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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을 죽이지 마라 ㅣ 이가서 Biz 1
케빈 왕 지음, 권남희 옮김 / 이가서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땅거미가 내리는 길을 걷다보니 치킨이 먹고 싶어졌고, 치킨하면 비X큐. 호프와 함께 할때는 B어로존! 그런데 혼자일 때는 파파2스가 최고. 그래서 천천히 파파2스로 향했다.
한손으로 허니 머스터드 소스를 뿌리며 나머지 한 손으로 소스보다 조금 더 진한 색을 띤 책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더니, 거꾸로 늘어진 닭 한마리가 두 눈 똥그랗게 뜨고 쫑알쫑알... 이렇게 말한다.
"닭은 사실 잔혹한 동물이어서 말이지, 무리 중의 한 마리가 조금 피를 흘리고 있으면 다 덤벼들어 그 상처 난 부분을 쪼아서, 그 녀석을 죽여 버린다는군. 그래서 상처 입은 닭이 있을 때는 그 녀석을 격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거야. 그 벽보(닭을 죽이지 마라)는, 닭 회의를 열어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말이라네.
허어... 지금 내 입으로 들어가는 요 닭이 원래 한 성격하는 친구란 말씀이군.
딴 얘기지만, 작년 요맘땐가.. 헬렌 니어링의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란 책으로 독서토론회를 준비하던 나는 곁가지로 그분이 쓴 다른 책 [소박한 밥상]을 동시에 읽고 있었는데, 채식과 소식, 자연속에서의 소박하지만 너무나 풍요로운 삶을 예찬하는 그 글에 얼마나 깊이 빠지고 말았던지 문득 그날밤 닭죽을 먹는 꿈을 꾸다가 그만 토할뻔 하였다는 사실.... 그래서 한 두달동안 아침엔 사과만 먹고 고기는 거의 안먹고 (실제로는 못먹은 것임) 그렇게 지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뭐, 지금은 잘도 먹고 있지. 파파2스건 B어로존이건 눈에 뵈기만 하면 넘 기뻐하면서 맛나게 먹는 닭/고/기/.
어쨌든 오렌지색 표지를 넘기고 한장 한장 읽어본다. 아무래도 경영기업에 대한 책이라니 뭐 얼마나 복잡하고 대단한 이야기들이 나올까 경계도 늦추지 않으면서. 햐~ 그런데 뭐 다 맞는 말이네. 메모라도 해 두어야겠다 싶은 구절이 연이어 나오더니 역시... 끝부분에는 총정리가 깔끔하게 되어 있다. ㅋㅋ
캬~ 이렇게 멋진 "창조력 발휘법"을 그저 돈 있는 곳만 좇아 언제든지 훌쩍 떠날지 모르는 기업을 위해서만 쓴다는 건 정말이지 아까운 일. 즐겁게 놀고, 즐겁게 사랑하고, 즐겁게 살기 위해서도 적극 응용해야지. ^^
정열, 창조력, 즐겁게... 그리고 치킨.
이런 단어들을 조합해놓으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훌륭한 투쟁극화가 하나 있는데, 이름하여. [치킨런]. 훗~ 이시점에서 문득 그 영화가 보고 싶어지는 이유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