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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하나가 가만히
브렌던 웬젤 지음, 황유진 옮김 / 북뱅크 / 2022년 6월
평점 :
그저 조약돌로 보이는 돌은
누군가에게는 언덕, 또는 누군가에게는 집이 됩니다.
평범해 보이는 돌을 서로 다른 관점과 시간의 흐름으로 보여주는 책이 있어요.
브렌던 웬젤의 <돌 하나가 가만히>입니다.
커다란 돌 위에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있어요.
느릿느릿 돌을 올라갔다
다시 내려옵니다.
돌이 미로같이 느껴질 달팽이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겠지만 그래도 무사히 내려옵니다.
여기서 끝?! 아닙니다.
돌과 달팽이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브렌던 웬젤 작가는 한 편의 영화를 보여주듯
달팽이가 느릿느릿 올라가는 동안,
다른 장면들을 보여줍니다.
사실 이 돌은 다른 누군가(동물)에게는
어두컴컴했거나, 환히 빛났고, 또 시끌벅적했다가, 고요했을 겁니다.
또는 누군가에게는 거칠었다가, 부드러웠고,
누군가에게는 작은 돌멩이, 누군가에게는 거대한 언덕이었을 거에요.
다만,
달팽이가 느릿느릿 가는 동안에도,
다양한 동물에게 각각 다른 무언가를 제공하는 동안에도,
돌은 항상 그 자리에 원래 모습 그대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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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은 그 자리에 앉아 있었어요.
물과 풀과 흙과 함께
원래 모습 그대로
있던 자리에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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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체가 심플한거 같지만
자세히 그림을 보면 화려하고 디테일해요.
처음 그려진 돌의 깨진 틈에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마지막에는 싹이 터요.
게다가 돌 주변에도 무성한 풀이 자라지요.
그리고 심플하면서도 심오한 글과 그림이 여운을 많이 줍니다.
관계의 상대성, 세월의 무상함, 느림의 미학, 영원과 소멸 등등 말이지요.
하지만 그런 세월 속에서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삶에 대해 설교하지 않는다는 점도 이 책의 매력인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브렌덴 웬젤 작가는 저희에게 물어봅니다.
물과 풀과 흙과 함께
돌 하나가 가만히 앉아 있는 곳을 들어본 적이 있냐고요.
많은 것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도 ‘원래 모습 그대로, 있던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는 곳…
여러분만이 알고 들어본 장소는 어디신가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