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미자 씨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18
정주희 지음 / 북극곰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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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생명이 죽게 되었을때, 

저는 아이에게 "네 마음 속에 갔어. 네가 기억하는 한 계속 존재하는 거야."

라고 알려줍니다.


하지만 죽은 존재가 나비를 타고 날아온다면 어떨까요?

정주희 작가의 <영원한 미자 씨>를 보겠습니다.






책을 바로 넘기면 보이는 장소가 인상적입니다.

노란 꽃과 노란 옷, 노란 개나리..

따뜻한 방안에 누군가 주무시고 계세요.






그리고 부지런히 일어나셔서 곱게 화장하시고

지하1층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갑니다.

띵~ 

[김미자] 님 문이 열리네요.





"안녕? 오늘도 반가워!"

미자 씨가 방긋 웃으며 인사합니다.

나비는 벌써 아침을 먹고 있어요.



그때 

'삐삐삐삐'

알람이 울립니다.

"아침부터 누가 날 찾는 거지?"

미자씨는 나비를 타고 날아가요.




손녀, 아들, 동네 주민 의동생 복자, 

딸, 할머니가 키우던 강아지, 그리고 할머니의 짝 영감...


할머니, 아니 엄마 또는 아내였던 미자씨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미자 씨는 각 사람들의 기억의 문으로 다가가

어떤 기억인지 들여다보고, 자신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찾아갑니다.



손녀는 할머니가 좋아하는 음식을 해주었던 추억이,

아들은 끼니 거르지 않게 챙겨먹으라고 바리바리 음식을 챙겨주었던 엄마의 모습이,

복자씨는 집에서 딴 매실로 수제 매실청을 준 미자 언니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딸은 어릴 적 목욕탕에서 때밀어주는 엄마가 생각나고,

강아지는 늘 같이 산책했던 추억이 그립고, 

남편은 젊은날부터 함께했던 다양한 추억이 꿈속에서도 생각납니다.





저마다 다른 추억의 시간 속을 들어갔다 나오니

어느덧 해도 저물어 하루가 지나갑니다.


고생한 나비와 함께 한 잔 하며, 말합니다.

"오늘도 잘 살았다!"








무덤 밑을 지하라고 여기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장면에서

머리가 '띵~'했어요.

그리고 기억하는 이들을 찾아 나비를 타고 날아간다는 이야기에

두번째 '띵~'이 머릿속에 울렸습니다.




죽음을 무겁고 아프게 다루는 대신 

함께했던 추억 속에서 언제나 살아 숨쉬는 소중한 인연을 잘 그려냈기 때문입니다.



제가 단순히 아이에게 말한 "네가 기억하는 한 계속 존재하는 거야."를

이토록 잘 설명한 책은 <영원한 미자씨>가 최고이지 않을까 합니다.






때론 당연하게 생각했던 집밥, 그리고 참견의 귀찮음,

아낌없이 나누어주고 받았던 소소하지만 따뜻한 일상.

당연하게 여기기도 했던 일상들이 이제는 남은 이들에게는 추억이 됩니다.






먼 훗날 나도 나이를 먹으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겠지, 했는데 아닙니다.

'오늘도 잘 살았다.' 하는 미자 씨를 보면

저는 저 세상에서도 살고 있을지 모릅니다.


저 세상에서는 남은 이들의 기억에 의존해 살아갈지도 모르지만

아이에게 따스한 햇살과 포근한 봄바람이 스치면 

생각나는 엄마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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