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 Winter Story 2004~05
신화 노래 / 이엠아이(EMI)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별 개성 없이 잘 알려진 곡들만 선곡한 느낌. 히트곡이 아니라면 굳이 선곡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였을까? 그나마 관심 있던 공일오비는 '먼지 낀 세상엔'이나 '모든 건 어제 그대로인데' 쪽이 취향이어서 그냥 지나쳤었다. 공일오비의 '텅 빈 거리에서'나 윤종신의 '오래 전 그 날'을 신혜성이 부른다면 허스키하면서도 날카로운 목소리와 잘 어울렸을 것 같다는 생각만 얼핏 들었을 뿐. 신화가 부르기엔 너무 가라앉은 분위기인가. 그러다 우연히 '세월의 흔적 다 버리고'를 들었다. 에릭과 린이 부른. 처음엔 누군지 몰랐다. 노래라기보다는 웅얼거림에 가까운데다 음정도 불안했지만, 낮은 목소리로 노래(?)하는 에릭의 음색이 매력적이었다. 평소 가창력 뛰어나다는 가수들에겐 몇몇 빼고는 별 매력을 못 느껴서일까. 가창력은 좀 떨어지더라도 개성적인 음색을 지녔거나 자신만의 노래를 들려주는 쪽에 아무래도 관심이 간다.

 

앨범은 전체적으로 편곡이 깔끔하다는 것 외에는 밍숭맹숭한 느낌이다. 재해석 따위 기대할 수 없고 그냥 무난히 들을 수 있는 정도. 원래 남의 노래는 웬만해선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해내지 않는 한 아무리 잘 불러도 듣는 쪽에선 흥이 안 나기 마련이니. 단지 가볍게 즐겨보자는 게 목적이었다면 성공, 하지만 무성의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 팬서비스 차원의 앨범 같다. 아무리 음반시장이 불황이라지만 요즘 너도 나도 내는 리메이크 앨범들은 좀 자제했으면. 너무 속보이는 거 아닐런지. 유행이라고 그냥 지나치기엔 입맛이 쓰다.

 

덧. '세월의 흔적 다 버리고' 이게 015B의 노래였는지 미처 몰랐는데 집에서 이 노래가 담긴 4집을 발견하고 놀람. 예전에 자주 듣던 시디였는데. 오랜만에 듣는 김태우(공일오비의 객원싱어였던)의 목소린 여전히 좋았다. 그러고 보니 오래 전 이 앨범을 산 것도 순전히 김태우가 보컬로 참여한 노래 한 곡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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