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드팀전 > 노동운동이란 말이 사실 두렵지?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 우리시대의 논리 2
하종강 지음 / 후마니타스 / 200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회사에 노조가 생긴 건 내가 입사하던 바로 그해였다.경영진 퇴진 운동이 자연스럽게 노조 결성으로 이어졌다. 정확한 내막을 알지는 못하지만 회사 내 권력투쟁이 노조 성립에 도움이 되었다는게 중론이다.당시 경영진에 반대하던 중간 간부들이 전부 노조 출범식 때 뒤에 서서 묵묵히 힘을 싣었다.하지만 낭만적인 광경은 아니었다.결국 그들은 그들의 정치적 목적에 도움이 되기에 노조 설립을 지원한 거였기 때문이다.

이후 노조는 노사교섭형 연성노조로 흘러갔다.일단 가장 큰 이유는 조합원들의 노동자 의식 부재때문이다.언젠가 노조위원장이 총회에서 '파업동력'의 확충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내 식으로 이해하면 우리 조합원들은 먹고 살만다하보니 파업 의지가 없다는 뜻이다.이건 노조에 있어서 치명적이다.도대체 파업동력이 부족한 노조가 회사와 어떤 무기를 가지고 싸운단 말인가? 전쟁터에 나간다고 하면서 총알은 두고 총만 들고 나가는 셈이다.재작년인가 노조 대의원할 때 노조에 가서 좀 강성 발언을 했다.그랬더니 일부 조합원들은 "에이 그래도 그렇게 까지는.." 대략 이런 식의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이 사무직 노동자들의 의식 속에는 '파업'은 현대 자동차나 대우조선 같은 블루 칼러 들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듯 하다.한마디로 말하면 자신이 스스로 노동자임을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그렇다면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어디에 두는가? 그들의 정체성은 쪽팔리게도 '회사원''근로자' ....뭐 이런 것이다.화물연대 노조가 파업을 하면 이들은 지독히도 욕을 한다.국가 경제를 걱정하며...반면에 우리 회사의 임금문제가 나오면 얼굴 벌게진다.노조의 연대성,노동자 의식...이거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그렇다면 왜 노조에 가입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노조를 통해 입금을 올려받을 수 있고 사내 복지등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맞는 말이다.하지만 거기에만 머물고 마는 것이 문제다. 지독하게 사적이고 이기주의적인 노조가 되어버린다.

개인적으로 이런 부분이 참 답답했다.너무도 당당하게 기업별 이기적 노조를 외치는 선후배들을 보며....그래서 지난 달에 노조사무실이 슬쩍 들러서 위원장 한테 그런 말을 했다. "위원장님...거 우리 노조는 노동자 정치교육 좀 해야되는 거 아니가요.... 교육 프로그램 좀 한번 잡으심이 어떨까요?"  위원장은 빙긋 웃으며 "그러게요..그것도 다 해야되는 일인데....휴"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의 저자 하종강 소장은 우리 회사에 한번 초대하고 싶은 강사이다.물론 이미 그는 노동문제 관련 강사로서 이 바닥에서는 명성이 높다.그의 책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은 그가 여러 강연에서 쓴 글,여기 저기 잡지에 올린 글,방송용 글등을 묶어서 낸 책이다.그러므로 이 책에서 무슨 대단한 이론이나  노동관련된 정치원리등을 찾으려면 헛수고이다.이 책은 이론과 논리를 떠나 가슴에 이야기를 하고 있다.하종강은 화려한(?) 현실 참여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노동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속시원하게 이야기한다.최근에 그의 홈페이지에 남긴 나의 글을 보고 그가 내 서재에 잠시 들렀나보다.그의 댓글의 요지는 이랬다. "책을 많이 보시는 분인 듯 합니다.제가 오래전 부터 보고 싶었던 책들도 많네요.책을 많이 보시는 분들께 제 책은 별로였을 겁니다."  다시 댓글을 달진 않았지만 내겐 절대 그렇지 않았다.물론 이것보다 더 어려운 노동문제 관련 책을 본 적도 있지만 각기 해야 하는 몫이 다른 것이다.내게 이 책은 아주 훌륭했다.저자는 책 서문에서 이 책이 노동 운동하면 '노'랗게 질리는 사람들을 겨냥했다고 밝힌다.다른 말로 하면 노동운동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해소하고픈 것이 하소장이 이 책을 쓴 목적이다.그리고 그 목적에만 한정한다면 이 책은 좋은 책이다.

먼저 노동운동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하소장의 말은 가려운 곳을 살살 긁어준다.노동운동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여러부류다.몇 가지만 떠올려보면 이런 식이다..'노조는 그저 자신들의 이익만 쫓지 전체를 보지 않는다.이러다간 다 망한다.' '노동운동 하는 놈들은 다 빨갱이다' '대기업 직원들은 돈도 많이 받으면서 더 받으려고 저런 짓한다.' '국가간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데 주 5일제냐' '공무원들 복지부동이나 하는 주제에 무슨 노조는 노조' '공직에 있는 사람이 노조같은 거하면 나라가 어떻게 되냐'...등등 그 외에도 노동자 개인의 인품을 문제삼는 것,노조 내의 정치적 갈등을 문제 삼는 것,노조의 내부비리를 보고 '봐라 결국 너희들도 똑같지' 하는 것......찾으려면 수도 없다.이렇게 노동운동에 색안경 끼고 보는 분들의 대부분은 '중도주의자'라고 자임한다.또는 '합리주의자'라고 스스로 믿는다.그런데 그들은 우리 기업이 노조를 얼마나 비인간적으로 탄압하는지,파견 용역직 직원이 얼마받고 일하는지 건물 몇 채 갖고 오만가지 사치를 일삼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문제 삼지 않는다.또한 우리의 교육이 얼마나 오랜시간 '반노동적'기치를 학생들에게 심어왔는지도 알지 못한다.그들은 자신의 생각이라 믿으며 '조선일보의 생각을...'당당하게 밝힌다.

저자는 대기업 노조의 사익화에 대한 일반의 비판에 대해 다른 잣대를 들이댄다.실제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도 없으면서 모든 노조활동에 딴지를 걸고픈 사람들은 대기업 노조가 비정규직을 외면한다고 비난한다.대통령까지 나서서 그러는 마당이니 오죽하겠는가.하소장은 이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으로 노동문제의 어젠더를 돌리는 전술이라고 말한다.대기업 노조가 물론 비정규직 보다는 나은 환경에 있다.하지만 그들 역시 대자본 앞에서는 일개 힘없는 노동자일 뿐이다.대자본과 권력을 향해야 할 화살을 그 쪽으로 돌리는 비겁한 전술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공무원 노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설령 그들이 가장 안정적인 직장인이고 또한 복지부동으로 사람들의 원성을 사더라도 그들 역시 노동자이고 당연히 노조를 결성할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너무나 지당한 말이라 따로 더 할 말이 없다.)

우리나라의 노조 결성률은 10%를 조금 넘는다.국내 최고 그룹이라는 곳은 당연한 노동자의 권리인 노조 존립 자체를 부정하면서 그걸 자랑스럽게 '무노조경영'이라고 으스댄다.또한 보수언론은 틈만나면 기업편에 서서 노조가 나라를 망친다고 짖는다.이에 현혹된 사람들은 자신이 노동자임에도 또는 자신의 부모가 노동자임에도 의식은 사용자편에서 자기를 규정한다.어줍지 않은 중용주의와 무관심이 원인이다.이렇게 한쪽으로 치우친 사회에서 중간은 진정한 중간을 의미하지 않는다.오히려 신영복 교수님 말처럼 '당파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다.하종강 소장이 말하는 것도 그것이다.하소장은 노동운동하는데 이론과 논리를 다 떠나서 '고전적 의미의 휴머니즘' 하나만으로 노동운동을 지지할 토대가 된다고 말한다. 결국 '머리로의 이해'가 아닌 '가슴으로의 공감' 이 현실의 노동운동에는 더욱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시민운동과 노동운동의 미묘한 갈등(?) 양상을 묘사한 장이 있다.이 책의 제목에도 그 우선을 점하고자 하는 바가 슬쩍 보이기도 한다.<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물론 여러가지 장애물과 자본의 억압에도 노동운동에 대한 낙관적 마음을 읽을 수도 있다.다른 면에서 보면 계급성에 바탕을 둔 노동운동만이 사회 변혁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담겨있다.나는 이 지점에서 왔다 갔다 한다.굳이 부등호의 방향을 정하라고 한다면 후자쪽이다.하지만 시민운동이 가진 대중성과 이루어 놓은 정치력은 분명히 사회진보를 앞당길 수 있는 요인들이 많다.이것이 반대로 노동운동을 결집하는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개인적으로 이 문제를 크게 논할 만한 능력은 못된다.다만 바람이 있다면 노동운동이 시민운동이 대중 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 처럼 더 깊이 뿌리 내릴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한다.우선 우리나라에 노조 조직율이 조금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또한 노동문제에 대한 일반인의 시각이 조금 더 너그러워졌으면 좋겠다. 그 모든 책임이 현장노동자나 민주노총에 있지만은 않다. 일상 영역에서 부딪히는 사람들을 함께 고민해 나가야만 조금이라도 그 길이 앞당겨질 것이다.노동운동이 최전선은 파업 현장이며 각 사업장이겠으나 그 근간은 일상에서의 끊임없는 각성이다.하종강 소장은 아마도 그런 일을 앞서서 하는 사람일게다...

사족) 이 책 후기쯤에 해당하는 하종강 소장의 개인사는 그의 활동이 한 사람의 진정성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믿게 한다. 부채감이라는 말....정의로운 역사를 위해 쓰러져간 사람들 앞에 우리는 분명 부채감이란걸 가져야 한다.설령 그와 일면식이 없어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딸기 > 알라디너 여러분, 요것 좀 보세요~~


이너넷 까페가 아니고 진짜 까페입니다.

허브차 파는 곳인데요,


경희궁의아침 아파트 뒤편에 있어요. 지도를 누가 그렸는지 무쟈게 못 그렸네요
실제로는 저렇게 복잡하지 않거든요

여기 가서 '딸기 소개로 왔다'고 하면 잘 해줄 거예요.

실은 제 동생이 여기 사장님이거든요. 며칠전 개업...

광화문에서 약속 있으신 분들, 애용해주십쇼. 꾸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balmas > 한국만 세계 에너지 위기 정세와 무관? 에너지 전쟁과 한미FTA

 

 

한국만 세계 에너지 위기 정세와 무관?
[기고] 에너지 전쟁과 한미FTA
송유나(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최근 유가가 급속도로 뛰고 있으며, 에너지 고갈과 이에 따른 수급 문제에 대한 두려움이 현실화되고 있는 시점이다.

“주요국의 에너지 자원 확보 경쟁은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을 이룬데다 에너지 자원이 중동과 러시아 등 지역적으로 편재되고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이처럼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강대국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군사력도 하나의 수단으로 동원될 소지가 있다.”

“중동의 불안으로 자원부국인 러시아의 위상이 매우 높아졌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매장량이 세계 1위로 26%를 차지하며, 6.1%로 석유 매장량 6위의 국가이다. 과거에는 핵무기로 세계를 지배했다면 이제는 에너지 자원이 무기이다.” 지난 3월 산자부 자원실장과 러시아 상무관의 발언이다. 에너지에 대한 위기감이 충분히 느껴지는 내용이다.

물 역시 마찬가지이다. 세계 31개국이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하였고, 10억이 넘는 사람들이 깨끗한 물로부터 소외받고 있으며 30억 명의 인구가 하수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위기 사태에 대해 심각할 정도로 무지하다. 유가가 급등하고, 천연가스 확보를 위한 치열한 전장이 지속되며, 물을 둘러싼 위기적 징후가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음에도 한국사회는 천하태평인 듯이 보인다. 더욱이 물과 에너지를 더욱 심각한 위기로 빠뜨리고야 말 한미FTA가 추진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한국은 석유 사용량 세계 6위이며 수입량으로는 세계 4위이지만 자주개발 수준은 3%에 불과하다. 중동에 대한 원유의존도가 80%를 넘어서고 있으며, 천연가스는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실로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의 최선두를 달리고 있다 할 것이다. 물이야 자급자족하고 있다고 안위할 수 있지만 한국사회 공급위주의 개발정책은 국토를 유린하면서 수자원을 철저히 오염시켜왔다.

현재 전 세계는 에너지 안보와 주권, 에너지를 둘러싼 전쟁을 불사하고도 남을 만한 정세이다. 유럽 각국은 자국의 에너지 산업을 지키기 위해 에너지 산업 사유화와 개방이라는 유로 디렉티브에 전면적으로 역행하는 재국유화 조치를 속속 시행하고 있다. 개방과 사유화를 선도하는 미국조차도 에너지와 국가기간산업에 대해 외국인 투자 지분을 제한하는 엑슨-폴라리오법을 가동 중에 있다.

중남미 좌파 정권은 미국과 서구 사회에 헐값으로 넘기던 에너지 공급 구조를 깨고 중남미의 연대를 통한 자립, 에너지 빈국에 대한 지원과 상호협력을 통해 새로운 대안 모색의 길을 가고 있다. 그러나 오로지 한국 사회만이 FTA와 같은 경제적 정치적 식민지화를 위한 자발적 개방의 길을 가고 있을 따름이다.

한국사회가 공기업 사유화를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반해 에너지 기업의 재국유화 혹은 국가차원의 관리 전략이 지배적이다. 러시아는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를 통해 러시아 최대 석유 사기업인 유코스의 주요 생산부문을 인수하였고, 천연가스 국영 기업인 가즈프롬 역시 사기업을 인수하였다. 심지어 국영 무기 회사 로소보로넥스포트를 통해 자동차 산업에까지 개입하였으며, 항공 산업으로 진출하기에 이르렀다. 푸틴은 항공기 제조업체 이르쿠트의 알렉세이 표도로프 회장을 신설될 항공지주회사 유나이티드 에어크래프트 대표로 지명했다.

그런데 이 유나이티드 에어크레프트는 산하에 7개 항공기 및 부품 제조업체를 거느리는 지주회사이다. 회사 지분의 75% 역시 국가 소유로 항공제조 산업이 사실상 정부 통제 아래 놓이게 되었다. 항공운항 분야에서도 국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를 통해 장악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하한 러시아 유코스와 가스프롬 등 국유화 조치로 인해 빚어진 에너지 사태는 유럽 전역을 긴장하게 하였다. 사실 푸틴이 우크라이나로 통하는 가스관을 봉쇄하고 천연가스 가격을 2배 이상 올리겠다고 한 것은 친미로 돌아서는 구소련 국가에 대한 일종의 응징이라 할 수 있다. 이 사태로 인해 더욱 긴장한 것이 바로 유럽이다. 2020년이면 유럽 에너지 소비 중 러시아 천연가스 비중이 62%에 이를 전망으로, 유럽은 서러시아의 천연가스에 철저히 의존하고 있으며, 유럽 전역은 마치 거미줄과 같이 천연가스 배관망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지역이다. 올 1월 29일 열렸던 스위스 다보스 세계 경제 포럼에서도 에너지 문제는 핵심 사안이었다.

급기야 3월에는 프랑스와 스페인, 폴란드가 자국의 에너지기업에 대한 외국 기업의 인수합병을 시도하여 국가가 개입하는 사태가 이어졌다. 물론 EU 집행위원회는 개방에 역행하는 이들 국가에 경고장을 보냈고, 신자유주의의 첨병 국가인 영국은 “속좁은 애국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소를 보내었다. 그러나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영국조차도 러시아의 가즈프롬이 영국의 센트리카를 인수하고자 하자, 국가가 개입하는 새로운 법안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원래 EU는 2007년까지 가스와 전력 시장을 완전 자유화하고자 하였다. 이것이 소위 EU 디렉티브이다. 그런데 2월에 독일 최대 전력회사인 EON이 스페인 에너지 기업인 엔데사에 대한 공개매수를 시도하자, 스페인은 “자국 에너지산업 관련 기업에 대해 10% 이상의 주식을 매입하는 경우 모든 과정을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고 이로 인해 사실상 EON의 엔데사 매입은 중지되었다. 연이어 3월, 이탈리아의 전력회사 에넬이 프랑스의 수에즈를 인수 합병하려 하였다. 이에 프랑스 총리가 직접 나서서 프랑스의 가스공사인 GDF 를 통해 수에즈를 합병하고 말았다.

이러한 정세에서 EU 집행위원회는 25개 회원국들 중 에너지 산업 개방이 지연되고 있는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 그리스 등 17개 회원국에 28개의 위반사례에 대해 일제히 경고 서한을 보낸 바 있다. 그런데도 유럽연합 에너지 장관들은 3월 14일 전기와 가스 등 에너지 시장에서 보호무역 장벽을 없애기 위해 에너지 규제권한을 부여해달라는 EU 집행위원회의 제안을 거부하였다.

영국 에너지장관인 말콤 윅스는 브뤼셀에서 열린 3월 14일 에너지 장관 회의에서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개별 회원국이 스스로의 에너지 정책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프랑스 역시 유럽 차원의 에너지 규제기구 신설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발표하였다. 이에 EU 집행위원장은 개별 회원국의 독점을 허물고 경쟁 보장을 위해 범유럽 차원의 에너지 규제 기구를 설립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 에너지 안보 공동대응 전략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에너지 장관들은 새 EU의 에너지 정책이 회원국 주권을 존중해야 하며, 각국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공동성명서를 채택하여 EU 집행위원회의 제안을 거절하였다. (국민일보 3월 15일자 기사 참조)

더욱이 중남미의 에너지 동맹은 더욱 흥미롭다.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좌파 정권들은 자체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과 가격을 통제하는 페트로수르 계획을 입안하였다. 볼리비아는 미국과 서구 자본주의에 종속되어 헐값에 에너지를 넘기던 관행을 깨고 향후 5년 안에 에너지 독립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2월 4일 전격적으로 발표하였으며 남미의 1,2위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국인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 그리고 주요한 소비국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 4개국은 에너지 연대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잇는 천연가스관을 건설할 예정이며,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는 미국의 정유시설까지도 폐쇄할 의사를 밝히면서 오히려 중남미 개발도상국들에게 원유를 시장가격 이하로 공급하는 에너지동맹 즉 페트로 카리브를 가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듯 에너지를 둘러싼 국제적 정세는 역동적이며 위험하다. 그러나 한국사회만이 이러한 에너지 위기 정세와 전혀 무관하다. 발전 산업의 분할 매각에 반대하였던 노동자들을 꺾고 분할을 감행하였지만, 그 결과는 잦은 고장과 대규모 정전사태의 발생이었다. 가스 직도입은 현재 가스의 안정적인 공급 자체를 불길하게 만들고 있다. 사유화의 중단을 요구하는 정당한 요구를 묵살한 채 이제는 결국 한미 FTA를 통해 에너지 산업을 내어주겠다고 한다.

송유나 님은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사무처장으로 일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balmas > [퍼온글] 함께 책읽기 일정-인권운동사랑방

함께 책읽기 일정


안녕하세요. 인권운동연구소의 류은숙입니다. 이 메일은 인권운동연구소 강좌에 참여하셨던 분들에게 보내는 메일입니다.


사회권 강좌를 마치면서 후속으로 함께 책읽기 모임을 한다고 말씀드린바 있습니다.

애초에 6월 13일부터라고 했으나 이런저런 일로 바쁘다 보니 광고를 내보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기말고사 기간이라 하고, 제가 번역할 시간도 필요하고 해서 이런 저런 이유로 확 2주 미루고, 그대신 휴식주 없애고 좀 빡빡하지만 5주로 끝내려 합니다. 읽기에 좀 부담이 되는 분량이겠지만 더 더워지는 8월까지 끄는 것보다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을 듯 해서요. 아래 일정을 참고하시고 많이들 신청해주시길 바랍니다. 신청은 soom03@hanmail.net 으로 메일을 ?! 립뼉笭챰? 바랍니다. 신청을 하셔야 읽을 교재를 미리 파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교재:

[인권:이론과 실천, 마이클 프리먼, 아르케, 2005] 각자 구입

[Socialist Concept of Human Rights, Imre Szabo 외, Budapest 1966] 번역 발췌본 제공

[반인권론, 슬라보에 지젝, 창작과 비평 2006 여름] 각자 구입

[Human Rights in Liberal, socialist, and Third world Perspective, Adamantia Polls, 1992] 번역 발췌본 제공


1주: 6월 27일(화) 저녁 7시 30분 인권운동사랑방 4층

2주: 7월 4일(화)

3주: 7월 11일(화)

4주: 7월 18일(화)

5주: 7월 25일(화)


참가비: 회당 5천원(단, 현재 소득이 없으신 분은 그냥 오셔도 됩니다)


<1주: 6월 27일>

시민의 권리 이론과 역사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Imre Szabo)

Ⅰ. 시민의 권리 이론의 형성

        1. 시민의 권리 선포의 사회적 기능과 형태

        2. 인권과 시민의 권리간의 차이

        3. 평등, 자유, 그리고 시민의 권리

        4. 개인의 권리

        5. 시민의 의무


Ⅱ. 시민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사회주의 이론

        1. 사회주의 국가에서의 시민의 권리와 의무의 성격

        2. 시민의 권리와 의무의 법적 성격

        3. 다양한 법률 체계와 시민의 권리 의무의 관계

        4. 시민의 권리와 의무의 체계


<2주: 7월 4일>

시민의 권리와 자연법 이론(Zoltan Peteri)

        1. 도입

        2. 시민의 권리 출현의 역사적 전례

        3. 시민권 또는 인권의 사상; 17, 18세기의 자연법 이론

        4. 시민의 권리 개념을 성문법으로 제도화하는 이행에서의 자연법의 역할

        5. 자연법의 시민권 개념에 대한 제국주의의 영향

        6. 요약


마이클 프리먼 제 2장; 자연권의 흥망

        1. 왜 인권의 역사를 말하는가?

        2. 권리와 폭군: 고대의 권리개념

        3. 정의와 권리: 중세의 권리개념

        4. 근대의 자연권

        5. 혁명의 시대

        6. 자연권의 쇠퇴


<3주: 7월 11일>

시민권 이론 전개의 사회요인들(Kalman Kulcsar)

        1. 시민권과 사회적 현실

        2. 봉건부의에서 자본주의로의 이행기; 시민권 전개에 대한 그것의 영향

        3. 시민권의 문제와 사법적 실천

        4. 20세기 시민권 내용의 변형

        5. 부르주아 국가에서 경제사회적 권리의 등장

        6. 시민권 전개의 정치적 요인


마이클 프리먼 제3장 1945년 이후: 권리의 새시대

        1. 유엔과 인권의 부활

        2. 세계인권선언

        3. 이론에서 실천으로(냉전/냉전이후)

        4. 소결


<4주: 7월 18일>

시민의 평등과 법 앞에 평등(Jozsef halasz)

        1. 시민의 평등 법 앞에 평등 개념에 관하여

        2. 부르주아 혁명 시대의 권리의 평등과 법 앞의 평등

        3. 부르주아 헌법에서의 법앞의 평등과 권리의 평등의 규율

        4. 식민지 억압으로부터 해방된 국가들에서의 시민 평등의 헌법제정

        5. 사회주의적 시민 평등 개념과 내용

        6. 사회주의 헌법에서 시민의 평등을 규율하는 문제


경제, 사회, 문화적 권리(lajos Lorincz)

        1. 부르주아 헌법과 법률에서의 경제, 사회, 문화적 권리

        2. 사회주의 헌법에서의 경제, 사회, 문화적 권리

        3. 사회주의 헌법에서의 경제, 사회, 문화적 권리의 체계; 그 이행의 수단


시민의 자유(Peter Schmidt)

        1. 기본적 시민권 체제에서의 자유

        2. 시민적 자유의 부르주아 이론

        3. 사회주의적 자유이론의 전개와 그것의 헌법 제정

        4. 사회주의적 자유의 내용과 그것의 헌법 체계


<5주: 7월 25일>

마이클 프리먼 제9장: 21세기의 인권

        1. 역사로부터 배우기

        2. 인권에 대한 비난

        3. 개입의 문제

        4. 마치며

슬라보예 지젝; 반인권론(Against Human Rights)

아다만시아 폴스; 자유주의, 사회주의, 3세계 관점에서의 인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바람구두 > [세계지성대담] 피에르 부르디외/ 세계화 뒤켠엔 '세계지배'

[세계지성대담] 피에르 부르디외/ 세계화 뒤켠엔 '세계지배'

때 : 2000년 1월26일

곳 : 파리 콜레주 드 프랑스

피에르 부르디외는 1930년생으로 프랑스의 명문 고등사범학교(대학)에서 철학과 사회학을 전공했다. 현재 파리 사회과학대학원(EHESS)과 프랑스 최고 학술기관인 콜레주 드 프랑스의 사회학 교수이며, 유럽사회학연구소를 창설해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르디외 사회학'의 명성은 “과학의 주방에는 들어가지 않는다”는 학문의 비밀주의를 깨고 자신의 이론 수립 과정까지도 밝히는 특수한 방법론에서 비롯된 바 크다. 그는 또 10년 전 현실사회운동에 참여하지 않았던 기존의 태도를 공개반성한 이후 다양한 사회운동을 이끌거나 참여하고 있다.

정성배=현재 인류 앞에 제기되고 있는 기본문제는 세계화에 대한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므로 먼저 세계화의 이데올로기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부르디외=세계화라는 말 자체가 매우 모호하여 지성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위험한 말이다. 일종의 통일, 평화적 통합이라는 뜻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망각되고 있는 것은, 통합이란 흔히 지배조건이라는 사실이다. 유사한 예는 유럽역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12세기의 프랑스나 영국 등 유럽대국의 탄생은 지배의 조건이 충족된 탓이다. 통일을 수행한 사람들이 국가를 창건하고 민족을 통합함으로써 권력을 부여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성직자·귀족 등이 이들 권력자였다. 그러므로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통일이 반드시 조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옛날에 국가 차원에서 일어났던 일이 지금 세계 차원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즉 시장, 특히 금융·문화시장의 통일과 함께 관세장벽 등 모든 장벽의 해체가 진행중이다. 그리고 신통신기술에 의하여 가능하게 된 통신의 가속화 등이 중요한 현상으로 부각하고 있다.

이것은 세계가 통일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인데 이러한 세계통일은 몇몇 경제금융 강대국에 의한 세계지배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기독교의 교파통합인 것 같은 환상 때문에 세계화의 제국주의, 즉 현재 미국이 지배하고 있는 `소수금융가 인터내셔널'의 제국주의적 지배에 대한 강요가 가리워져 버린다. 여기에는 두 가지 요점이 있는데 이것이 함께 파악되어야 한다. 첫째, 세계화 이데올로기는 지배욕이 그 통일 속에 은폐되어 있었으며 둘째, 지배는 역설적으로 통일의 조건이라는 것을 다들 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유주의 철학은 국경해소를 요구하고 국가의 약화, 관세장벽 인하, 자본의 자유유통 및 외국투자 장애물의 전면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세계화의 옹호자들에게는 국가가 방해물이다. 국가는 경제개혁과 국내시장의 발달을 도모하여 자립경제정책을 지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들은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를 막으려 하나 단 지배자 미국의 보호주의는 예외다. 미국이 보호주의를 시행한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이데올로기는 채무국들을 규탄하는데 미국이야말로 지구상 최대의 채무국이다. 그렇다면 피지배국을 위한 기준이 따로 있고 지배국을 위한 기준이 따로 있다는 의문이 생긴다. 자유주의철학의 모순은 그것이 한편으로는 일방통행 격이라는 것(피지배국은 자유주의국가로, 지배국은 보호주의국가로)과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이 가져온 가시적 결과가 엄청난 경제력 집중이라는 점이다. 자유주의 경제체제란 신고전파이론이 말하는 평등한 경제인간의 순수하고 완전한 경쟁이 아니라 극소수 기업간의 경쟁인 것이다.

정=세계화의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일종의 유일사상이 되어있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의 출현을 기대할 수 있는가?

부르디외=신자유주의 옹호자들은 그들만이 진리의 독점적 보유자인 것처럼 자처한다. 공산주의 체제의 붕괴 이후 그들의 독점적인 인상은 극도에 달했다. 마치 대안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예언자적·종말론적 큰 모델들 때문에 너무나 많은 고통을 받았으므로 그런 것과 조금이라도 흡사한 것을 제안할 의향은 없다. 그러나 현재 국제적 집단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연구는 아직 암중모색이고, 모순이 많고 어려움도 많다. 연구비 부족도 문제다. 공동연구를 위해서는 국제학술회의도 필요하다. 주지하다시피 자유주의 모델이 유일사상처럼 보이는 이유는 1930년대부터 두뇌집단(싱크탱크), 연구그룹들이 구성되어 부단하고 체계적인 노력을 해온 덕분이다. 미 중앙정보국(CIA)이나 사설기금의 지원이 흔히 있었다. 역사가 케이스 디슨은 데처와 블레어의 신자유주의 사상에 관하여 책을 썼는데 여기에서도 신자유주의 사상을 형성하기 위해서 그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 이에 대항하는 쪽은 이들에 비해 물질적 수단이 약하다.

그러나 간단히 말해서 우리 쪽에도 많은 것이 있다. `시민지원을 위한 금융거래 과세실현행동'(아탁·ATTAC), 시애틀 현상…, 그리고 현재 하나의 국제정치의식이 형성중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령 프랑스의 사회운동가들은 한국의 상황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또 현재 우리 주변에는 노조협회 등으로 구성된 유럽차원의 그룹이 있으며 차차 일종의 인터내셔널이 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브뤼셀에서 국제사회운동 총회를 열어 행동원칙과 전략을 채택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서방선진7개국(G7) 속에 들어가 있는 나라이지만 현재 세계화에 대한 저항이 대단히 강하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영국의 블레어 수상도 집권 이후 신뢰도가 12% 떨어졌다. 남미에서도 대중이 크게 동원되고 있다. 우리는 아시아의 사회운동 단체와도 연락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잠재적 세력을 국제비판운동 세력으로 본격적으로 조직해야 한다(신자유주의의 힘의 하나는 이를 바로 `사회주의자'들이 적용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것은 신자유주의의 보충적 힘이 되며 저항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데 공헌한다).

정=미디어와 문화라는 관점에서 볼 때 우리가 현재 위협받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부르디외=위험은 포장이 점점 내용물을 지배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책, 영화, 기타 여러 가지 문화산물의 전달을 지배하는 거대기업들이 생산을 지배하는 것이다. 모든 지식인, 연구가, 예술가들의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그들의 작품이 밖으로 전달되지 않을 때 과연 얼마 동안이나 견디어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현대 한국 영화가 국제적으로 존재하는 이유는 아직까지 파리에 외국영화 수용시설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역사적인 이유 때문이다. 파리는 문화적 국제주의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 국제주의 기능은 점점 위협을 받고 있다. 파리는 끝났다, 파리는 죽었다 하는 소리가 무성하다. 만약 파리가 정말로 죽는다면 한국, 터키, 인도영화의 수용시설도 없어져 버린다. 또 국제작가로서 보편성 있는 작품을 쓰는 사람은 그들의 작품을 낼 출판사를 찾을 수 없게될 위험이 있다. 다시 말하면, 아방가르드 문화의 기초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정=국가의 미래는 무엇이며, 세계화에 저항함에 있어 국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가?

부르디외=오늘날 스무살이 된 사람이 국제주의자가 아니라면 장차 비싼 값을 치를 것이다. 국제주의자가 되고 모든 비판적 사회운동과 연대한다는 것은 자신이 생존하기 위해서, 또 나아가 아주 중요한 것들―문화, 문학, 과학 등―을 생존시키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세이다. 인류는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 왜냐하면 국제세력으로써만 통제 가능한 눈먼 국제세력이 있기 때문이다. 가끔 나에게 어째서 몇 년 전부터 그렇게까지 깊이 사회운동에 참여하는가 라고 사람들이 묻는다. 나는 사실은 항상 참여해왔다. 그러나 내가 학자의 전통적인 역할에서 빠져나와 정치 현장에서 나의 입장을 밝히는 이유는, 상황이 중대하고 우리들 연구가들이 일반 사람들보다 많은 것을 이해하고 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주식시장의 위기는 예견하지 못해도 세상의 큰 경향은 잘 알고 있으며, 따라서 우리는 미래에 대한 일종의 육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침묵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람들은 경제제일주의라는 이름으로 현재 세계에서 시행되고 있는 정책의 결과를 언젠가는 발견할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사람들에게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장차 비싼 값을 치를 것이라고 어찌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가령 국가의 파괴문제를 보자. 나는 국가가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국가란 극히 중요한 여러 가지 기능과 과정을 통제할 수 있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희귀한 무기 중의 하나다. 특히 일반이익과 공공서비스 분야에 관해 그러하다. 나는 초국가 또는 세계국가 창립을 전적으로 찬성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유토피아다. 그렇지만 토빈세의 실행은 세계국가로 일보전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케인즈는 세계은행 창설을 주창했는데 이것도 세계국가를 향해 가는 길이다. 그러나 이것도 아직 유토피아다. 그렇다면 이 세계국가가 탄생할 때까지는 부자의 수입을 빈자를 위해 합리적으로 재분배하는 유일한 수단은 국가이다. 그때까지는 국민의 경제와 문화에의 접근 기회를 평등화할 수 있는 수단은 국가밖에 없다. 그러므로 국가가 필요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여하튼 한가지 확실한 것은 국가 파괴의 결과는 20년 뒤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가령 20년 뒤에는 도시의 오염 때문에 암환자의 수가 늘어났다는 말을 들을 것이다. 나는 의사들이 왜 지금 이런 말을 하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최근 들어 오염 탓에 어린이 천식환자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하기 시작한다). 또 난폭한 경제발전의 사회적 결과문제도 있다. 빈곤과 범죄의 연관성은 밝혀져 있다. 통계학적으로 볼 때에 범죄,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등은 빈곤과 연관이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유일한 대책은 형무소이다. 이것은 미국식 해결방법이라 할 수 있는데 사실 미국은 형무소 분야에 있어서도 리더격이다. 전체 인구 중 감옥에 간 사람의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그러나 형무소는 폭력을 낳는다. 내가 `폭력보존법칙'이라 부르는 것의 적용케이스다. 즉 유년기에 폭력을 당한 사람이나, 직장 등에서 폭력을 당한 사람은 그 폭력을 다른 이에게 `갚는다'. 불행히도 폭력은 상실되지 않는 것이다. <끝>

출처 : http://www.hani.co.kr/section-007000000/2000/007000000200002031722061.html

 

 

 

 

 

 

 

 

 

 

 

 

 

 

 

 

 

 

 

 

 

 

 

 

 

--------------------------------------------------------------------------------------------

알라딘을 검색해보니 부르디외가 직접 저술했거나 책 제목에 그의 이름이 들어간 책이 모두 31권이나 된다.
"구별짓기(상하권)", "상징폭력과 문화재생산", "부르디외사회학입문", "텔레비젼에 대하여", "재생산" 만 가지고 있는데, 그나마도 아직 읽지 못하고 있다.

좋은 독서방법이 따로 있을리는 없겠지만 무엇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을지... 아시는 분은 충고 좀 해주시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