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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숫자들 -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왜곡하는가
사너 블라우 지음, 노태복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3월
평점 :
위험한 숫자들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왜곡하는가

그림전쟁 막바지로 치닫던 해에 위스퀴다르에 있는 군 병원은 몰라보게 바뀌었다. 나이팅게일은 위생위원회와 함께 이런 탈바꿈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다. 영국으로 돌아온 나이팅게일은 온 국민의 백의의 천사로 영웅 대접을 받았으나 정작 본인인 나이팅게일은 실패했다고 여겼다. 나이팅게일은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 환자들로 차고 넘치는 병동, 벌레들이 들끓던 모습을 자꾸 떠올리며 고통을 받았다. 군 병원이 바뀌었지만, 군대에서 아프고 다친 군인들을 돌보는 일은 여전히 끔찍하게 부적절하다.
나이팅게일은 이 계기를 바탕으로 개혁을 위해 싸우기로 결심했으며 자신의 경험, 인맥 그리고 새로 획득한 영웅적 지위를 이용하여 권력자들을 상대로 위생 개선에 적극 나섰다. 그리고 그 싸움엔 그녀의 예리한 무기인 숫자가 사용되었다.
우리가 숫자에 열광하게 된 최초의 계기는 나이팅게일의 크림반도 전쟁의 통계수치다. 나이팅게일은 수학을 아주 잘했다. 일곱 살 때부터 쓴 편지를 보면 목록과 도표가 실려 있었다.
나이팅게일은 커가면서도 수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치지 않았으며, 1856년 국방장관이 크림반도의 상황을 물었을 때 그 기회를 잡았다.
나이팅게일은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도표를 사용한 세계 최초의 인물들 중 한명이었다.

지능검사를 생각해낸 사람은 비네와 여키스 같이 수에 매료된 교육을 받은 서양인이었다. 지능검사의 창시자인 알프레드 비네는 일찍이 지능을 절대적인 실체로 여기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했지만 여키스는 검사 점수가 타고난 능력을 나타낸다고 해석해 벼렸다.
GDP를 세상에 내놓은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도 그 수치가 행복한 삶과 똑같은 뜻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그런데도 20세기 동안에 GDP는 줄곧 그 뜻으로 인용되었다.
숫자를 진지하게 취급하고 싶다면 숫자가 하지 못하는 일이 많음을 인정해야 한다. GDP는 단지 생산에 관한 측정값이며 IQ는 검사의 점수일 분이다. 편견과 확신 때문에 실제와 다른 무언가로 부풀려지지 않아야 한다.

오늘날 가장 크게 성장하는 추세인 빅데이터 혁명은 대단히 인상적이다. 빅데이터는 양, 속도, 다양성, 진실성이라는 네 가지로 정의된다. 즉 신속하게 움직이며 온갖 종류에다 굉장히 많은 양을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다.
현제 데이터 열풍과 폴로렌스 나이팅게일 시절의 데이터 이용 간의 차이점은 인터넷의 유무이다. 수를 이용하려면 지금도 표준화, 수집, 분석이 필요하지만 인터넷 덕분에 수의 이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많은 데이터를 수집한다. 그리고 이 엄청난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법은 점점 더 영리해지고 있다.
데이터의 팽창과 더불어 그것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기대도 팽창했으며 여러 가지 일들에 사용되고 있다. 정책 입안자들, 회사 중역들, 대중적인 지식인들은 모두 빅데이터로 기후 위기를 해결하고 의료 서비스를 개혁하며, 굶주림을 근절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빅데이터로 민주주의를 구해낼 수도 있다.
인공지능 시스템. 그 영리한 계산 시스템은 우리의 행동에 관한 모든 정보를 이용하면 우리가 실제로 무엇을 중요시하는지, 우리가 어떤 정치인이 좋아하는지도 알아낼 수 있다.
우리는 점점 운명을 빅데이터의 손에 맡기고 있다. 수한데 인생에 관한 결정을 맡기자는 발상은 위험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