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쓸 수 있는 것만이 값어치가 있었다. 내가 먹을 것과 나한테 필요한 것만 있으면 되지, 더 있어 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 P199

한마디로 말해 사물의 본성을 알고 그에 대한 경험을 통해 내가 깨달은 것은, 이 세상에 있는 좋은 물건들은 우리한테 쓸모있는 한에서만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남아서 남에게 줄 만큼 쌓아 놓아 봤자 우리가 쓸 수 있는 만큼만 누릴 수 있는 것이지 결코 그 이상은 될 수 없는 것이다. - P200

우리에게 없는 것에 대해 불만스러워하는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지 못하는 데서 생긴다고 생각한다.
- P201

이렇게 인간이란 반대입장을 당해 보지 않고는 자신의 처지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법이다. 그리고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을 잃고 나서야 그것이 얼마나 값진 것이었는가를 깨닫는 법이다.  - P214

인간의 삶이란 신의 섭리에 따라 얼마나 기기묘묘하게 흥망성쇠가 결정되는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사람의 감정은 얼마나 갖가지 색깔로 바뀌는가! 사람들은 오늘 사랑하는 것을 내일은 미워한다. 오늘 찾아 헤매는 것을 내일은 버린다. 오늘 바라는 것을 내일은 두려워한다. 아니, 그 생각만으로도 부들부들 떤다.
- P241

속은 우울한 생각들로 가득 찼다. 이처럼 눈에 보이는 위험보다.
보이지 않는 위험에 대한 두려움이 천만 배는 더 무서운 법이다.
그리고 우리가 걱정하고 있는 재앙보다 그것을 걱정하는 마음의 짐이 훨씬 더 무거운 법이다. - P246

내 경험을 바탕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은,
공포와 불안보다는 평화와 감사, 사랑과 감동의 마음이 기도를하기에는 알맞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눈앞에 닥친 불행에 대한두려움에 떠는 사람보다 병석에서 회개하는 사람이 하나님께 기도하는 의무를 편안하게 수행하기에 더 알맞다는 것이다. 병은몸에 영향을 미치지만, 불안은 마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마음의 불안정은 몸의 불안정만큼이나 장애이다. 아니, 훨씬 더큰 장애이다. 신에게 기도하는 것은 몸의 행위가 아니라 마음의행위이니까.
- P252

이 모든 것들을 통해 나는 내 처지가 하나님이 마음만 다르게 먹었다면 내 운명이 되었을 수도 있는 경우들과 비교해 봤을때 불행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는 것을 점점 잘 알 수 있었다. 나는 사람들이 자신의 처지를 보다 나은 저지와 비교하며 투덜대고 불평하는 대신 더 나쁜 처지와 비교한다면, 어떤 상황에 빠지더라도 불평할 게 별로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P258

이 일을 통해 나는 삶에서 닥치는 위험 속에서 하나님의 자비로움을 처음 보기 시작한 때 이후로 가끔 품었던 생각을 다시금하게 되었다.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때, 하나님은 얼마나놀랍게 우리를 구원하는가? 우리가 이리 갈까 저리 갈까 망설이고 의심하면서 어찌할 바를 모를 때, 하나님은 저쪽으로 가고 싶어 하는 우리를 비밀스럽게 이쪽으로 가도록 이끈다. 아니, 우리의 감각과 우리의 성향, 우리의 계산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다른길로 가려 할 때, 어디서 솟아나는지 알 수 없는 정체 모를 힘이우리의 마음에 신기한 느낌을 주어 다른 길을 버리고 이 길로 가게 한다. 그러다 우리가 갔을 뻔한 길, 우리 생각에는 갔어야 마땅한 것으로 보이는 그쪽 길이 나중에 알고 보면 파멸과 죽음에이르는 길로 밝혀지지 않는가. - P268

그러나 일은 엉뚱하게 풀렸다. 내 사연을 접하게 되면 누구나무슨 말인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우리네 인생살이에서 될 수 있는 한 피하려고 애쓰고 가장 두려워하며 겪기 싫어하는 나쁜 무언가가 오히려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수단이나 관문이 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오직 그 수단이나 관문을 통해서만 우리가 처한고통으로부터 다시 일어나는 경우 말이다. - P275

이 경험을 통해나는 재앙에 대한 걱정이 재앙 그 자체보다 더 고통스럽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그런 예상이나 걱정을 떨쳐 버릴 여유가 없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 P280

무엇을 보거나, 또는 상상만으로 무엇인가가 존재한다는 것을알게 될 때, 인간의 감정 속에 숨어 있던 어떤 신비한 힘이 영혼을 흔들어 그것을 갖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을 일으킨다. 그래서그것 없이는 견딜 수 없게 만든다.
- P285

내가 처한 모든 상황을 살펴볼 때, 나는 인간에게 아주 흔한병에 감염된 사람들에게 하나의 본보기가 될 만하다. 아마도 인간에게 닥치는 불행 중 절반 정도는 이 병 때문에 생길 것이다.
그 병이란 다름이 아니라, 신과 자연이 정해 준 자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 P293

때로 나를 매우 우울하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여러 경우에서 보듯, 우리는 성령이라는 커다란 빛의 인도를 받는 데다 우리의 이해력에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지식을 더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미덕을 얼마나 천하게 쓰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을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 가여운 야만인을 보면 우리들보다그런 미덕을 훨씬 더 잘 쓸 수 있을 게 틀림없는 수백만의 사람들에게서 왜 하나님이 그러한 구원의 지식을 숨기는 것인지 궁금했다.
- P315

돌이켜 보면 내 삶은 섬에 갇힌 외로운 삶에서하늘을 우러러보며 나를 이곳으로 이끌어 주신 하나님의 손을향해 나아가는 삶으로 변해 왔다. 그런데 이제는 더 나아가 하나님의 손발이 되어 불쌍한 야만인의 생명과 영혼을 구하고 그에게 신앙과 기독교 교리를 가르쳐, 영원한 삶을 약속하시는 예수그리스도를 알도록 일깨우는 삶이 된 것이었다. 이 모든 일을 돌이켜 볼 때면, 내 영혼 구석구석은 남모를 기쁨이 넘쳐흘렀다.
전에는 이 섬으로 오게 된 것을 내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괴로운 고난으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자주 그 사실에 기뻐하게 된 것이다.
- P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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