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 라셰즈의 미로 투어를 마치고 나면 오보 도도로간다. 그곳에서 오늘의 첫 커피와 함께 아침을 맞이한다. 해는 이미 중천인데. 그러나 어떤 커피는 시간을 유예하기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나는 아침을 조금 더 살기 위해오보도도에 온다. - P79
추운 계절에는 싫어하는 이야기 말고 좋아하는 이야기를해보자. 맛있는 핫초콜릿을 파는 카페를 알고 있다. 나는 그곳을 단번에 알아봤다. 공간의 언어는 벽지나 식탁, 인테리어 소품만이 아니다. 온기와 냄새로도 말을 한다. - P114
만약 당신에게 충분한 행운이 따라 주어서 젊은 시절 한때를파리에서 보낼 수 있다면, 파리는 마치 ‘움직이는 축제‘처럼남은 일생에 당신이 어딜 가든 늘 당신곁에 머물 겁니다. 바로 내게 그랬던 것처럼.
헤밍웨이의 말이다. - P130
파리의 카페를 담은 글을 쓰며, 그 풍경들을 기록하는일의 의미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 내가 쓴 글 속에 행위라고할 만한 것은 ‘봤다‘와 ‘마셨다‘ ‘먹었다‘ ‘생각했다‘가전부인데, 그런 단순한 글이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그런데 얼마 전, 호숫가에서 (나는 지금 호숫가에 살고있다) 새를 관찰하는 사람을 만나 그 두려운 질문에 대한답을 찾았다. 새를 관찰하고, 새를 그리고, 새를 기록하는일을 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에게 조심스레 용도를 물었다. 어떤 기관의 연구 자료로 쓴다거나 관찰일기 같은 블로그를운영한다거나 책을 준비 중이라는 답변을 기대했던 것 같다. 그는 내 질문에 그저 배시시 웃으며 특별한 용도는 없다고했다. 새를 기록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신의 시선을기록하는 것이라고. "나는 그냥 새를 보는 사람입니다"라고했던 그의 말이내 안에 무엇인가를 흔들었다. - P131
서른 살쯤 되니 아빠가 두려워하는 것들이보였다. 잘 몰라서, 남들과 달라서 무시당하는 것, 돈 없는것, 가족이 아픈 것. 그는 이 세 가지 상황을 맞닥뜨릴 때마다대체로 화를 냈고, 나는 아빠의 그런 반응이 분노의 표시가아니라 두려움의 표출이었다는 사실을 알아채기 시작했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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