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들‘의 문명이 우리 지구의 문명과 전혀 다른 길을 통해 발전한 것이라고 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어쨌든 나는 이 문제를 좀더 넓은 시야에서 해명해 보고자 했다. 그것은 어떤 특수한 문명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보다는 오히려 ‘미지의 것‘을 그 자체로 보여주는 것이 나에게는 더 중요하게 생각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이 ‘미지의 것‘을 인간의 어떤 관점에서 보자면 생물학적인 것 혹은 심리학적인 것을 상기시킬 정도의조직과 형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인간의 예상, 가정 혹은 기대를완전히 넘어서 있는 것으로 묘사하고 싶었다. 이 ‘미지의 존재‘와의만남은 인간에게 일련의 인식적, 철학적, 심리적 그리고 윤리적 성격의 문제를 제기하게 될 것이다. 이 문제를 폭력에 의해, 이를테면미지의 행성을 폭파하는 식의 방법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것은 단순히 현상의 파괴일 뿐으로 이 ‘미지의 존재‘를 이해하려는 노력의 집중은 아니다. ‘미지의 존재‘에 맞닥뜨린 인간은 반드시 그것을 이해하려고 전력을 기울일 것이다. - P9

『솔라리스는 별의 세계를 지향하는 인류와 미지의 현상이 조우하는 하나의 모델 케이스—— 나는 정밀과학의 용어를 사용하고있다 —— 가 될 것이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 우주에는 우리가 예상치도 못했던 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 모든 것을 예견하고 모든것을 미리 계산해 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외계의 ‘과자‘의 맛은 그것을 먹어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 P9

‘우주에는 미지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는 단순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을 뿐이라는 것만도 확실히 말할 수 있다.
- P9

문제를 떠올리게 하고 부활시키는 작용을 했다. 솔라리스의 바다가 의식을갖고 있다고 최초로 선언한 과학자 - 그 사람은 듀 하르트였는데 -는 커다란 용기를 필요로 했던 것이다. 이 문제는 어느쪽인가 하면 너무성급해서 형이상학적으로 받아들여져 모든 논쟁이나 논의의 저변에 늘 깔려 있었다. 의식 없는 사고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솔라리스의 바닷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과정을 사고라고 부를 수 있을까.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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