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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들판 ㅣ 도토리숲 시그림책 5
이상교 지음, 지경애 그림 / 도토리숲 / 2025년 2월
평점 :
아름다운 시그림책 <겨울들판>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시그림책..?
말그대로 시+그림이 어우러진 책이에요.
시그림책 <겨울들판>은
동시집 <찰방찰방 밤을 건너>로 제10회 권정생 문학상을 받으셨던 이상교 시인과
그림책 <담>으로 제 52회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으셨던 지경애 작가가 함께 지은 책입니다.
이상교 시인의 시 <겨울들판>은
어느해 겨울, 부산으로 강의 갈 일이 있었는데
기차 안에서 대구를 지나자 보이는 너른 들판의 볕발은 차가운 한겨울임에도 참으로 따사롭게 다가왔다고 하네요.
풀빛이 스러진 들판 또한 부어져 내리는 볕발을 홀가분하게 맞이하여 함께 쉬는 듯한 그 겨울 풍경을 모티브로 한 시 내용입니다.
겨울 들판
이상교
겨울 들판이
텅 비었다.
들판이 쉬는 중이다.
풀들도 쉰다.
나무들도 쉬는 중이다.
햇볕도 느릿느릿 내려와 쉬는 중이다.
이 시그림책은 바로 시와 그림이 같이 있지는 않아요.
초반에는 그림만 나오고
중간 중간에
시가 점점 나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시 전체의 내용이 나오지요.
아이와 같이 시그림책을 봤는데
글(시 내용)이 없는 부분에서는 아이가 막 이것저것 상상을 하며 스토리를 만들어 줍니다.
글 없는 그림책을 보여주면 익숙하지 않아 어색해 하는 아이에게 좋았어요.

그리고 중간에 나오는 시들을 읽어주니
"들판이 눈 이불을 덮고 자고 있나봐~!"
"와, 고양이다!"
"새들도 쉬고 있어!"
등
이상교 시인의 시구절과 지경애 작가의 그림을 음미(?)하면서 보았습니다.

추운 겨울이지만
조금도 차갑게 보이지 않던 들판의 풍경을 담담히 적은 시 내용인데요.
시도 그렇지만
지경애 작가님의 그림도 뛰어납니다.
새하얀 눈으로 온 몸이 시릴거 같지만
들판과 나무, 풀들, 그리고 햇빛의 색이 따사롭습니다.
새하얀 눈과 대조되는 갈색 들판, 은은한 초록, 햇살의 반짝임.
마치 제가 그림책 앞에 앉은게 아니라
창가에 앉아 내리쬐는 햇살을 받고 쉬고 있는 듯합니다.
게다가 책 커버를 벗기니....
헛!? 책표지와 또 다른 그림이 담겼어요!
휑한 하얀 들판의 벗어나
눈송이 민들레가 훨훨 날아가는 그림인데요.
보통 시에서 눈이 고난, 역경을 상징하는 경우가 있는데
눈송이 민들레가 휘날리는 모습은 역경을 딛고 희망차게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같습니다.
또는 겨울에 새하얀 눈밑에서 쉬고 있는 새생명들이
봄이 오면 다시 활기차게 생명의 활동을 할 것을 암시하는거 같아요.
겨울은 봄, 여름, 그리고 가을을 나기위한 쉼인거죠.
우리 매일매일을 너무 달리지만은 않았나요?
쉼없이 움직이면 번아웃이 오듯이
때로는 봄을 기다리며 쉬는 마음, 행동도 중요합니다.
어른이든 아이든
햇볕처럼 느릿느릿
쉬는 시간을 가지는 힐링의 시간을 보냈으면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