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딸기 > 영국 상원, '600년만의 개혁' 시작되나

영국 하원이 `귀족 집단'으로 운영돼온 상원을 개혁하기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하원은 상원의원을 전원 선거를 통해 뽑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의 상원개편안을 표결에 붙여 7일 통과시켰으며 앞으로 입법화 과정을 거쳐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상원을 모두 선거로 뽑게 된다면 영국 의정 600년 역사에 획기적인 변화가 오게 되는 셈이다.

 

상원개편안은 이날 하원에서 찬성 337표 대 반대 224표로 통과됐다. 이 개편안은 하원의 개혁 요구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서, 이 안이 통과됐다 해서 법제화 절차에 자동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은 아니며 향후 정부의 입법안 작성과 제출, 상하원 표결 등의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 영국 정부는 올 연말 상원 개혁과 관련된 법안들을 일괄 처리할 방침이다.

아직 갈길이 멀긴 하지만 14세기 영국 양원제 틀이 굳어진 이래 최대의 변화를 몰고올 개혁안에 발동이 걸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잭 스트로 하원의장은 "수십년간 논의만 벌여왔던 일을 진전시킨 역사적인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상원은 종신직 귀족 의원 500명 가량과 세습의원 92명, 국교인 성공회 성직자 의원 26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토니 블레어 총리는 상원의원 절반을 선출직으로 바꾼다는 좀더 온건한 개혁안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하원은 `100% 선출직으로 구성한다'는 훨씬 급진적인 방안을 택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터져나왔던 블레어 총리측 `의원직 매매' 스캔들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블레어 총리는 지난 2005년3월 총선을 앞두고 기업가들과 자산가들에게 선거자금을 빌리는 대가로 기사 작위를 수여, 종신의원으로 만들어준 사실이 들통나 곤욕을 치렀다. 이 때문에 지난해 현직 총리로서는 사상 최초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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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딸기 > 근친상간,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릴적 헤어져 살던 남매가 어른이 되어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들을 용납하지 않고, 법의 장벽에 가로막힌 두 사람은 세상을 향해 외칩니다. "우리를 사랑하게 내버려두라"고. 바닷가에서 페이소스 하나도 안 느껴지는 얼굴로 고함을 쳐대던 어느 잘생긴 배우의 얼굴이 생각나는군요.
독일 라이프치히에 살고 있는 남매의 `실화'랍니다. 소설에나 나올 법한 `금지된 사랑'이 세상에 알려지자 `근친상간'이라는 오랜 터부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놓고 독일 사회가 격렬한 논쟁에 빠졌다고 BBC방송이 7일 보도했습니다. 이미 독일 언론에선 지난해부터 시끌벅적했다고 합니다만.



파트릭 슈튜빙(30·사진 왼쪽)과 수잔 카롤레프스키(22·오른쪽)는 옛 동독지역인 라이프치히 교외의 작은 아파트에서 아이를 키우며 살고 있답니다. 겉으로는 여느 가정과 다를바 없어 보이지만 두 사람은 친남매. 파트릭은 어릴적 부모의 사정 때문에 포츠담의 한 가정에 입양돼 자라났다고 합니다.

23세 되던 2000년 그는 라이프치히에 여행을 왔다가 `유전적 가족'들을 만나고 싶어 친부모를 찾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어렵사리 만난 홀어머니는 상봉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숨졌고, 파트릭은 유일한 혈육인 여동생 수잔과 사랑에 빠졌다는 스토리입니다. 둘 사이엔 그새 네 아이가 태어났다. 지금 수잔이 스물두살인 걸 보면 열여섯에 오빠를 만나 사랑에 빠져 동거를 시작한 것이 되는군요. 미성년자라고 뭐라 하고 싶진 않습니다.

독일 형법은 근친상간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답니다. '근친 상간'이라는 용어 자체가 주는 어감이 있으니까, 어쩌면 '근친결합'이라는 식의 표현을 쓰는 것이 politically correct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파트릭은 벌써 한차례 법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고 2년간 복역을 했습니다. 둘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 중 셋은 아동보호 당국이 위탁가정에 맡겨버려 지금은 막내딸 하나만 데리고 살고 있다고 합니다. 법대로라면 부부로 살고 있는 이들의 행위 자체가 범죄이고, 파트릭은 범법자입니다. 언제라도 다시 감옥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거지요. (왜 파트릭만 범죄자인가...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아마도 당시 수잔이 어렸다는 것과 관련 있지 않을까 싶어요)

두 사람은 법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하고 현행 형법의 근친상간 금지조항을 폐기해달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사랑하는 것도 죄가 됩니까. 19세기에 제정된 시대에 뒤떨어진 법은 고쳐야 합니다." 독일 형법은 1871년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여러 미디어에서 전문가들을 끌어들여 이 사건을 다루면서 논쟁은 확산됐습니다. 남매간 혼인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근친상간에서는 유전적 결함을 가진 아이가 태어나기 쉽다"는 점을 주 논거로 들곤 합니다. 실제로 인류역사에서 근친상간이라는 터부가 생겨난 것이 유전적 결함을 피해가기 위해서였다는 주장이 과학자들에게도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매트 리들리의 ‘붉은 여왕’이었나요, 아무튼 어느 책에선가 본 것인데, 함께 자라난 남매들 간에 성적 호감이 높아지긴 매우 힘들며 이는 민며느리처럼 ‘함께 자란 비 혈육’ 간에도 적용된다고 합니다. 파트릭과 수잔의 경우 ‘따로 자란 혈육’이니깐 서로 한눈에 반하는 것이 가능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잔은 2000년 파트릭이 찾아오기 전까지 자기에게 ‘입양아로 보낸 오빠’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더군요.

아무튼 논거는 분명합니다. 베를린 자선병원 유전학자 유르겐 쿤체 쿄수는 "기형아나 유전병이 있는 아이가 태어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드러난 사실"이라며 "이를 알면서도 근친상간을 허용할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파트릭 남매의 네 아이 중 첫째는 간질을 앓고 있고 둘째도 특수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합니다. 첫째는 두달 미숙아로 나왔고, 둘째도 발달장애인 것 같아요.


하지만 남매는 "그렇다면 유전질환이 있는 사람, 질병에 걸린 사람, 나이가 많은 사람은 결혼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냐"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여성의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 다운증후군 같은 유전질환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어떨까요, 병든 사람은 자손을 못 남기게 해야 할까요?

저는 ‘남매간 결혼을 허용해야 한다 아니다’ 어느 쪽이 맞다고 단언은 못하겠는데, 근친상간 금지의 이면에 들어있는 것이 우생학적인 사고와 연결될 위험이 매우 많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또 (흡연금지, 비만금지 이데올로기 속에서도 뼈저리게 느껴지는 것이지만) ‘건강 최우선 이데올로기’가 곧 약자들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기형아일 것이 뻔한 아이를 낳아야 하느냐’고 한다면, 여기에 대해서도 대답은 엇갈릴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두 사람은 현재 자신들이 낸 소송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소송에 질 경우는 어쩔수 없이 외국으로 이주를 할 계획이라는군요. 이들 남매의 변호인인 엔드릭 빌헬름은 "프랑스의 경우 근친상간을 금지하는 법규를 오래전에 폐지했다"며 "독일에서도 구시대적 도덕관에 근거한 법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어떻게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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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국가지식포털을 아십니까?

'국가지식포털'이란 게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하지만 '심봤다!'가 아니라 이 또한 '요지경' 속이다. 왜 '우리'가 하는 일은 다 이 모양인가? 아마도 아침신문의 기획특집쯤 되는 모양인데(정치만 고민할 일이 아니다!), 근심스러운 기사이지만 남의 일로 치부할 수도 없는지라 옮겨놓고 함께 고민해보시길 제안한다.

한국일보(07. 03. 06) 국가지식포털은 '정보의 고물상'

“지식의 만물상이라고요? 여기저기 헤매다 시간만 버렸어요.” 디지털미디어방송(DMB) 사업 자료를 찾기 위해 국가지식포털(www.knowledge.go.kr)에 접속한 P사 대표 박모(39)씨의 푸념이다. 정부와 공공기관 등 1,000여 단체가 보유한 지식정보를 체계적으로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설명은 차라리 비아냥거림 같았다. 검색된 자료 대부분이 DMB 서비스가 시작되기 이전 것인데다 원문보기를 누르면 ‘페이지를 찾을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뜨기 일쑤였다. 박씨는 “운영자가 최신 이슈에 관해 선별한 자료를 제공한다고 자랑한 ‘테마지식’ 코너마저 철 지난 자료들만 올려놓았다”라며 “지식의 미로라고 부르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지식포털’(이하 지식포털)에 쏟아 부은 예산의 규모를 알게 되면, 박 씨는 아예 입을 다물지 못할 것이다. 정보통신부는 포털의 기반인 데이터베이스(DB) 구축에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500억원을 투자했고, 포털 구축에만 20억원을 썼다. 정통부가 지난해 말 확정한 ‘지식정보자원관리 기본계획’에 따르면 2011년까지 5년간 DB 확충 등에 1,831억원이 추가로 투자될 예정이다.

지식포털 구축은 미래 국가경쟁력의 바탕이 될 ‘공공정보의 재이용(Re-Use)’, 다시 말해 정부가 보유한 정보를 일반인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사업. 그러나 1일 평균 순방문자(UV)는 지난해 말까지 500명 미만, 검색 기능 등을 강화해 재 개장한 올 1월에도 1,300명에 그쳐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없다. 가장 큰 문제는 제대로 된 정보를 찾기 어렵다는 것. 검색의 정확도가 떨어져 같은 정보가 수십 건 중복 검색되는가 하면, 길잡이 노릇을 해야 할 ‘요약’ 정보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운영자가 선별한 ‘테마지식’의 조류인플루엔자 관련 자료 중 ‘전염병 위기관리 전략’을 찾아보자. 한국관광공사의 공식 자료인데도 요약 정보에는 발행처 ‘미확인’으로 나온다.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은 공공 DB 구축 사업도 주먹구구식으로 추진됐다는 지적이 정부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1990년대 초반부터 공공정보의 DB화와 보급을 추진해왔지만, 아직까지 어느 기관이 어떤 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며 활용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등에 대한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산하기관 관계자는 “공공 지식정보자원의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DB화를 추진하다 보니 정보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이희정기자)

한국일보(07. 03. 06) "정부주도 포털 필요한가" 무용론 제기

국가지식포털의 운영은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문화진흥원에서 직원 단 1명이 맡고 있다. 콘텐츠 관리부터 신규서비스 기획까지 하고 있지만, 이용자 질문에 답하고 오류를 점검하기에도 벅차다. 진흥원측은 3월 중 민간기업 가운데 운영업체를 선정하고, 서포터즈 3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공공 정보의 관리를 민간 업체에 맡길 수 있느냐는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이것이 지식포털 활성화의 해법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지식포털의 부실은 그 기반인 공공 데이터베이스(DB) 구축과 통합ㆍ연계 사업의 근본적인 문제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우선 지식포털이 제공하는 공공 정보가 제한돼있다. 공공 DB는 1993~97년 구축한 초창기 DB와 외환위기 당시 정보화근로산업 성과, 2005년부터 행정자치부 주도로 구축한 행정DB 등 여럿이지만, 지식포털에서는 정보통신부 주관 ‘지식정보자원관리사업’에 따라 구축된 DB만 서비스한다. 게다가 DB 표준화도 이뤄지지 않아 애초부터 공공 포털 형태로 통합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무리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공공 기관들마저 지식포털보다는 민간포털과 직접 손잡고 싶어하는 실정이다. 정부 산하 연구기관의 관계자는 “사이트 방문자수로 실적 평가를 받는데,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은 지식포털과 제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통합사이트를 운영하는 대신에 민간의 정보가공을 지원하는 쪽으로 방식을 바꾸는 게 어떠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산하기관 관계자들도 “민간포털에서 쉽게 각 기관의 사이트를 찾아 이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별도의 정부 주도 포털이 필요한지 의문이 든다”고 말하고 있다.(이희정기자)

한국일보(07. 03. 06) 엉뚱한 정보·잠자는 코너

지식과 정보를 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활용하도록 하는 것은 정보화시대 국가의 의무다. 가령 국가가 보유한 과학 정보를 공유하면 대학과 연구기관의 신기술 생산으로 이어지고, 첨단산업의 발전과 일자리 창출로 가치가 확산된다. 정보통신부가 내세운 ‘국가지식포털’(www.knowledge.go.krㆍ이하 지식포털)의 목표도 정부ㆍ공공ㆍ민간 기관 등 1,000여 곳이 보유한 활용가치 높은 지식정보자원을 누구나 손쉽게 찾아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원 스톱 서비스’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식의 만물상’이라는 화려한 포장과 달리, 실상은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초라하다.

이름값 못하는 국가포털

정통부는 1월 지식포털 서비스를 공급자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대폭 개편했다고 밝혔다. 검색 기능 업그레이드, 분류체계 개선, 블로그를 비롯한 개인화 서비스 강화 등이 골자다. 그러나 여전히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찾을 수 없다. 같은 정보의 중복 검색 문제도 여전하고, 주제별 분류체계도 일반 기사가 ‘연극/영화’ 항목에 뜨는 등 엉터리가 많다.  요약 정보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어떤 것은 목차, 어떤 것은 원문 일부를 맥락 없이 뚝 떼내 보여주는 등 기준이 제 각각이고 내용도 부실하다.

간판과 달리 검색 가능한 DB가 제한된 경우도 있다. 초기 화면에 배너까지 달아 서비스 하는 ‘국가전자도서관’은 본래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법원도서관 등 7개 주요 국립도서관의 통합검색 시스템이지만, 지식포털에서는 국립중앙도서관 자료만 이용할 수 있다. 전문적인 지식 유통을 위해 개설한 국가지식포럼과 국가지식블로그의 운영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지식포럼 개설자의 상당수가 포털 운영자인 정통부 산하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직원들이고, 인기포럼이라는 곳도 개설자가 자료 몇 건을 올려놓았을 뿐 사실상 ‘휴면상태’다. 블로그 서비스는 업로드 한 글이 갑자기 사라지거나 글자가 깨지는 일이 잦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지식포털은 지난해 공공부문 우수 웹사이트로 선정돼 ‘2006 웹어워드’를 수상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이 상을 수여한 웹어워드코리아의 후원기관이다. 정보화의 거센 물결도 우리나라의 관료주의 만큼은 깨뜨릴 수 없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저작권 개념이 없는 지식사업

경기 양평에 국악음반박물관을 운영하는 노재명(38)씨는 지난달 14일 정통부 장관을 저작권 침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그가 20년간 전국을 돌며 발품과 돈을 들여 수집하고 정리한 국악 관련 자료 가운데 1만여점을 지식포털에서 허락 없이 무단 게재했기 때문이다.

노씨가 인터넷((www.hearkorea.com)에 올린 이 자료들은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정보센터가 운영하는 문화포털(www.culture.go.kr)을 통해 지식포털에 제공됐다. 지식포털에 연계된 5개 전문정보센터의 하나인 문화포털은 민간 콘텐츠까지 검색로봇을 활용한 웹 수집 방식으로 검색한다. 문화포털의 경우 제목과 2, 3줄의 정보만 보여주고 클릭하면 원문 사이트로 이동하는 딥 링크(Deep Link) 방식인 반면, 지식포털은 팝업 창을 통해 제공하는 요약정보에 원문 전체 혹은 일부를 그대로 띄워놓는다.

저작권조정심의위원회 이영록 책임연구원은 “딥 링크의 저작권 침해 여부는 견해가 갈리지만,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원문 전체 혹은 일부를 그대로 보여줄 경우 저작권 침해”라면서 “요약 정보도 원문의 창작적 표현이 포함되면 2차 저작물에 해당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식포털은 노씨가 지난달 초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자 해당 콘텐츠를 삭제했고, 노씨가 고소장을 낸 직후인 지난달 17일 문화포털의 웹 수집 방식으로 들어온 자료 37만건을 모두 삭제했다.

한국일보(07. 03. 06) 외국의 공공정보 관리 실태

위성의 지리정보, 경찰의 교통정보, 기상청의 날씨정보…이 같은 공공정보를 민간이 가공하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조한다. 컨설팅그룹 파이라 인터내셔널이 집계한 데 따르면 미국에서 공공정보 활용으로 창출한 경제적 가치는 2000년 기준 약 877조원, 유럽연합(EU)에선 약 79조 5,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우리의‘국가지식포털’처럼 정부 주도의 포털 사이트를 통해 검색 하게 하는 시스템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다. 미국 유럽은 민간이 공공 정보를 자유롭게 가공ㆍ유통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정보 공개’를 넘어 적극적인 ‘정보 배포’로 정책을 전환했다. 2003년 11월 유럽의회는 ‘공공정보 재이용(Re-useㆍ상업적 이용)에 관한 지침’을 공표했다. 회원국 간 제도의 차이를 최소화해 기업들이 공공정보 활용을 통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 것. 또 EU는 민간 수요가 많은 지리 교육 문화 과학 학술 등 정보를 활용해 기업과 공공기관이 함께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개발하는 ‘e콘텐츠플러스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2005년부터 4년간 총 1억4,900만 유로가 투입될 예정이다.

미국은 오래 전부터 공공정보의 활용을 시장에 일임해왔다. 1966년‘정보자유법’이 연방정부 정보에 대한 국민의 접근권을 보장한 이후, 미국은 정부 문서의 이용, 재판매ㆍ재배포 제한금지 등 일정한 원칙을 정해 민간에서 정부의 지식을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발전시켰다. 자치단체와 공기업은 지적재산권을 판매할 뿐 아니라, 민간기업을 통해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문준모기자)

07. 03. 06.

P.S. 정보화 격차, '디지털 디바이드'란 용어가 유행어처럼 쓰인 적이 있었다. "정보기술의 혁명적 발전에 따라 정보 습득 능력을 지닌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간의 격차가 커지는 것"을 말하는데, 주로 사회적 불평등이 계층별 정보화 수준(인터넷 활용 등)에 있어서 격차를 가져오고 이것이 다시 불평등의 재생산으로 이어지는 걸 경계하는 말이다. 나는 거기에 덧붙여 국가간/언어간 '콘텐츠 디바이드'라는 걸 근심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엊저녁 한 모임에서도 화제가 됐었지만 구글과 네이버의 차이, 정보의 양과 질에서의 차이를 고려하면 이 '디바이드'는 만만하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 같지 않다. 10년, 20년후에도 인터넷세상에서 지식언어로 한글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국가지식포털' 같은 마인드라면 이미 시작도 해보기 전에 진 게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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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에로이카 > [레디앙]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90년대 중반까지는 어느 대학 앞을 가도 사회과학 서점 한 두개는 꼭 있었던 것 같다. 사실 그 대학의 분위기는 그 학교 안까지 들어가지 않아도 서점에 가면 훤히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경향적으로나마 PD가 가는 서점과 NL이 가는 서점이 따로 있었던 시절, 그 때의 그 사치가 참 그립다... 단골술집과 단골서점이 있었던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

대학로에 서점이 생겼답니다. 혹 대학로 가실 일 있으면 약속시간보다 일찍 나가 서점에서 책이라도 보면서 벗을 기다리는 것도 괜챦겠습니다. 그냥 책이 좋아서 서점을 하신다는 주인 아저씨 인상이 참 좋네요...

> 뉴스 > 문화 | 토요연재- 놀토, 일토, 잼토
하나뿐인 대학로 서점의 이상한 사건
[토요연재-책읽기]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2007년 03월 03일 (토) 10:54:17 박소현 / 텍스트

대학로의 한 지하 서점에서는 토요일이면 특별한 ‘사건’이 벌어집니다. 서점에서 연극하기. 이 이상한 사건은, 책에 관한 것이면서, 서점에 관한 것이면서, 그리고 지금-이곳 우리들의 삶과 문화에 관한 것입니다.

서점은 이음아트, 연극의 제목은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입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우리들의 기억 속에서는 연대 앞 그 서점에 대한 기억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이 연극은 어쩌면 ‘오늘의 91학번’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것은 사회변혁을 도모한 386 선배 세대들과 다만 개인의 삶에 충실하고자 하는 신세대, 그 사이에서 뚜렷한 특징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낀 세대’들의 후일담이자 오늘의 초상인 셈이지요.

   
  ▲ 시연회가 열린 이음아트 (사진=이명옥 기자)
 
같은 과 91학번 동기인 광석, 재하, 현식은 <오늘의 책>에서 재회합니다. <오늘의 책>은 역시 같은 과 친구였던 유정이 생활의 터전으로 삼은 헌책방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원래 <오늘의 책>은 대학시절 그들이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며 청춘을 보낸 인문사회과학 서점이었으나 재정난으로 폐점하여 자취를 감추고 말았지요.

세 친구는 <오늘의 책> 개업을 축하하기 위해 졸업 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젊은 날 가슴으로 읽은 책들로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공간, 그곳에서 다시 만난 그들은 어떤 모습이겠습니까? 누군가는 낀 세대의 자괴감과 무력감을 드러내고, 누군가는 지난날의 질투와 죄의식을 꺼내놓습니다. 그들은 언성을 높여 감정을 까발리기도 하고, 냉소적인 모습으로 그 감정들을 도로 수습하려 들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 작품의 공간인 ‘헌책방’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배역을 맡았는지 모릅니다. 등장인물들은 헌 책의 구절을 다시금 곱씹어보며 당대를 초월하는 책의 의미를 확인하고, 세상으로 향하는 통로가 되 준 서점을 그리워합니다. 책은 그들이 닿지 못하는 세계의 축소판이며 세계관의 지표였습니다.

그것은 ‘오늘의 책’ 세대가 지나간 시절에 바치는 헌사이면서, 책과 서점, 그리고 어떤 문화를 향한 현재의 애정표현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책’은 사라졌으며, ‘오늘’의 ‘책’들은 점점 작아져가고 있습니다.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는 회복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 회복해야 할 것에 대해 말하는 중이기도 합니다.

연극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는 생업의 공간을 연극의 무대로 선뜻 내준 이음아트 한상준 대표의 마음씀이 없었다면 입소문을 타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사실 대학로에는 서점이 없었습니다. 책에는 그렇듯 야박한데 문화예술의 거리라는 별칭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헌데 ‘이음아트’가 대학로에 자리를 잡은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텍스트』는 서점 이상의 공간을 꿈꾸는 ‘이음아트’에서 한상준 대표와 연극을 연출한 김재엽 씨에게서 연극 바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김재엽 씨와는 이메일 인터뷰)

한상준 이음아트 대표 인터뷰

텍스트 이 연극은 포스트 386 세대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극을 보고 느낀 소회가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한상준 등장인물들이 90년대 초반 학번이고 제가 그보다는 고학번입니다. 그 친구들의 시대적 고민 역시 우리가 겪었던 시대적 고민들의 연장선상에 있었다고 생각해요. 학생일 때, 20대일 때, 관심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면 으레 하게 되는 고민들을 이 연극이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극중 음악이 인상에 남아요. 1980년대와 1990년대 초에 일상적으로 접했던 노래들이 극 중에서 흘러나올 때 전율을 느꼈다고 할까요. 음악을 들으면서 ‘그런 시절을 지나왔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텍스트 실제 서점을 무대로 공연이 펼쳐집니다. 이곳에서 상연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한상준 작가이자 연출가인 김재엽 씨가 여기 손님으로 드나들었어요. 원래 작년 3월 달에 초연을 했는데 공연이 끝난 뒤에 김재엽 씨가 서점이 무대인만큼 여기서 한번 해보면 어떨까하고 제안했습니다. 연극의 메시지도 좋았고, 책 읽는 사람들을 위한 무료공연이라는 취지에서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어요.

본무대에 서기 전 여기에서 3차례에 걸쳐 시연회를 했습니다. 해보니 반응이 생각보다 좋았어요. 올해는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할 계획입니다.

텍스트 대학로에 서점을 열기로 한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문화예술의 거리에 서점이 없다는 것이 항상 아쉬웠는데 어떤 사명감이 작용한 것인지.

   
 ▲ 한상준 이음아트 대표 (사진=최규성 기자)
 
한상준 단지 책이 좋아서 서점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홍대 앞이나 제가 사는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장소를 물색해봤지만 대학로만큼 느낌이 좋은 곳이 없었어요. 20대, 30대 시절 약속장소로 줄곧 찾아 왔던 곳이고 문화의 공간으로 기억된 곳이었거든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유명한 장소라는 것도 이유가 됐고요. 그런데 와서 보니까 서점이 없었습니다.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서점이 자리를 잡지 못할 때였죠. 특히 예술, 인문 서점으로 특화하면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서점이 없다는 것이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된 큰 이유였지, 처음부터 사명감을 가지고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제가 연극에 조예가 깊어서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왔던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냥 여기서 했으면 좋겠다고, 단순하게 시작한 거예요. 그

런데 점점 많은 분들이 이 서점을 찾아오고 응원해 주시니까 격려가 돼서 여기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명감이라는 말은 오히려 이음아트를 지켜봐주시는 분들이 쓰시는 표현인 것 같아요. 대학로가 문화의 거리인데 자존심이 있지 어떻게 서점 하나 없냐고 하시던 분들이 우리 서점이 잘됐으면 하는 바람을 표현하면서 그렇게 인식이 된 것 같습니다. 그 분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신 덕분이죠.

텍스트 온라인 서점의 공세 속에서 오프라인 서점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음아트가 귀감이 될 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일종의 문화 메카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을 것 같은데 서점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는 바가 있다면.

한상준 단순히 책만 사고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지역에 걸맞은 사랑방이 될 수 있다면 서점이 존속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지역을 찾는 사람들이 문화 사랑방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지역민이나 서점 모두에 좋은 생존 도구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텍스트 독서를 위한 자리를 따로 마련해 놓은 것이 인상적인데요. 서점을 열기로 결정하셨을 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이런 공간을 이용할지 염려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한상준 그런 염려는 없었습니다. 종로에 있는 한 대형 서점도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도록 의자 등을 갖춰놓고 있어요. 앉아서 편안하게 책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평범한 발상일지는 몰라도 바람직한 거죠.

텍스트 대형서점은 여유가 있으니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작은 서점이니만큼 수익도 생각해야 할 듯한데.

한상준 그건 작은 서점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유가 있어서라기보다 이용하는 고객들의 편의를 생각해서 배려해야 할 부분인 것이죠. 의자나 테이블을 없애고 책으로 그 자리를 채울 수도 있겠지만 우선 서점을 찾는 손님들이 편하게 책을 보셔야 저도 편하거든요.

텍스트 이해를 떠나 그렇게 고객 중심으로 운영하다보면 어려움이 많을 것 같은데.

한상준 사실 어려움이 없진 않습니다. 마음가짐과 경영이 일치해야 하니까요. 돈 주고 사보기를 꺼리는 양서들, 특히 인문학 서적을 만드는 소규모 출판사 얘기를 들으면서 이곳과 사정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양서 자체로는 생존을 보장할 수 없으니 팔릴 만한 책을 만들고 거기서 나오는 수익으로 좋은 책 만들고 하는 식으로 운영한다더군요.

그러니 마음가짐과 경영은 차원이 다를 수밖에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책이나 양서를 다양하게 갖춰서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편하게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좋아하는 책 위주로 작성하는 책 목록은 베스트셀러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남들이 본 책만 보는 쏠림 현상을 보일 때면 안타깝기도 합니다.

이 서점을 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지만 제 성향인 것 같아요. 저를 힘들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면서 삶의 한 방식으로 나타나는 제 성향인거죠. 사람들이 찾는 걸 쫓아가면 그리 어렵진 않을 텐데 그걸 마다하고 좋아하는 것만 하다보니까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있어요. 어쩔 수 없죠.

텍스트 베스트셀러와는 다른 책 목록이라 하셨는데 주로 취급하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그런 분야의 서적들을 취급하는 이유가 있다면.

한상준 베스트셀러가 없진 않습니다. 손님들이 찾으시니 준비해놔야죠. 보통 각종 매체의 신간 리뷰 등을 보면서 놓치는 책은 없는지 확인해보는데 리뷰만 보고 책을 주문하면 열 권 중에 한 권 정도는 실망하는 경우가 꼭 생깁니다. 그래서 책을 주문할 때는 제 개인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할 때가 많습니다.

소개하고 싶은 책들은 메모해 놓았다가 서점에 들여놓는 거죠. 특색이라면 대학로가 연극동네인 만큼 이곳에 들르는 연극인들을 생각해서 깊이 있는 연극 관련 서적들을 구비해놓는 것입니다. 연극하시는 분들이 자료삼아 볼 수 있으니까요.

사진 관련 서적은 제 관심 분야라서 많이 취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서적들을 인문학에 포함시켜놓고 있습니다. 서점을 찾는 손님들이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제가 권하는 책들이라 할 수 있죠.

텍스트 현 세대는 활자매체보다 영상매체에 더 밀착돼 있습니다. 책의 매력은 무엇에 있을지, 또는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한상준 인터넷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들은 깊이가 없는 얕은 지식인 경우가 꽤 많죠. 그게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고력을 요하고 꿈을 키워준다는 측면에서 활자, 인쇄 매체보다 나은 것은 없어요. 아무리 인터넷이 정보의 바다라지만 정보의 근간은 결국 책에서 나오는 겁니다. 책에서 접하는 삶과 현실, 세계에 대한 이해는 인터넷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어려움이 없진 않겠지만 활자 매체는 지속될 겁니다.

텍스트 책이 홀대를 받고 있는 시대입니다. 이에 대한 개선방안이 있을까요?

한상준 다양한 저변 확대가 어려워 푸대접을 받는 것 같아요. 이를 테면, 한 사람이 어떤 책을 읽을 때 그것이 두 명, 세 명으로 점차 확산된다면 그것이 곧 문화의 저력이 되는 거죠. 그런데 제도나 교육체계가 이를 가로 막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것이죠. 책을 편하게 대하고 탐독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논술교육만 봐도 그렇지 않잖아요. 자본주의의 폐해라고 할까요.

텍스트 최근 읽으신 책이 있다면, 또는 추천할 만한 책이 있다면?

한상준 지금은 개인적인 관심으로 김용옥 선생의 『요한복음 강해』을 읽고 있습니다. 강영숙의 『리나』도 읽었는데 특이한 소설이에요. 이곳에서 ‘독자와의 대화’시간을 가졌던 작품인데 술술 읽히지 않고 이따금씩 사유하게 하는 책입니다.

○ 연출가 김재엽 인터뷰

텍스트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는 '포스트 386 세대'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는 거 같습니다. 이런 작품을 기획하게 된 작의는 무엇인지요.

김재엽 대학을 졸업한지 10년이 지난, 90년대 학번들의 현재의 모습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 얘기이기도 하고요. 아직은 젊지만, 곧 기성세대의 모습을 띄게 될 우리 세대의 현재적인 모습을 돌아보면서 앞으로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다시 고민하고 싶었습니다. 여전히 젊기 때문에 분명히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의 책>은 그 고민의 첫 단추인 셈이지요.

텍스트 <오늘의 책>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셨습니다. 당시 서점이 문을 닫는 것을 보며 어떤 느낌이 드셨는지, 그 시대의 서점은 어떤 공간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작품을 구상하는 토대가 되셨을 것 같기도 한데요.

   
  ▲ 연출가 김재엽씨 (사진=이명옥 기자)
 
김재엽 문예계간지와 진보적 월간지 등을 받아볼 수 있는 중요한 담론들의 현장이었습니다. 또한 휴대폰, 호출기가 없던 시대의 중요한 만남의 공간이었지요. 서점에 붙은 메모판에 적힌 메모를 보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여전히 공동체적인 이상을 실현하는 것이 대학시절의 중요한 화두였습니다.

인문학적 내공이 높은 선배들을 만나 영향을 받았고, 실천적인 활동에 대한 고민을 모색하는 중요한 아지트였던 셈이죠. 그렇다고 서점에 가는 것이 비판적 지성만을 일깨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들만이 만들어가는 대안적인 문화가 있었고, 대학가에서 사랑받는 문학작품을 발견하는 기쁨도 있었습니다.

책에는 문화백수들이 놀 수 있는 재미가 충분히 넘쳤고요. 학교 다니던 내내 정신적인 터전이었던 서점이 졸업할 때가 되니 문을 닫는 상황이 된 거죠. 이미 청춘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현실적인 자본의 힘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고, 거기에서 비롯되는 무기력함에 큰 상처를 받았던 거 같습니다. 그러니 작품 속에서나마 <오늘의 책>을 다시 헌책방으로 부활시켜 놓았으니까요.

텍스트 공연장소로 이음아트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김재엽 대학로에 이러한 서점이 생겼다는 사실에 무척 고무되었습니다. 이음아트에서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오늘의 책> 공연을 하면서 무엇보다 감사했던 점은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여전히 세상에 대한 긴장감과 비판의식을 키워가고 있고, 또 소박하지만 자기 영역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이음아트>는 자본 없는 문화는 살아 숨 쉬지 못하는 것을 증명해주면서 낙후되어 가고 있는 대학로에 새로운 대안문화공간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서점을 꼭 지키고 싶습니다. <오늘의 책> 공연은 앞으로 <이음아트> 뿐만 아니라, 인문주의와 진보적 책읽기가 살아 숨 쉬는 어떠한 서점들과도 연대할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극장 연극과 헌책방을 비롯한 인문사회과학 서점과의 연대는 각 영역에서 비주류들의 연대를 통하여 문화와 자본과의 무질서한 주류적 연대에 대항하는 작은 균열을 일으킬 것입니다. 작지만 알찬 대안적인 네트워크를 꿈꾸고 있습니다.

텍스트 이 연극의 인물들은 세월이 지나면서 속물로 변하는데요. 인물들의 특성을 설정하게 된 계기와 그것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바가 궁금합니다. 재하, 현식, 광석이라는 이름도 귀에 익습니다.

김재엽 '청춘과 낭만과 정의로움'에 인생의 목적을 두었던 대학시절을 떠올리다가 우리가 그 시절을 벌써부터 추억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은연 중에 그 시절을 그리워하고, 또 그 시절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와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현재적인 시점에서 우리들의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내보고 싶었고, 거기에서 비롯된 인물들이 그 세 인물이었습니다. 거기에는 분명 제 자신이 분열된 형태로 드러나 있을 테고요. 또 실제 제 주변의 친구들과 선후배들의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각 인물들에 붙인 이름들도 애정이 담긴 증거겠지요.

텍스트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에서 책은 작품의 성격과 인물들의 현재를 함축하는 상징인 거 같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1990년대에서 현재로 오면서 변한 책의 위상이나 성격과도 무관하지 않을 텐데요. 이 작품에서 '책'은 어떤 의미입니까.

김재엽 당시의 대학가에 존재했던 인문사회과학 서점은 공동체적인 삶의 단단한 보루였습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에 와서 신자유주의적인 세계화 바람에 휩쓸려 대학조차 실용주의적인 자기 합리화에 끌려 다니게 되었고, 글과 삶을 일치시키려고 했던 이전 선배 세대들의 순수한 책읽기는 점차 자취를 감추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밤새워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며 밑줄을 긋고 메모를 남기고 문제의식을 토론하는 인문주의자들은 설 곳을 잃었고, 생일날 시집을 선물하면서 동지에 대한 사랑을 전했던 비판적인 지성들의 낭만조차도 자본주의적인 생존경쟁 앞에 사치스런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책'은 소박하고 순수한 인문주의적 지성과 감성의 표상으로 남았으면 합니다. 바로 삶 자체라고 볼 수 있겠죠.

텍스트 작품 속 인물들은 낀 세대의 초상입니다. 자전적인 이야기라 하셨는데 그 세대의 고충은 어떤 것이었을지 궁금합니다.

김재엽 포스트 386 세대들은 세상에 대한 투쟁에 대해서도 또한 세상에 대한 적응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없습니다. 80년 광주항쟁에 대한 원죄의식을 바탕으로 87년 민중항쟁의 승리감을 맛본 전설적인 386세대의 자신감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겠죠.

80년대 선배들의 눈에는 학생운동 흉내 내는 어설프고 유약한 후배들이었고, 91년 5월 투쟁을 직간접적으로 겪으면서 보수적인 기성세대의 눈에는 세상 좋아졌는데 데모나 하는 철없는 아이들 정도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결국 학생운동의 아성인 총학생회의 투쟁현장이 반공전시관으로 둔갑하는 철저한 몰락을 경험했고, 여전히 공동체적 이상과 개인적 현실 사이에서 자기중심을 잡지 못한 채 방황하면서 무기력해진 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텍스트 이 작품의 결말은 일종의 화해라고 봐도 될까요.

김재엽 무관심에 대한 반성이 가장 중요한 화두였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세상과 싸우고 또 서로를 끔찍이 사랑했다가 그 사랑이 변질되어 상처를 주고 아파하고 스스로를 소외시켰던 우리 세대의 개인들이 서로에 대해 무관심했던 기억들을 반성하고 다시 처음처럼 만날 수 있는 용기를 회복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만남 속에는 다시 현시대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차분한 시선이 감지되었으면 합니다. 물론 <오늘의 책> 작품 속에서 그러한 바람들이 성공적으로 표현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해결하지 못하는 고민들이 많습니다. 다만 어떤 연극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화두만이라도 소중히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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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가을산 > [펌] 의회 장악한 미 민주당 "제약업계 손 보겠다"

출처: 오마이뉴스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372689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네요.

 

의회 장악한 미 민주당 "제약업계 손 보겠다"
 민경진(jean) 기자   
미국 제약 업계가 떨고 있다. 중간 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민주당 핵심 의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제약 업계를 손 보겠다고 벼르고 있기 때문.

선거 종료 후 100시간 내에 주요 개혁과제를 총 망라해 제시하겠다고 공언한 민주당은, 공화당이 입안한 주요 의료정책을 원점으로 되돌려 놓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고 있다.

연금재단측 로비그룹인 AARP의 존 로더 정책국장은 "제약업계의 유명기업들이 그 동안 공화당 쪽에 줄을 서 왔기 때문에 민주당 지배 하의 의회에서 집중적인 추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민주당이 공화당 지배하의 의회가 통과시킨 의료법안 중 대표적인 악법으로 꼽고 있는 것은 의료법 D항.

이 법안은 구매액이 연간 300억달러로 추정되는 약에 대해 연방정부가 제약업체와 구매협상을 직접 하지 못하도록 하는 대신, 민간의 제 3자가 이 역할을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은 연방정부가 제약업체와 직접 약값 협상을 할 수 있도록 이 법안을 개정하기를 원하고 있다. <파이내셜 타임즈>는 이런 조치로 일부에서는 향후 10여년에 걸쳐 약 1900억달러에 달하는 약 구매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 법안의 개정안을 내 놓는다 해도 부시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법안은 결국 무산되고 만다. 부시 행정부는 의료법 D항을 임기 중 이룬 가장 큰 치적 중 하나로 여기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그래서 민주당이 당장의 법개정을 추진하는 대신 2009년까지 청문회와 각종 위원회 등의 수단을 동원해 제약업계의 횡포를 대대적으로 까발리는 압박전술을 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제약업계의 이해를 대변하는 로비그룹인 'PhRMA'측은 "의료법 D항이 제약업계의 가격경쟁을 유도하고 연방정부의 약가개입을 방지해 환자의 약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권을 보장한다"며 법안개정에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연간 약 600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제약시장의 47%를 점하는 최대의 시장이어서 미국 민주당의 의료법안 재개정 움직임은 한국의 약가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한미FTA 협상에서 약가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개입을 주장하는 한국 정부의 입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여 향후 협상의 추이가 어떻게 변화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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