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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생각이 세상을 바꿨어요 - 위대한 발명과 숨은 이야기들
줄리에 페리스 지음, 김성은 옮김, 조영달 감수 / 파인앤굿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공학을 공부하면서 인류가 발명한 거의 모든 도구들이 자연의 원리를 모방했다는 것을 알고는 문명의 발전은 곧 대자연의 신비를 밝히는 과정이었음을 깨달았던 적이 있다. 오늘날의 과학은 인간의 활동을 지표면의 좁은 공간에서 드넓은 우주와 깊은 해저로까지 확장하도록 기회를 제공했으며, 그로 인해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우주와 생명의 신비를 밝혀 낼 수 있는 가능성을 활짝 열어 제쳤다.
그간의 인류가 이룩한 문명은 분명 부단한 노력과 창조성 덕택이었지만, 모든 것이 의도된 결과물 만은 아니었다. 또 모든 것이 과학자들의 위대한 목표와 부합되는 것도 아니었다. 때로는 우연챦은 부산물이 역사 발전에 큰 기여를 하는가 하면,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이 책은 기원전 3500년 경 부터 쓰이기 시작한 바퀴를 시작으로 2008년 테슬라 모터스에서 제작한 전기로만 움직이는 스포츠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오늘날의 문명을 가능하게 하는 위대한 발명품들을 크게 [천재] [대단한 도구] [간편한 도구] [이동수단] [탐험] [문화생활도구]로 분류해 철저히 시각적인 설명을 곁들여 우리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들 모두가 역사발전의 원동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물건들이고, 세상에 나올 당시에 첨단이라는 접두어가 붙을 수밖에 없는 기발한 아이디어의 산물들이었다.
역사를 되짚어 보건데 과학 발전의 가장 큰 분수령은 역시 산업혁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로부터 다양한 '첨단' 제품들이 우리의 일상으로 파고들었는데, 발전 속도만을 놓고 본다면 그 당시에 '첨단' 아이디어가 하루 아침에 현실이 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컴퓨터 분야도 처음 시작은 우리가 생각하기에도 답답할 정도의 느린 과정과 시행착오를 거쳤으며, 같은 잣대를 미래 산업에 적용해 본다면, 비록 지금은 발전 가능성이 높지 않거나 어려워 보이는 분야라도 앞으로 과학이 계속 발전한다면, 그만큼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를 걸어도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잘 설명된 백화사전 같은 높은 지적 수준을 자랑하듯이, 자세한 설명과 더불어 시각적인 편집을 가미함으로써 독자들에게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 시킨 점은 이 책이 가지는 최대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기계의 부분적인 설명과 작동원리를 해당 장치별로 설명하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은 분명 누군가의 피나는 노력을 요구하는 일이지만, 그 편의는 결국 모든 인류에게 돌아간다. 인간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과거의 발명품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그들의 도움으로 삶은 풍요로워지고 생명은 연장될 수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과학은 우리에게 풍요를 가져다 줄 것이 확실하지만, 그러한 진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천재 과학자들만의 몫은 아니다. 일상에서 떠오르는 사소한 아이디어 하나가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발명품으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해 둔다면, 과학을 생활화 하는 습성이나 그에 걸맞은 과학적 사고 방식 또한 우리에게 필요한 대목이라 할 수 있겠다. 미래는 분명 과학의 힘으로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고, 또 그런 세상에서 좀 더 안락하고 풍요롭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바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