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시사 프로그램에서 가끔씩 진중권 교수를 만나곤 한다. (아쉽게도 그가 집필한 책은 아직 읽지 못했다) 그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어찌 되었던간에 그는 이 시대의 최고 지성인 중의 한 사람이며,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그가 한국인을 분석하는 강의를 접한다는 것은 독자가 기대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는 분명 많은 책을 집필했고, 과거 서울과 독일을 오가면서 최고 수준의 지식을 공부했으며, 지식인으로서는 독특하게 경비행기를 조종할 줄 아는 파일럿이기도 하다.
그는 그의 책 [폭력과 상스러움]이란 책을 통해서 개인을 개인으로 보지 않고 국가로 귀속 시켜버리는 국가주의와 모든 가치를 화폐로 환산 시키는 시장주의, 사람을 평등하게 보지 않고 서열로 보는 보수주의를 비판했다. 그는 또 그가 직접 집필한 책인 [호모 코레아니쿠스]라는 책을 중심으로 한 이 강의에서 서구에서는 수 백년 간에 걸쳐 이룩한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여기서 정보사회로의 변환을 한국에서는 불과 수십 년만에 이룩한 점을 지적한다. 우리는 사회를 분석함에 있어 과학적인 방법 보다는 편견이 앞서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진중권 자신도 분명 이런 실수에서 자유스럽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으며, 자화자찬이나 자기비하를 경계하면서 객관적이고 냉정한 관점에서 우리의 역사를 바라본다.
시간적인 연속성을 가진 서구에 배해 근대와 전근대, 탈근대가 공존하는 한국 사회는 서구의 그것에 비해 분석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근대화의 급속함은 과거와 현재 사이의 거리를 좁혀 한국인 몸 속에 강한 전근대성을 남겼고, 뒤처졌던 과거에 대한 기억에서 오는 특유의 성급함은 현재와 미래 사이의 거리를 좁혀 한국을 그 어느 곳보다 미래주의적인 나라로 만들었다.
그의 분석은 단순한 담론이 아니고, 몸으로 분석하는 지극히 유물론적인 것이다. 분명 허구적인 공동체의 허상에서 벗어나 사회적 연대감으로 가는 그의 진단은 귀 기울일만 하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과 우리의 역사와 현실을 비교하는 대목은 결코 우리가 미래로 가는 출발점에서 뒤처지지 않았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그가 말하는 한국 사회가 가지는 희망적인 이야기는 어떤 것이 있을까? 그의 진단은 과연 현실적인가? 또 우리가 준비해야 될 과제는 무엇인가? 그의 말하고자하는 진정한 우리의 미래를 경청하면서 우리 스스로를 진단해 보도록 하자... 분명 그는 해답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