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바람구두 > 황해문화2006년 가을호(통권52호)
황해문화2006년 가을호(통권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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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해문화』 2006년 가을호(통권 52호)
■ 판 형 : 신국판
■ 면 수 : 456쪽
■ 발행인 : 지용택
■ 발행처 : 새얼문화재단
■ 발행일 : 2006년 9월 1일
한미 FTA 추진은 느닷없는 일이다. ‘느닷없다’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무엇이 나타남이 전연 뜻밖이고 갑작스럽다’로 풀이되어 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참여정부의 FTA 추진 계획에서 우선 대상국은 일본, 싱가포르, 멕시코, 캐나다, 인도 등이었다. 미국이나 중국과의 FTA는 우호적인 여건을 마련해가면서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었다. 그리고 모든 FTA는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이러한 방침마저도 그 전의 방침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다. 여러 나라와 동시에 적극적으로 FTA를 추진한다는 방침이 정해지고 알려진 것은 2003년이다.
대통령이 한미 FTA에 관한 자신의 소신을 밝힌 것은 올해 초이다. 대통령은 결코 짧지 않은 신년연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아주 짧게 밝혔다. 1월 18일의 신년연설을 작은 글자로 인쇄하면 열한 쪽에 이르는데, 그 중 열째 쪽에서 세 문장을 찾을 수 있다. “그동안 여러 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해 왔습니다.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 미국과도 자유무역협정을 맺어야 합니다. 지금 대화가 시작됐습니다만 조율이 되는대로 협상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서는 2월 초에 한미 두 나라는 FTA 협상 공식개시를 선언했고, 6월 초에 1차 협상이 워싱턴에서 시작되었다. 7월 초에는 2차 협상이 서울에서 계속되었다.
특 집│FTA와 대한민국
『황해문화』 가을호(통권52호)의 특집은 「FTA와 대한민국」이다. 편집위원 김진방(인하대 경제학부) 교수가 권두비평 「우리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서 밝히고 있듯 한미 FTA는 국민 모두에게 느닷없는 일로 다가온다.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초반 일선 검사들과의 토론을 기점으로 국민과 권력, 권력과 언론, 권력과 권력의 토론을 통해 대한민국을 토론공화국으로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토론을 통해 대의민주주의를 실현에 갈 것임을 공언해왔다. 그러나 한미FTA 추진 과정과 작전통제권 환수 그리고 평택 미군기지 확장 이전 문제 등 현재 진행 중인 그 어떤 사안들에서도 토론하는 정부, 토론하는 권력, 토론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발견할 수 없다. 어쩌면 “이미 대통령의 신념이 굳어지고 결단이 내려져서 추진되고 있으니 정부기관으로서는 검토하고 토론할 일”이 아닌지도 모른다. 정부와 대통령은 “그저 국민을 설득하려 할 뿐”이다. 과연 한미 FTA를 비롯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과 대립은 과연 어떻게 진행되고 수습될 것인가? 대체 우리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유종일(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참여 없는 FTA, 이대로 가면 안 된다」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FTA 협상이 국민의 참여와 동의 절차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현재의 FTA 정국을 놓고 개방과 쇄국 사이의 갈림길에 섰던 구한말을 빗대곤 한다. 유종일 교수는 구한말 주체적인 개방, 개혁 시도였던 갑신정변이 실패했던 까닭은 민중의 참여 없이 소수 엘리트들만으로 시도되었기 때문이며, 현재 추진 중인 FTA협상 역시 민중의 이해와 관심이 배제된 채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노무현 정부는 FTA 협상 반대와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 ‘쇄국주의’ 심지어 ‘반미주의’라는 식으로 이념적 덧칠까지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반대의 목소리는 개방 자체에 대한 반대라기보다는 우리가 지난 김영삼 정부 때 이미 경험했던 것과 같이 무분별한 개방이 초래할 엄청난 결과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종일 교수는 개방에는 혜택도 있지만 부작용도 따르기 때문에 우리 경제의 경쟁력과 성장 동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극소화할 수 있는 개방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다 같은 외국자본 유치라 하더라도 론스타에 대한 외환은행 매각과 지멘스의 R&D 센터 설립은 기술이전, 고용창출 등”은 여러 면에서 매우 다른 효과를 초래했음을 지적한다. 즉, 이와 같이 개방은 단순히 일차원적인 것이 아니라 다양한 측면이 있으므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임하되 국익을 극대화하는 분명한 전략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FTA 찬성론자로 널리 알려져 있는 정인교(인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FTA의 제조업 및 농업에 대한 예상영향」에서 FTA(지역무역협정)는 1990년대 이후 전 세계적 확산 추세에 있으며 우리는 이에 대해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가 결국 금융위기 이후 주요 교역국과 FTA를 체결하는 것으로 정책을 선회했다고 말한다. 금융 위기의 원인이 수출경쟁력 약화와 무역수지 적자의 누적이었기 때문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FTA추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수출시장 확보 및 낙후된 서비스시장 선진화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한미FTA가 필요했고, 미국의 경우엔 세계 10위권인 한국과의 FTA로 경제효과는 물론 동아시아 지역주의 움직임에 대응하고, 정치·외교·군사적 이해관계를 유지해나가기 위해서는 동아시아 주요 국가와의 FTA 추진 필요성이 제기되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한미 FTA가 자동차, 섬유, 가전 등 제조업 분야에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지만 축산, 과일 등 농업 품목의 피해가 우려되므로 협상과정에서 민감한 품목에 대한 개방을 최소화하고, 피해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지원 및 피해보전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FTA는 단순히 무역자유화만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양국간 통상제도, 산업구조조정의 문제를 유발하고, FTA하에서 구조조정의 비용이 매우 클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양국에 이득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준(가천대학교 의대) 교수는 「의료산업화를 강제하는 FTA」를 통해 의료분야에 있어 한미FTA의 파장을 예고한다. 현재 이미 한국은 ‘의료산업화’로 일컬어지는 보건의료 부문의 신자유주의적 공세로 민중의 건강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는 중요한 사회적 공공재인 의료를 산업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본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정부와 언론에 의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의료산업화론은 ‘의료의 질 저하’ 문제를 거론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 ‘의료산업화’와 ‘영리법인화’만이 대안인 것처럼 국민 여론을 현혹하고 있다. 임준 선생은 현재 정부는 의료산업화가 국민의 의료생활에 미칠 영향에 대한 평가와 연구, 의견수렴 절차 없이 WTO DDA와 한미 FTA라는 외부의 조건을 통해 도리어 의료산업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본다. 이와 같이 현재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보건의료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시장친화적 의료체계보다는 공공적인 의료체계로의 재편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와 같은 관점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미 FTA 협상은 보건의료 측면만 보더라도 전면적으로 재고되어야 하고, 별도의 대책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거용 (상명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경제논리의 흥정대상으로 전락한 교육개방」에서 FTA가 교육부문에 끼칠 영향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한미 FTA 1차 협상에서 “교육과 의료서비스 분야”를 개방 대상에서 제외하더라도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도리어 한국의 일부 보수언론들은 “교육개방을 반대하는 이들의 ‘과잉 대응’으로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고급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만들었다며 전교조 등 교육개방에 반대하는 이들을 집단이기주의로 매도했던 사실을 지적한다. 이와 같은 현실 때문에 미국은 협상에 임하기 전부터 느긋한 자세로 한국의 현실 변화를 관망하는 여유를 한껏 부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의 교육개방 추진은 교육개방에 대한 실익을 냉철하게 분석한 것이기 보다 단순히 기대효과를 선전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구체적 실익은 무엇인지,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한 대책이 무엇인지 시급히 연구할 필요를 제기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교육개방이 경제적 이익을 위한 흥정 대상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야 하며, 교육개방의 목적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개방을 전제로 한 개방의 기대 효과란 개방을 합리화하는 도구일 따름이라는 것이다.
지금종(문화연대 사무총장, 한-미 FTA저지 문화예술공대위) 집행위원장은 「예고된 몰락, 한미 FTA와 문화」에서 한미FTA 추진은 단순히 스크린쿼터 축소문제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화적 ․ 지적 재산권 전반에 걸친 몰락을 예고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금까지 미국과의 FTA 추진문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 모두 지나치게 산업적 영향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 한미 FTA가 체결될 경우 발생하게 될 문화적 영향, 즉 우리 삶의 방식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가 하는 측면은 도외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원인 중 하나는 정부가 스크린쿼터제 축소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은 협상에서 제외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비밀주의에 입각해 자료를 일체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란 것이다. 지금종 선생은 이번 한미 FTA 협상에 있어 숨겨진 최대 쟁점은 지적재산권이며 이 분야에 대한 미국의 요구는 국제적 관례조차 무시할 만큼 위압적임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현재 국제저작권보호협약에 따르면 저작자 사후 50년간의 저작권을 보호하는 것이 통례인데 미국 측은 이를 70년으로 연장하겠다고 주장한다던지, 인터넷의 일시적 복제(인터넷 사용자가 특정 웹 사이트를 방문할 경우, 해당 웹 사이트 정보가 자기 컴퓨터의 ‘임시’ 폴더에 자동저장 되는 것까지)를 저작권자의 권리로 인정, 기술적 보호조치 회피에 대한 제재 강화, 법적 제재 강화 등이 그렇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한미 FTA의 위험은 관세장벽뿐만 아니라 비관세 무역장벽까지 제거된다는 데 있으며 한미 FTA가 체결될 때, 한국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우리가 경험한 바 있는 ‘IMF 사태’의 열 배가 될 수도 있다며 암울한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강경희(제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NAFTA 12년 후 ‘멕시코’」는 한미FTA의 미래를 예견케 한다는 점에서 최근 정부와 시민단체 사이에 공방이 되었던 NAFTA 체결 이후 멕시코의 현실을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 모두를 두루 살피는 객관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강경희 선생은 NAFTA가 멕시코의 수출, 외국인투자, 고용창출, 소비자물가 등에서 긍정적 결과를 보였다는 멕시코정부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실제 그 이면에는 과도한 대미 수출의존, 경제사회적 양극화의 심화, 투기자본에 대한 규제 부재, 마퀼라도라(임가공수출)를 제외한 다른 산업에서의 고용상실, 불안정 고용 증대 및 임금하락 등의 경제적 문제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특히 농축산업 부문에서는 미국산 수입물의 증대, 멕시코에 비해 현격히 높은 미국의 농업보조금, 피폐한 농촌과 도시로의 이주, 농민운동의 확산 등의 사회적 문제들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문화적 부문에서는 민간대기업에 의해 독점된 TV 체계, 국내 영화산업의 붕괴, 미국 이외 다른 영화산업의 진출 미흡, 고등교육 체계의 미국화 등의 문제는 물론 여성 저임금 노동의 증대, 이에 따른 여성의 빈곤화, 마퀼라도라 지역의 환경문제 심화, 의료·연금 등 공공서비스 부문의 축소 등의 여러 문제들이 심각하다. 강경희 선생은 멕시코 국민들은 이와 같은 문제들이 대안들을 통해 시정되지 않는 한, 현 정부의 자유무역정책에 반대하는 저항세력들은 더욱 연대하게 될 것이며 제도적 방법이 불가능하다면 비제도적 길을 통해서라도 NAFTA에 대한 저항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분석한다.
연속기획 「통일을 준비한다」 / 「북·미 대결은 끝날 수 있는가?」
권용립(경성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건국 이후 미국이 보여 온 미국의 국제정책(미국예외주의)를 정치문명적 입장에서 분석해왔다. 연속기획 「북·미 대결은 끝날 수 있는가?」는 이와 같은 관점에서 핵무기를 앞세운 벼랑 끝 전술의 북한과 미국의 향후 추이를 분석하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 약소국의 ‘깡’과 초강대국의 ‘힘’이 맞붙은 비대칭적 냉전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와 같은 북미대결구도 속에서 돌출될 수 있는 여러 시나리오를 분석해보고,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는 무엇이며 어느 것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좋은 것인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우선 권용립 선생은 북미간 대결이 지속되는 원인으로 미국이 애초에 예측했던 것과 달리 냉전 해체 이후 ‘자연사(自然死)’할 줄 알았던 북한이 ‘고난의 행군’ 이후에도 내부 결속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9·11’과 부시 행정부의 등장 이후 심화된 미국의 대북 불신에서 찾는다. 이후 미국은 북핵 문제를 북한 문제로 변모시키면서 대북 금융제재와 북한인권법을 동원해 대북 압박을 강화하면서 북한의 붕괴를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역시 ‘철천지원수 미국’에 대한 적개심과 반제민족주의를 최고의 외교적 덕목으로 내세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정면 대결을 통해 미국과의 담판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대결의 종식’을 위한 몇 가지 기본 시나리오는 첫째, 미국의 대북 정밀 폭격 성공에 따른 북한 붕괴 시나리오, 둘째, 대북 금융제재, 북한인권법 제정과 탈북자 문제를 내건 전 방위 압박으로 미국이 북한을 질식시켜 붕괴시키는 방법, 셋째, 중국과의 경제 통합을 거쳐 북한이 중국의 자치 독립국 또는 ‘동북 제4성’으로 전환하는 경우, 넷째, 다자회담 틀 내에서 양자협상을 통한 외교적 타결이 있을 수 있다. 이상의 시나리오들 가운데 가장 평화적이고 현실성이 높은 방안은 네 번째 다자회담 틀 내에서 북미간 양자 협상을 통한 외교적 타결이며, 이를 위해서는 미국 보다는 체제의 ‘절대 안전’을 요구하는 북한이 우선 양보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북한에게 ‘체제 보장’과 ‘대미 억지력 포기’는 서로가 가장 내주기 싫은 선물이지만, 파국적 종말을 맞이할 패자는 결국 북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더 큰 패자는 한반도이므로 북·미 대결의 종결은 우리에게도 시급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 구축의 선결 과제 - 대추리와 야스쿠니 신사 참배
특집과 기획 이외에도 이번 『황해문화』 가을호(통권52호)는 풍성한 읽을거리로 가득하다. 우선 평택미군기지 문제의 과거부터 현재를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노순택 선생의 「대추리, 36.5。C」에 담고 있다. 노순택 선생은 700여 일간 지속되고 있는 대추리 평화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대추리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정부가 그간 공표해온 평택미군기지 이전 협상의 법적 ․ 정치적 정당성마저 실제 사실과 다르다는 사실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1990년 6월 25일 이상훈 국방장관과 메네트리 주한미군사령관 간에 교환된 ‘용산기지 이전에 관한 합의각서MOA 및 양해각서MOU’는 1996년까지 용산 사령부를 오산으로, 기타 지원부대는 평택으로 이전하고, 이전비용 전액을 한국이 부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각서는 용산미군기지 이전 문제에 관한 첫 협정문인데, 협정에 나선 이상훈 국방장관은 정부간 협정에 반드시 따라야 하는 ‘정부대표권한’을 위임받지도 않은 상태에서, 협정에 서명했다는 것이다. 노순택 선생은 현재 평택미군기지 확장 이전에 관한 자물쇠는 미국이 쥐고 있지만, 열쇠는 미국만 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그 자물쇠를 열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라는 것이다.
한승동(한겨레신문) 기자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둘러싼 세계의 시선」을 통해 급격한 우경화의 길을 걷고 있는 일본과 동북아 3국의 외교관계를 경색시키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를 한국과 일본, 중국의 각기 다른 입장 차이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승동 기자는 일본이 지금 미일동맹 강화 ‘탈아입미(脫亞入美)’를 부르짖고 있는 것은 다시 한 번 서구(미국의 세력)를 등에 업고, 100여 년 전 자신들을 구원해준 ‘탈아입구’의 신화를 다시 재연해보려는 갈망이란 역사적 분석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이와 같은 행보는 동아시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데,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해 미국이 침묵하고 있는 까닭은 동아시아의 긴장 고조가 중국 봉쇄(견제)라는 미국의 세계전략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 문제는 이런 미국과 일본의 희망사항과 맞아 떨어지는 것이며 남북 및 북미관계가 제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일본 우파의 우경화가 야기할 동아시아의 긴장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을 달리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한반도와 한민족을 다시 최대 희생자로 만들 새로운 냉전체제가 도래할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이외에도 『황해문화』 가을호(통권52호)는 앞으로 매호마다 창작만화를 게재하기로 했다. 그 첫 번째로 『'그'와의 짧은 동거』로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한 장경섭 작가의 「원효를 기다리며」를 수록했다.
황해문화 가을호(통권52호) - 목차
권두비평
2 우리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김진방
특 집│FTA와 대한민국
10 참여 없는 FTA, 이대로 가면 안 된다│유종일
31 한미 FTA의 제조업 및 농업에 대한 예상영향│정인교
50 의료산업화를 강제하는 FTA│임준
71 경제논리의 흥정대상으로 전락한 교육개방│박거용
92 예고된 몰락, 한미 FTA와 문화│지금종
114 NAFTA 12년 후 ‘멕시코’│강경희
창 작
134 시 박찬·문태준·안현미·故 박영근 추모특집
161 만화 원효를 기다리며│장경섭
176 소설 위대한 배우│윤동수
연속기획│통일을 준비한다(20번째)
195 북·미 대결은 끝날 수 있는가?│권용립
황해리포트
219 행복의 나라! ‘부탄Bhutan’을 찾아서│이덕희
황해네트워크
244 부산, 광양, 평택 신항만을 돌아보며│최정철
-미래의 인천 신항만을 상상하다
황해논단
272 대추리, 36.5。C│노순택
인천, 이 사람
304 괭이부리2길, 인천의 마지막 번지에 사는 홍순녀 할머니│김윤식
시 평
315 5·31 지방선거 평가와 향후 전망│김형준
329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둘러싼 세계의 시선│한승동
문화비평
346 문학·중년 탐색의 허와 실-김훈의 소설에 대한 단상│김경수
353 미술·인천미술은행 도입 관련 세미나 개최│민운기
361 음악·하찌&TJ-국적과 세대를 가로지르는 초국적·초세대 듀엣?│신현준
368 연극·연극과 기억│안치운
373 영화·퓨전 사극의 욕망과 역사적 상상력│박명진
379 사진·한반도에 사진촬영을 허하라!│이경민
-근대 사진문화의 풍경3
391 출판·부평 기적의 도서관│최성일
401 건축·어느 커미셔너의 퇴장│전진삼
서 평
407 『난민과 국민 사이』│김철
419 『에드워드 사이드 다시 읽기』│여건종
428 『민주주의의 민주화』 『한반도식 통일, 현재진행형』│이병천
440 『귀농길잡이』 『씨앗은 힘이 세다』 『아이들은 자연이다』
『소농 버리고 가는 진보는 십 리도 못 가 발병 난다』│박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