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인 신혜진 작가의 <나와 자전거>를 읽어 보았습니다. 글이 없는 이 그림책은 자전거 타기와 닮은 우리 삶을 담담히 그려냈습니다. 같이 자전거를 타고 가볼까요? 화창한 봄날에 주인공은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길을 떠납니다. 출발하는 동안 뒤 따라온 하얀 개 한 마리.. 주인을 따라왔나봐요. 그런데 다리를 건너는 시점에서는 따라가지 않고 앉아서 기다립니다. - 기다릴게 잘 다녀와. 라는 속삭임이 들리는 듯 합니다. 역시 쉬운 길은 없나봐요. 주인공은 세차게 내리는 비를 마주합니다. 이대로 돌아가지 않고 비를 뚫고 지나가는 주인공을 저도 모르게 응원하게 됩니다. 꽈당!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지기도 하네요. 하지만 누군가의 손길로 다시 힘내서 일어납니다. 이 자전거 여행은 무사히 끝날까요? 주인공은 고향(또는 집)에서 기다릴 하얀 개를 만날 수 있을까요? 그림만으로 강렬한 메시지와 감동을 주는 책입니다. 화창한 봄을 시작해서 시원한 바다가 보이는 여름, 단풍이 가득한 가을 그리고 흰 눈이 소복히 쌓이는 겨울까지 사계절 동안의 자전거 여행을 세심하게 그려냈어요. 그리고 출발의 설렘, 페달을 밀고 나가는 도중의 고난, 길 위의 풍경과 하나가 되는 자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용기, 집(안식처)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안정 등 삶에서 겪는 다양한 감정들을 빼곡히 채워 넣었지요. 주인공과 함께 긴 여행을 마치고 책장을 덮으면 앞으로 나아가며 멈추지 않고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삶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깐요. 그리고 잘 보면 옆에서도, 뒤에서도, 앞에서도 같이 길을 가고 있는 (삶의) 여행자들이 많이 있어요. 꽈당! 넘어져도 누군가의 격려로 힘을 내어 나아갈 수 있을 겁니다. 괜찮아. 잘 하고 있어. 힘내. 삶이라는 자전거 여행에 힘들고 지친 이들에 바치는 <나와 자전거> 그림책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