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가면 항상 보이는 비누. 그리고 책상에서 연필을 들고 공부할때 필요한 지우개. 비누와 지우개가 살아 움직인다면 어떨까요? 다 써서 없어진 줄 알았던 비누가 어딘가에서 가만히 살고 있다면? 잃어버린 줄 알았던 지우개가 책상 밑 틈새에서 살고 있다면? 같아 보이나 서로 다른, 그래도 친구가 된 비누와 지우개의 이야기를 그린 오이카와 겐지의 <비누와 지우개의 모험>을 보았어요. 비누와 지우개의 공통점이 있어요. 처음엔 크고 네모났던 녀석들이지요.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요리조리 쓰이면 한껏 작아져서 동그래집니다. 아이코! 아이가 작아진 비누를 사용하다가 미끄러워 놓쳤어요. 미끄러지고 미끄러져서 수납함 밑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어머나! 점점 작아진 지우개도 아이가 사용하다 놓쳤어요: 대굴대굴 구르고 굴러 비누가 있는 수납함 밑으로 들어갑니다. 이렇게 비누와 지우개는 대굴대굴 통통 구르다 우연히 만나 친구가 되지요. 이 둘은 모험을 해요. 먼지 더미를 피하고 터널을 통과하고 공룡 인형에 쫓기기도 하면서 둘은 넓은 세상을 알아갑니다. 이때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를 듣습니다. “얘들아 여기야 여기” 비누와 지우개를 찾는 친구는 누구일까요? 어떤 재밌는 일이 두 친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그림체가 정말 귀여워요. 동글동글 비누와 지우개. 알콩달콩한 두 친구의 모습에 아이도 빠져들더라구요. 그리고 다른 유아 그림책과는 다르게 만화처럼 중간중간에 글이 담겨져 있어서 새로운 형태의 편집이 아이 눈에는 신선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리고 그림의 바탕색이 강렬해요. 빨강, 파랑, 노랑, 남색. 개성적인 그림이라고 여겨지네요. 집에서 익숙하게 보이는 물건을 자세히 들여다 보세요. 어쩌면 우리 몰래 움직여 우리 집 안을 이리저리 탐방할지도 몰라요. 그리고 이미 물건들끼리는 친구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