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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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사람은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언젠가는 썩어 한 줌의 흙이 될 것이므로, 살아있는 동안 스스로의 삶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며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도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의 주요 테마는 '삶'과 '죽음'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의 질문에 대하여, 저자의 답변은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유시민은 이른 바 삶의 '위대한 세 영역'의 사랑, 일, 놀이에 '연대'의 가치를 더하자고 한다. 그렇다면 스스로의 삶의 영역에서, 자신의 사랑, 자신의 일, 자신의 놀이와 연대는 무엇이며 어떤 가치가 있을까? 이 질문에 답을 내기 위해선, 우선 그 의미에 대한 자기 자신의 치열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하며, 본인의 가치관에 따라 사랑, 일, 놀이, 연대 간의 가치 우선 순위에 대한 판단도 필요할 것이다. (최소한 일과 놀이 중에선, 놀이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적고 있다. 당연하다. Carpe Diem, Seize the day.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사랑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놀이에서 삶의 재미를 찾고, 그런 것들을 혼자가 아닌 사람들과 '연대'의 과정 속에서 함께 나누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 다시 생각해 보자. 법과 도덕과 양심이 허용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틀 내에서, 내가 무엇을 통해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지, 내 삶의 가치가 무엇인 지를. 이러한 자기 스스로를 대상으로 치열한 고민과 평가 없이는 얻을 수 없는 답이다. 하지만 말만큼 행동은 어렵다. 그럼에도 이런 글귀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내일을 준비하는 데 충분한 자극제가 될 만하다.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아닌가 싶다. 조금 낮은 감은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살고 싶다."

죽음은 무엇인가? 생물학적 죽음과 철학적 죽음의 차이는 무엇인가? 죽음에 존엄(dignity)이란 게 있을까? 죽음 앞에선 한 없이 약해지기만 하는 것이 생명, 특히 인간이기에, 그 질문 앞에선 숙연해질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죽을 것인가? 만약 전신 마비가 되어, 기계에만 의존하여 생명의 끈만 간간히 붙잡고 있는 상황에 처해진다면, 무슨 선택을 할 것인가? 게다가 그런 선택마저 스스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떠한가?
최근들어 죽음을 체험해보는 이벤트도 많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일본에서는 입관 체험이 유행하는 듯 하고, 국내의 모 케이블 채널에서는 자신에게 마지막 남은 48시간 동안 무엇을 하고 싶은 지를 쫓아가는 프로그램도 방영하고 있다. 자신이 죽었음을 가정하고 관 속에 있다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그래서 그 체험을 한 사람들은 이후 죽음을 보다 담담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도 한다. 그 사유 과정을 통하여, 지금의 살아가는 삶에 보다 충실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죽음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해석하고 미리 준비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의식이 꺼지려는 마지막 순간에 그들은 자기 삶을 어떻게 평가하면서 죽음을 맞이했을까?"

 

그렇다면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기준은 무엇인가. 이것에 대한 유시민의 제안은 "쓸모 있는 사람 되기",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그것을 남들만큼 잘하고, 그 일을 해서 밥을 먹고 살기", 설사 재능이 부족하더라도 "평생 해도 즐거울 것 같은 일을 찾기", 아무리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라도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하기, 놀 떄는 "떳떳하게 놀기", "품격있게 나이 먹기" 등등. 하지만 이런 집약된 텍스트 자체는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할 것이다. 저자의 경험과 가치관에 따라 풀어낸 글을 직접 읽고, 본인의 상황에 빗대어 때로는 공감하고 떄로는 흘러 넘기면서 스스로 느껴 보길 바란다.

 

"어떻게 살 것인가". 이 막연한 질문에 대하여, 당연히 정답은 없다. 저자의 삶이 다르고, 나의 삶이 다르다. 그 누구의 삶도 같을 순 없다. 그 답은 오직 본인 스스로만 내릴 수 있다. 비록 정답은 아닐 지라도, 자신의 삶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답도 내 놓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스스로의 답을 찾는 데 있어서 작은 가이드는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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