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어져 있다.

영원한 미자 씨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18
정주희 지음 / 북극곰 / 2025년 2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얼마 전 저와 아이는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하는 슬픔을 겪었답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에 관한 책이 많은데 이 책이 조금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은 남아있는 가족의 관점이 아닌,

세상을 떠난 사람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거였어요.

우리도 떠나간 사람을 무척이나 그리워하겠지만 떠나간 사람도 우리를 무척이나 그리워하고 보고싶지 않을까요?

미자씨는 매일 알람이 울리면 무덤에서 일어나 나비를 타고 자신을 그리워하고 보고싶어하는 사람들을 찾아가요.

저는 이 부분이 인상깊더라구요.

책장을 넘기며 미자 씨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 보았어요.

미자 씨는 사랑하는 손녀, 아들, 딸, 친구, 남편 등을 만나러 갑니다.

그들에게는 미자 씨와의 추억이 있겠지요.

저도 문득 떠나간 사람과 관련있는 물건을 보거나 장소에 가면 더욱더 그립고 함께 했던 추억이 생각이 나더라구요.

미자 씨는 함께했던 사람들과의 추억 여행을 떠납니다.

이 세상에 있는 사람은 미자 씨가 왔다 간 것을 알까요?

눈으로 미자씨를 보지 못하고, 미자 씨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겠지만 그녀가 다녀간 추억의 온기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가 눈을 감을 때 편안하게 눈을 감으면 좋겠지만 두고 온 사람들이 잘 지낼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겠죠.

미자 씨 입장에서는 먼저 떠나면서 홀로 된 남편분이 마음에 쓰일 것 같아요.

곤히 자고 있는 남편에게 다가와 주름을 펴주고, 눈가에 맺힌 눈물을 걷어가고, 입가에 미소가 머금게 해놓고는 다시 자리로 돌아가는 미자 씨 모습이 계속 기억에 남았어요.

우리의 몸은 서로 떨어져 있지만 우리가 함께 했던 추억들이 떠나간 사람과 남아 있는 사람을 계속 이어주게 하는 다리가 될 것 같아요.

그림도 너무 편안하고 좋았고 마지막 까지도 미소짓게 되는 책이었어요.

저희 아이는 이 책을 읽고 오열하기도 했지요.

슬프기도 했지만 그래도 우리는 서로 이어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어요.

오래도록 소장하고 싶은 그림책을 만난 것 같아요.

자음과 모음으로 재미있게 놀아보자!

자모자모 변신 감자 ㅣ 다산어린이문학
김태호 지음, 보람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3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표지의 그림과 제목만 봐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은 '자모자모 변신 감자'를 아이와 읽어보았어요.

아이가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부터 자음과 모음 관련 여러 그림책들을 보았어요.

굉장히 재미있어 하고 자음과 모음을 그리고 오려서 재미있는 놀이를 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이 책을 보고 '아이가 참 좋아하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읽어주니 집중해서 재미있게 보더라구요.

이 책의 주인공인 자모자모 감자는 특별한 능력이 있어요.

자모자모의 엄마처럼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변신하는 능력은 없지만 사물을 글자로 변신시킬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어요.

예를 들어 돌을 굴리며 주문을 외치면 'ㄷ', 'ㅗ', 'ㄹ'로 변하는 능력을 지닌 것이지요.

우리말이 재미있는 게 자음과 모음을 가지고 한 가지 낱말이 아닌 초성, 중성, 종성으로 여러 낱말을 만들 수 있잖아요.

자음과 모음 관련 보드게임도 비슷한 게 있긴 한데 '돌'의 'ㄷ', 'ㅗ', 'ㄹ'이 '달'로도 변신할 수 있고 '랃'도 되고 '둘'도 될 수 있지요.

이 책을 보면서' 아이와 집에 있는 자음, 모음 자석 글자를 가지고 재미있게 놀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를 감자로 바꾸다가 까마귀가 'ㄱ'을 물고 도망가 버리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자모자모는 그 'ㄱ'을 찾아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모험 중에도 자음이나 모음을 대마왕에게 빼앗겨 다른 걸로 변신한 친구들이 나오는 데 그 부분도 재미있더라구요.

예를 들어 '오리'는 모음 'ㅣ'를 빼앗겨 '알'이 되어 버렸다는 내용이 나와요.

'작가님의 상상력이 참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슴'이 자음 'ㅁ'과 'ㅅ'을 대마왕에게 빼앗겨 다른 걸로 변신한 친구도 나와요.

사슴은 과연 무엇으로 바뀌었을까요?

한 번 아이와 자석 글자로 놀이해보면 엄청 재미있을 것 같아요.

자음과 모음을 배우고 나서 글자 조합을 하기 시작한 아이들과 읽으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우리 한글의 매력을 더 잘 느낄 수 있었어요.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유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말놀이 동화로 추천합니다!

내 옆에 있는 존재의 소중함

양지
하야시 기린 지음, 오카다 치아키 그림, 김지연 옮김 / 책과콩나무 / 2025년 2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귀여운 고양이 두 마리가 눈길을 끄는 책 '양지'입니다.

'양지'라는 단어를 오래간만에 접해봐서 살짝 낯설었어요.

트래비스는 남의 것을 빼앗으며 살아가는 사나운 고양이지요.

아무래도 사나운 고양이니 주변에 누군가가 다가오지 않아요.

늘 혼자고 외로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트래비스의 유일한 행복은 자신만이 아는 양지에 누워 그 시간을 즐기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런 트래비스에게 편견없이 다가온 친구가 하나 있었어요.

미켈레는 나눌 줄 알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진정으로 즐길 줄 아는 멋진 친구였어요.

옛말에 '친구를 잘 만나야 한다'라는 말을 많이 하지요.

어떤 친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이 달라지기도 하죠.

트래비스도 자신과 너무 다른 미켈레가 처음엔 좀 낯설고 당황스럽긴 하지만 미켈레의 따뜻함에 푹 빠져들어 갔어요.

그리고 트래비스도 조금씩 변해가는 게 보이네요.

트래비스가 미켈레를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도 계속 다른 고양들의 먹이를 빼앗으며 사납고 난폭하게 살고 있었을 것 같아요.

혼자 눕고 즐기던 양지도 둘이 있으니 조금 좁기는 하지만 나누니 그 자리가 더 아름다워 보이네요.

트래비스가 점점 미켈레를 닮아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어요.

하지만 미켈레가 떠난 이후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많은 고난을 당하는 모습을 보니 딱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비록 미켈레는 곁에 없지만 미켈레가 트래비스에게 주고 간 따뜻한 마음은 트래비스에게 남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켈레가 남기고 간 선한 영향력이 트래비스에게 전달되어 트래비스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준 것 같아요.

트래비스에게도 따뜻한 봄이 온 것 같아서 안심이 되었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주는 따뜻함, 이별에 대한 상실, 슬픔 등 이 책 속에서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소중한 존재가 내 옆에 있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 책이었어요.

캠핑카를 타고 지층과 화석에 대해 알아봐요!

캠핑카 사이언스 : 지층과 화석 편 ㅣ 캠핑카 사이언스
장치은 지음, 조승연 그림, 이정모 감수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2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캠핑카 사이언스' 지층과 화석편이 출간되었어요.

이 시리즈가 처음 생겼을 때 부터 아이와 열심히 읽고 있답니다.

캠핑을 떠나며 다양한 과학 지식을 쌓아가는, 과학에 관심이 많은 가족의 이야기랍니다.

지구와 생명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뭔가 단서가 필요하겠죠?

그 단서 중 중요한 게 바로 '지층'과 '​화석'이지요.

인류가 나타나기 전 지구의 모습, 지구의 변화가 궁금하게 된 주인공은 '고생물학자'라는 새로운 꿈을 품게 됩니다.

고생물학자라는 직업은 많이 생소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캠핑카 여행은 고생대로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이번 책에서 알게 될 지층과 화석에 대한 상식 뿐만 아니라 다양한 캠핑 상식도 덤으로 얻어가는 점이에요.

아빠가 돌멩이를 주워 와 밥 하는 냄비 위에 올려놓는데 이게 기압이 낮은 곳에서 맛있는 밥을 하는 비법이라고 해요.

맛있는 밥의 핵심은 끓는점인데 이야기에서 간단 설명을 해주고 '왜 그런지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들 때쯤 책장을 넘기면 주인공이 쓴 과학 일기에서 그것을 자세히 설명해준답니다.

무지개 모닥불을 피우거나 바닷물로 식수 만들기 등 이번 주제 말고도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하답니다.

엄마가 내 준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이 가족은 고생대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되지요.

예전에 친구랑 여행했던 태백의 익숙한 장소가 나와서 참 반가웠어요.

이 곳이 고생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어요. 그냥 뭔가 지형이 특이해서 갔었거든요.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다보기 초등학교 때 배운 내용이 새록새록 기억이 나기 시작하더라구요.

그 때는 무작정 교과서의 내용을 외웠는데 이 책을 보니 이해가 쏙쏙되네요.

고생대의 대표적인 화석인 삼엽충 화석도 나오고 최초의 고생물학자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읽었답니다.

조개껍데기로 화석 만드는 방법도 나와 있는데 아이와 바닷가에 가서 조개를 주우면 같이 해보고 싶은 활동이었어요.

고생대에서 중생대로 넘어갈 때 대​멸종이 있었다고 해요.

전체 생물의 96%가 사라졌다고 해요.

정말 어마어마한 사건이 아닌가요..

그 때 우리가 그곳에 있었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 같아요.

유익한 캠핑 지식과 함께 이 책을 통해 지층과 화석에 대해서 잘 알게 되었어요.

다음은 중생대에 대한 내용일까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사건은 멍탐정 셜록 본즈에게 맡겨주세요!

멍탐정 셜록 본즈 : 사라진 왕관 사건 ㅣ 멍탐정 셜록 본즈
팀 콜린스 지음, 존 빅우드 그림, 이재원 옮김 / 사파리 / 2025년 2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아이가 수사, 탐정에 관한 책을 좋아하고 즐겨읽어요.

우리가 잘 아는 명탐정 '셜록홈즈'가 사람이라면 이 멍탐정 '셜록 본즈'는 강아지네요.

아이들에게는 사람보다 동물 탐정이 더 친숙하게 느껴질 것 같아요.

이번 이야기는 여왕님의 사라진 왕관 사건의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내는 이야기입니다.

멍탐정 셜록 본즈는 어떤 문제도 절대 피하지 않고 맡은 사건은 반드시 해결한다고 해요.

믿음직한 동료인 제인 캣슨 박사 역시 사건이 발생하면 망설이지 않고 현장에 뛰어들고요.

직업 정신이 대단한 것 같아요.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점이기도 하고요.

사실 어렵거나 힘든 사건은 좀 피하고 싶잖아요.

그런데 이들은 직업 의식이 뛰어나고 책임감이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은 처음부터 너무 재미있더라구요. 

중간중간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페이지가 곳곳에 있어요. 

길 안내, 가격 알기, 물건 찾기 등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아이가 찾아보며 셜록본즈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느낌이 들어요. 

미션이 너무 쉽지도 않고 너무 어렵지도 않고 수준이 적당해서 아이들에게 도전의식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구요. 

셜록 본즈는 모든 단서와 진술들을 가볍게 여기지 않아요. 

그런다고 범인을 딱 단정지어서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지도 않고요.

단서들을 하나하나 곱씹어보며 허점을 찾고 모순점을 발견해내면서 하나하나 용의자를 찾아냅니다.

관찰력도 탁월하고 번뜩이는 추리력까지!

그야말로 탐정이 갖춰야 할 능력을 다 갖춘 멍탐정 셜록본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간중간 여러 위기가 있었음에도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우며 정면 돌파하는 모습도 인상깊었어요.

이야기를 읽다보면 이제 이 사람이 범인인가 싶다가 또 다른 용의자가 나타나고.. 대체 범인은 누구지? 라고 생각하며 계속 읽게 되는 점이 이 책의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어요.

저학년을 겨냥한 수사, 탐정 동화는 사건 전개가 단순한데 이 책은 더 나아가 중학년 수준부터 읽기 적당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추리, 수사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추리, 탐정물 좋아하는 초등학생들에게 딱 어울리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