구체적인 범위의 좁은 주제에 대해 쓰는 편이유리하다.
• SNS에서 하는 비판은 너무 과격하거나 무례해지지 않도록 하자.
• 다른 글 쓰는 사람에 대한 질투심을 글 쓰고 싶은 의욕으로 연결하자.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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