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 버스라이트 시공그래픽노블
마크 웨이드 지음 / 시공사(만화)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만화나 영화 등에서 여러 슈퍼히어로를 봐 왔지만, 언제나 나의 리스트에서 제일 위에 오는 이름은 슈퍼맨이었다. 강하고 정의로운 영웅의 상징.

슈퍼맨은 지구를 위해 일하지만 그 자신은 지구 출신이 아니다. 외계인이다.

아직까지 외계인과 접촉했다는 보고는 없지만,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믿음속에 지구인들은 외계인에 대한 여러 상상들을 그려보곤 한다. 슈퍼맨은 아마도 그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외계인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그런 완성된 영웅의 모습보다, 지구에 홀로 버려진 한 외계인이 성장하고 방황하고 그리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슈퍼맨이 되기전 클락 켄트의 어린시절에 지면의 상당부분의 할애한다는 점에서는 드라마 <스몰빌>과 통하는 면도 있다.

클락이 남들과, 지구인들과 다르다는 점, 단순히 다른 정도가 아니라 초인적인 힘을 지녔다는 점은 그 자신에게 혼란을 주는 동시에 주변 사람들에게 공포와 거부감을 안겨준다. 그가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외계 출신이면서 지구의 영웅이 된 슈퍼맨의 반대쪽에는 숙적 렉스 루터가 있다.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지만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점점 비뚤어져가는 렉스는 어떤 면에서 또다른 "외계인"일 거다.

<스몰빌>에서 처럼 렉스를 단순한 악당으로만 그리지 않고 클락과의 인연을 부각시켰다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외로움과 혼란에 잠식되어 클락이 걸었을지도 모르는 또다른 길, 렉스는 그의 그림자일지도 모른다는 인상을 준다.

슈퍼맨의 초인적인 능력은 단순히 물리적인 힘에 그치지 않고 정신력에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홀로 남겨졌다는 고독과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자라야 했던 혼란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아 찾기를 멈추지 않았으며, 지구인들에게 오해 받고 심지어 공격을 당하면서도 신념을 잃지 않았다. 거의 초인적인 정신력이라고 할만하다. 아마 보통의 지구인이었다면 힘에 도취되어 폭주하거나 렉스 처럼 배배꼬인 인간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내용중에 간간이 지구인이 저지르는 차별과 편견을 비꼬는 대사들을 읽을 수 있다. 그것들이 나쁘다는 걸 잘 안면서도 우리의 마음은 쉽게 변질된다. "우리를 충분히 지치게 하면 우린 결국 누군가를 신뢰하는 것보다 냉소적인 편이 더 쉽고 안전하다는 교훈을 가슴 깊이 새기게 되죠."라는 로이스의 대사 처럼 일관된 신념을 지킨다는 것은 쉽지 않다. 어쩌면 세계를 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강철같은 근육이 아니라 비틀리고 단절된 세계의 혼돈속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는 강한 정신력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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