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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면? 없다면! ㅣ 생각이 자라는 나무 12
꿈꾸는과학.정재승 지음, 정훈이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6월
평점 :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한 세계로의 여행...
우리는 늘 엉뚱한 상상을 하곤 한다. 학창 시절 과학 선생님은 공간적 설명의 편의성을 위해 상당한 도구를 사용하셨고, 그러면서 인간이 손이 두 개인 것을 원망했던 기억이 있다. 컴퓨터 자판을 두드릴 때도 손이 세 개였다면 세 번째 손은 마우스를 전담하면서 타이핑 속도는 더욱 빨라졌을 것이고, 컴퓨터는 또다른 혁명을 겪었을지도 모른다.
좀 더 나아가서 우리의 꿈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으며, 급기야 남의 꿈과 연결할 수 있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또 이것을 영상화 할 수 있는 기술까지 개발한다고 상상해 보라. 이 기발한 상상이 현실화 된다면, 아마도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해 온 어떤 레크레이션 보다 더 많은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이며, 지구촌의 영상 산업 또한 혁명적인 과정을 통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할 것이다.
과거 인류가 살아온 궤적에서 순간적인 일탈을 꿈꾸는 상상은 그다지 창조적이지는 못하지만, 세상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하게 된 나름대로의 과학적인 이유를 설명해 준다. 손가락이 두 개였다면, 분명 우리는 2 진법을 먼저 사용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들은 두 개 손가락에 알맞은 생활 패턴을 개발할 것이고, 인류 문명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진화했을 것이다. 그 진화의 방향과 속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엉뚱할 수도 있다.
이 책은 꿈꾸는 과학이라는 정재승 교수가 만든 이공계 대학생들의 글쓰기 공동체에서 탄생한 상상력 프로젝트다. 물론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몽싸이 회원들의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브래인 스토밍을 통해 의견을 취합했으며, 단순한 상상에서 그치는 엉뚱함이 아니라 치밀한 과학으로 되짚어 보는 분석 단계를 거쳤다.
상상력은 과학 발전을 자극하는 원동력으로써 그 역할을 충실히 해 왔다. 발랄한 일러스트레이션과 독특한 페이퍼 스킨, 기발한 상상력 등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과학의 매력과 함께 신선한 재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상상은 몽싸이 내부에 상당한 미인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서 그들과 함께 작업하는 동안 정재승 교수는 피로를 잊어버리지 않았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하는 것이었다... (사모님 지송혀유...)
(한가지 몽싸이에 제안을 한다면, 과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도 온라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참여하면서, 서로간에 교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주 멀리 가기를 마다하지 않는 자만이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는 T.S. 엘리엇의 말처럼, 과학적 상상력은 우리를 당대의 과학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눈으로 세계를 응시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과학적 합리성으로 길들여진 비판적 사고만 잃지 않는다면 엉뚱한 함정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p-283
몽싸이(夢 - SCI) 라고도 불리는 '꿈꾸는 과학'은 과학의 대중적 글쓰기와 일러스트에 관심 있는 이공계 대학생들의 글쓰기 공동체이다. 2003년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의 저자이자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인 정재승이 말들었으며, 매주 함께 모여 과학 글쓰기 연습과 독서 토론을 통해 과학적 상상력과 비판적 사고를 키워 가고 있다. 이들은 원대한 꿈은 '자연의 경이로움과 이를 밝혀 내는 과학의 즐거움을 세상 모든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