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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평점 :
이 책이 우리나라에 처음 나온 게 2001년. 그러니까 딱 20년이 되었다. 처음 나왔을 때부터 화제였고, 그 이후에도 꾸준히 여러 사람들이 감명깊게 읽은 책으로 많이 지목이 되었는데, 왠지 모르게 손이 안 갔던 책이다. 그러다가 지난주말 TV프로그램 ‘북유럽’에서 진행지 송은이씨가 자신의 인생책으로 또다시 소개를 했다. 많은 명사들이 자신의 인생책으로 꼽는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도서관에 간 김에 대여를 해 왔다. 다른 책들과 달리 엄청난 손 때와 많은 사람들의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종이도 누래지고 당장 폐기를 해도 괜찮을 그런 상태의 책이었다.
첫 장을 펴니 누가복음 10장 38~42절의 말씀으로 시작을 한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마리아를 일 하느라 바쁜 마르다가 와서 일 좀 거들으라고 말하는 데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주꼐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마르다야 마르다야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몇 가지만 하든지 혹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1부의 첫 시작. “양치기 산티아고가 양떼를 데리고 버려진 낡은 교회 앞에 다다랐을 때는 날이 저물고 있었다. 지붕은 무너진 지 오래였고, 성물 보관소 자리에는 커다란 무화과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처음 볼 때는 무심고 지나간 문단이지만 끝까지 다 보고 다시 돌아와서 봤을 땐, 이게 그런 거였군. 하는 묘한 마음이 들었다.
더 넓은 세상을 알고 싶어 신부가 되는 길을 포기하고 양치기가 된 산티아고.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축복을 빌어주신다. 산티아고의 처음 꿈은 그저 ‘세상을 여행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똑같은 꿈(양들과 함께 초원에 있었는데, 어린아이 하나가 나타나서 양들과 놀기 시작한다. 한동안 양들과 놀았는데 갑자기 그 아이가 산티아고의 손을 잡더니 이집트의 피라미드려 데려간다.)을 반복해 꾸면서 타리파의 해몽을 잘하는 노파를 찾아간다. 그 이후 여행을 시작하며 아프리카에 가까운 도시로 가게 되고, 광장에서 늙은 왕을 만나고, 가진것을 모두 털리게 되고, 크리스털 상인을 만나고, 돈을 벌어 사막을 건너왔고, 부족들이 전쟁을 선포했고, 연금술사를 찾게 된다. 오아시스에서 첫 눈에 반한 여인 파티마를 만나며 산티아고의 여정이 끝날 뻔 하지만, 세상의 섭리는 산티아고를 피라미드에 도달하게 한다.
이 책을 계속 보다 보니 전 대통령의 명언?이 계속 등장해서 가끔 몰입을 방해하지만(그 대통령이 이 책에서 감명을 많이 받으신건가ㅋㅋㅋ)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아주 마음먹기와 동기부여에 좋은 말이라 마음에 담게 된다. 그리고 한 가지 일이 다른 일에 연결되는 사슬같은 일들이 꿈에 가까이 다가가게 해 준다는 말은 우리가 이루기 위해 하는 모든 일들이 헛되지 않음을 말해 주는 듯 하다.
꿈을 꾼다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꿈을 정했다고 해서 기다리기만 해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현재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현재가 그 다음에 다가오는 날들로 이어지고 그 하루하루의 순간이 쌓여 꿈을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다.
“하루하루의 순간 속에 영겁의 세월이 깃들어 있다네.” _171p
연금술은 다른게 아니었다. 우리 모두 자신의 보물을 찾아 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게 연금술인 것이다. 연금술이라는 어찌 보면 일확천금을 꿈꾸며 배우려 했던 그 기술이 연금술사를 만나고 그와 함께하는 여정을 통해 깨닫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연금술이 특별한게 아님을 알게 되었다.
하루하루는 너무 소중하다. 내가 목표한 바가 뭐였더라? 그 동안 삶에 치여 너무 잊고 있었던 것 같다. 그 꿈을 다시 생각해서 그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오늘 하루 한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쓰이는 시간이 목표에 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일로 채워야 할 때도 있겠지만 모두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이 책이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나 가슴 깊이 공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