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을 그닥 좋아하는 아이가 아이기에 과일과 친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읽은 또 다른 책이 있습니다. 다키노 미와코의 <사과밭의 레서판다>에요. 읽은 후에는 아이와 쿠킹하는 시간도 가질 기회도 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책이더군요. 책 표지 가운데에 있는 레서판다는 주인공 패티에요. 처음엔 저는 사과를 머리에 얹고 있네? 생각했는데 빨간 모자라고 합니다(웃음) 아주 넓은 사과밭에서 레서판다들이 분주하게 사과를 따고 있어요. 빨간 모자를 쓴 패티도 열심히 사과를 따는 중입니다. 패티와 동생들은 밭에서 키운 사과를 정성스럽게 뽀득뽀득 닦으면서 설레고 있어요. “우리 밭에서 키운 반짝반짝 사과, 모두들 맛있게 먹어 주려나?”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엄마 아빠가 감기에 걸려 열이 펄펄 납니다. 부모님은 패티에게 대신 사과를 팔러 시장에 다녀와 주기를 부탁하지요: 동생들은 아직 어려서 시장에 나갈 수 없거든요. 처음으로 혼자 시장에 가게 된 패티. 조금 걱정됐지만 왠지 모르게 가슴이 콩당콩당 뛰었어요: “알았어요. 다녀올게요!” 씩씩하게 버스를 타도 숲속시장에 도착합니다. 엇! 기분이 들떠 여기저기 한눈을 팔던 패티는 작은 흰곰과 그만 부딪히고 말아요. 둘은 다치지 않았지만 사과가 상처투성이다 되었지요. ”이 일을 어쩜 좋아.“ 패티는 울음이 터질 것 같았어요. 패티는 이 난관을 잘 극복할 수 있을까요? 패티의 첫 심부름은 쉽지 않았네요. 상처투성이 사과는 사과 그 자체로 상품을 팔 수가 없어 울상이던 패티가 이해가 되더군요. 레서판다들이 사과를 정성스럽게 키우고 따고 뽀득뽀득 닦던 모습을 생각하면 엄청 제가 더 안타까웠습니다. 그때 구세주(?)처럼 도와준 작은 흰곰의 형! 상처투성이의 사과가 상품이 될 수 없기에 사과를 파이 반죽을 이용해 사과파이를 만들어 줍니다. 중요한 건 실수 자체가 아니라 실수를 극복해 나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위로하고, 실수를 또 하나의 새로운 기회로 생각하게끔 이끌어 주어야 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독서 후 저희 아이도 사과빵(=사과파이)를 먹어보고 싶다고 해서 준비한 재료를 가지고 쿠킹을 했어요. 평소에 있는 재료를 가지고 했는데요. 파이 생지는 보통 소량을 팔지 않는 관계로 식빵을 사용해서 사과를 올려서 만들어 먹었답니다. 이렇게 만들어주니 사과를 잘 먹어주더라고요. 나중에는 생사과도 그냥 잘라서 먹겠다고 하니 그만큼 과일에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간 시간이 되었어요. 이 책에는 첫 심부름을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전하는 무한한 믿음과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먼 훗날의 너의 첫 심부름을 응원해! 그리고 혹여 실수를 해도 같이 문제를 해결해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