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렇다고 알고 살았던 사람이 ‘원래‘라는 것은없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 P273

우미의 가슴속에는 분노로 키운 맹수 한 마리가 있다. 언제든 표적이 나타나면 급소에 송곳니를 박아 넣고 단박에 숨을 끊을 수 있도록 거칠게 단련시켰다. 발톱은 금세 날카로워졌고 가두어 놓기 어려울 정도로 공격성이 자랐다. 안에서 종종 우미를 할퀴기도 했다. 그런데지금, 그 사납던 짐승이 바닥에 배를 대고 엎드린다. 우미는 맹수를 키운 힘이 분노가 아니라 외로움이었다는것을 알았다.
- P277

"선생님은요?"
당신을 보기 전에는, 막연한 책임감? 죄책감? 그런데 지금은 나도 같아요. 당신이 안쓰러워서,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마음이 사람을 움직이죠. 신념은, 그 자체로는 힘리 없더라고요. - P283

봄이 아련한 줄 몰랐고 여름이 반짝이는 줄 몰랐다. 가을이 따사로운 줄 몰랐고 겨울이 은은한 줄 몰랐다. 아무것도 몰랐다. 이렇게는, 살았다고 할 수 없겠지. 살아 있다고 할 수 없겠지. 진경은 혼자 중얼거렸다.
- P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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