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어디에서도 팔지 않는다. 죽은 자들은 살 수 있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누군가의 책에 쓰인 말을 요구하는 것이아니다. 훌륭한‘ 말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말도 바라지 않는다. 오로지 진정한, 마음속 깊은 데서 나온 말을 희구한다. 옛날 사람은 들판에서 꺾은 화초로 조그만 꽃다발을 만들어 바쳤다. 우리는 마음의 화원에서 말을 꺾어 말의 꽃다발을 엮을 수 있다. 또한 인생이라는 황야에서 주운 원석原石을갈아, 말의 반지를 선물할 수도 있을 것이다. - P7
말만이 산 자의 세계와 죽은 자의 세계를 잇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지 않다면 사람은 오래전에 기도를그만두었을 것이다. - P9
언어는 문자로 치환할 수 있다. 하지만 말은 다르다. ‘말은 종종 문자가 되기를 거부한다. ‘말‘에는 침묵도 포함된다. 말없이 갸웃하는 시선도 ‘말‘이 될 수 있다. - P11
사람들이 글을 짓는 모습을 보면, 뭔가를 만들어낸다기보다는 숨어 있는 것을 찾아낸다고 하는 게 어울릴 듯하다. 글 - P12
그러나 오늘 소중한 사람으로부터 꽃을 받은 사람에게 어제까지의 꽃과 오늘의 꽃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소중한 말은 이렇게 생겨난다. 평범한 말이 소박한 경험에 의해 신생하는 것이다. - P12
오히려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생애를 걸고 둘이서 하나의 영원한 말, 유구한 ‘말‘을 찾는 일 아닐까.
사랑하는 이에게는 말을 보내라 그 사람을 수호할 말의 부적을 보내라 - P13
너는 자신이 갑갑하다고 느낀다. 너는 탈출을 꿈꾼다. 하지만 신기루를 조심하는 게 좋다. 탈출할 거라면 뛰지마라. 도망치지 마라. 차라리 네게 주어진 이 협소한 땅을파라. 너는 거기서 신과 모든 걸 발견할 것이다. (…) 허영은 달린다. 사랑은 판다. 설사 네가 자기 밖으로 도망쳐도네 감옥은 너를 따라 달릴 것이다. 그 감옥은 네가 달리는바람 때문에 한층 좁아질 것이다. 하지만 만약 네가 자기안에 머물며 너 자신을 파내려가면 네 감옥은 천국으로빠져나갈 것이다.
이 구절을 쓴 귀스타브 티봉Gustave Thibon, 1903-2001은 프랑스철학자로, 농부처럼 살고 생각했다 하여 농부 철학자로 불리기도 했다. - P17
뭔가를 찾아내려 할 때 우리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발을 내디디려 한다. 그러나 그것은 찾아야 할 것으로부터 멀어지는 일일지도모른다. 인생은 여행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확실히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 여행이 미지의 것과 만나는 사건을 의미한다면, 꼭 멀리 나갈 필요는 없다. 여행해야 할 장소는 우리의 마음속에도 펼쳐져 있다. 오히려 우리는 자기 마음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모르는 게 아닐까. 그 미지의 것의 전형은 내적 언어, 생명의 ‘말‘이다. - P18
온몸을 걸고 맞설 것을 요구하는 그런 인생의 물음은 점차 살아가는 의미로변해간다. 정신과 의사인 가미야 미에코神谷美惠子, 1914~1979는그것을 삶의 보람‘이라고 했다. 대표작이라 해도 좋은 『삶의 보람에 대하여 NENT(1966)에서 그녀는 삶의 보람이야말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불가결한 것이고, "사람에게서 삶의 보람을 빼앗는 것만큼잔혹한 일은 없고 사람에게 삶의 보람을 주는 것만큼 큰 사랑은 없다"고 썼다. 그리고 삶의 보람을 잃은 사람에게 그것을 다시 갖게 해준 사람을 그녀는 ‘하늘의 사자使者‘라고까지 부른다.
삶의 보람을 잃은 사람에게 새로운 생존 목표를 가져다주는 사람은, 사정이 어찌됐든, 그가 누구든 하늘의 사자같은 사람이다. - P25
영어로는 성공을 석세스success‘라고 한다. 동사 성공하다는 ‘석시드succeed‘다. 이 말은 뭔가를 이루어낸다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 내용이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모습을 의미한다. 말에는 오랜 세월에 걸쳐 배양된 민중의 예지가 살아 있다. 성공이란 결과가 아니라 소중한 뭔가를 계속적으로 이루어내는 상태를 가리킨다는 뜻일 것이다. - P33
철학자 시몬 베유는 일한다는 것은 자신을 ‘다시 만드는일‘ 이라고 썼다. 일의 본질은 고역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은어떤 형태로든 ‘일함으로써 나날이 자신을 구축해간다고 그녀는 말한다. 인간의 위대함은 항상 자신의 삶을 재창조한다는 점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다시 만드는 일이다. 자신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것도 다시 벼리는 일이다. 노동을 통해 인간은 자신의 자연적인 삶을 만들어낸다. 「노동의 신비」, 『중력과 은총』 - P34
오로지 규모를 추구하는 사람의 목적은양적인 성과지만, 일의 질을 사랑하는 사람은 과정을 중시한다. 이 차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일‘을 ‘인생‘으로 바꿔보면 일목요연할 것이다. - P38
어디를 찾아봐도 마음의 어둠을 비추는 말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느껴진다면 더는 밖에서 말을 찾지 말고 스스로말을 만들면 된다. 뭘 어떻게 쓸지 생각하지 말고, 그냥 펜을들고 종이 앞에 앉는다. 또는 키보드를 끌어당기고 새하얀화면을 마주한다. 사람은 단지 생각을 쓰는 게 아니라, 오히려 써보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안다. - P43
모든 사물은 그렇게 쉽게 포착할 수도, 말할 수도 없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걸핏하면 그렇게 믿게 하고 싶어 하지만요. 대부분의 사건은 입 밖에 내서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말이 전혀 발을 들인 적이 없는 영역에서 이루어집니다. 게다가 예술작품만큼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은 없습니다. 그것은 비밀로 가득 찬 존재이고, 그 생명은 지나가는 우리의 생명 옆에 있으며, 영속하는 것입니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 - P45
그런데 다른 관점에서 보면, 쓸 수 없다는 실감은 쉽게 말이 되지 않는 풍요로운 뭔가를 발견하는 징조라고도 할 수있다. 그러므로 쓸 수 없는 현실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이야말로 새롭게 쓰는 일의 시작이다. - P45
조잡한 것‘에 바로 진정한 미가 깃들어 있다고 야나기 무네요시는 말했다. 고급품은 만들어진 미지만, 조잡한 것은 저절로 생겨난 미라고도 했다. 야나기 무네요시는 일상을 가만히 떠받쳐주는 그릇 등의일용품에 바로 근대인이 간과한 미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P46
사람이 뭔가를 말하고 싶다고 간절히 바라는 것은, 전하고싶은 것이 있어서가 아니라, 다 전할 수 없는 뭔가가 있기 때문 아닐까. 간단히 쓸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쓸 수없음을 직면하지 않고 쓰인 말이 어떻게 타자의 마음속 깊은곳에 호소할 수 있겠는가. 말이 되지 않는 것으로 가슴이 채워졌을 때 사람과 말의관계가 가장 깊어진다. 문자가 있는 그 깊숙한 곳에는 말이되지 않는 신음이 있다. - P47
음식물을 많이 먹는다고 좋은 게 아니 책도 많이 읽는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또한 읽기 쉬운 책만 읽는 것은, 불필요하게 부드러운 음식물만 계속 먹는 것과 마찬가지다. 위가 점점 약해져 평범한 음식물도 소화할 수 없게 되듯이, 우리의 정신도 생각하는 힘을 잃고 만다. 지나치게 편식을 하면 몸을 해치는 것처럼 우리의 정신도 빛을 잃는 일이 있다. - P51
우리가써야 하는 것은 누군가에게 평가받는 기호의 나열이 아니라, 자신도 놀라게 하는 살아 있는 말 아닐까. - P55
그러자 잠자코 이야기를 듣고 있던 동료가 읽을 수 없는책은 읽을 수 있는 책보다 소중한지도 모르겠는걸" 하고 특내뱉었다. 읽고 싶은 마음은 읽을 수 없는 책을 살 때가 더크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 P60
사람은 언젠가 읽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읽을 수 없는 책에서도 영향을 받는다. 거기에 쓰인 내용이 아니라 그 존재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이다. 우리는 읽을 수 없는 책과도 무언의 대화를 계속한다. - P60
,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그가 남긴 책장 앞에 섰을 때, 그 말을 새삼 깊이 느꼈다. 아버지의장서는 말과는 다른 말로 뭔가를 말해오는 것 같기도 했다. 그때 경험한 기분은 지금 내 행복관을 결정하는 정서가되기도 했다. - P62
또한 철학의 아버지는 소크라테스B. C. 470?-B. C. 399 이고, 그의출현이 갖는 결정적 의미는, 그때까지의 철학자들이 세계가어떻게 존재하는가를 생각했던 데 비해 소크라테스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문제로 삼은 것이었다고, 그 무렵읽었던 참고서 같은 데 적혀 있었다. - P79
철학이라는 말이 가열한 힘을 갖고 젊은 나를 매료한 것은, 인간이 느끼는 세계 저편에 있는 또 하나의 세계를 철학이 엿보게 해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살까, 하고 물을 때 행동의 중심은 인간에게 있다. 만약 철학이 어떻게 살까를 생각하는 것으로 시종한다면 너무나도 시시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떻게 살아지고 있을까를 생각할 때, 진정한 주격은 인간을 넘어선다. 철학이란 사람이 어떻게 살지를 고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지는지를 밝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처음으로읽은 책이 『소크라테스의 변명」이었다. - P79
말하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소크라테스의 인식은 달랐다. 그는 반대로, 자신은 무슨 일이나 다 알 수 없다. 오히려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자임을 안다고 말했던 것이다. 그런 소크라테스의 태도를 후세 사람은 무지無知의 지知‘라고 불렀다. - P81
philosophy의 어원 philosophia는 philo 사랑하다 와 sophia지혜/예지로 이루어졌다. 철학이란 세계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신의 역사를 사랑하려는 행위임을, 이 한마디가 구성되는 과정이 가르쳐준다. 신의 역사를 사랑한다는 것은 바로 살아지는 실감을 말한다. - P82
고대 사람들은 강한 나무의 정령이 깃든 초목을 약초로이용하고, 그 약초로 염색한 의복을 걸치고 악령으로부터 몸을 지켰다. 우선 불에 정성을 다하고 좋은 흙, 좋은 철분, 순수한 물로 생명이 있고 아름다운 색을 염색했다. 요컨대좋은 염색은 목, 화, 토, 금, 수라는 오행五行 안에 있고, 모두 천지天地의 근원에서 색의 생명을 받았다는 것이다. 『색을 연주하다』 - P84
그러므로 손쉽지 않다. 굉장히 혹독하다. 다도茶道의 일기 일회一期一會와도 통한다. 일기일회란, 내가 이 편지를 쓸때, 평생에 단 한 번 쓰는 편지임을 깨닫고 진지하게, 아주진지하게 쓰는 것을 말한다. 지금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것은 평생에 단 한 번뿐인 일이다. 영원에 입각하여 한순간, 한순간 노력하는 것이다. 인간은 최고의 지혜로 살아야 하며, 아무리 힘들 때도 올바른 지혜에 눈을 뜨고 그것에 사로잡히지 않는 마음으로 있으면, 반드시 그 어떤 난관도돌파할 수 있다. 어리석어선 안 된다. 「오라버니」, 『일색일생」 - P91
자기가 상대를 얼마나 깊이 생각하고 있는지 말로 전하려하지만 좀처럼 잘되지 않는다. 생각은 늘 말의 영역을 넘어선다. 마음과 마음이 맺어지려 할 때, 말이라는 배는 우리의생각을 충분히 태울 수 없는 것 같다. - P97
세계로 눈을 돌리면, 가장 널리 읽혀온 우정론은 로마시대의 철인 정치가 키케로B. C. 106-B.C. 43의 대화편 『우정에 대하여가 아닐까. 이 책에서 키케로는 우정의 미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정은 무한히 큰 장점을 갖고 있지만, 의심할 여지 없는 최대의 장점은 좋은 희망으로 미래를 비추고 영흔이힘을 잃고 꺾이는 일이 없게 해준다는 것이다. 진정한 친구를 응시하는 사람은, 이를테면 자신을 닮은 모습을 응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친구는, 그 자리에 없어도눈앞에 나타나고, 가난해도 부자가 되고, 약해도 장정이되고, 이는 더욱 복잡한 사정이 있어 한마디로 말하기 힘들지만, 죽어도 살아 있는 것이다. - P101
또한 우리는 ‘안다‘고 느끼는 것을 믿을 수는 없다. 뭔가를믿고 싶다면, 우리는 그것을 다 알려고 하지 말아야 할지도모른다.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 쌓아올려야 하는 것은, 서로잘 아는 것뿐만 아니라 서로 깊이 믿는 관계가 아닐까. 그래서 상대를 과도하게 알려고 할 때 신뢰가 무너진다. 알려는태도를 그대로 드러내면 관계는 점점 엷어진다. - P105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말을 가끔 듣는다. 사실일까. 우리는 뭔가를 믿고 싶다고 강하게 원할 때만 진실로 의심하는게 아닐까. - P106
그러나 아는 것 너머에서 믿는 것이 생겨나지는 않는다. 오히려알 수 없다는 인식이 생겼을 때 믿는 행위가 눈앞에 나타난다. 뛰어난 신학서란, 신은 얼마나 알 수 없는 것인가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책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 P110
믿으려는 것은 인간의 노력이다. 노력에는 언젠가 한계가찾아온다. 한편 신뢰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발견이다. 그건 인간이 만드는 게 아니라 주어지는 것 아닐까. - P112
그래서 달리는 거다. 신뢰받고 있으니까 달리는 거다. 제시간에 가고 못 가고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의 목숨도문제가 아니다. 나는 뭔가 굉장히 큰 것을 위해 달리고 있다. 따라오라! 필로 스트라토스, - P113
그렇다면 같은 책이라도 읽을 때의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느껴지지 않았던 말이 마음속 깊은 곳에 닿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지금까지 읽을 수 없었던 말이 책에서 떠오른다. 그런 독서 경험을한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문자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의미는 변모한다. 읽는사람의 인생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 P115
우리의 인생에는 아무리 눈을 크게 떠도 보이지 않는 게있다. 눈물은 보이지만 슬픔은 보이지 않는다. 신음하는 모습은 보이지만 괴로움은 보이지 않는다. 미소 띤 얼굴은 보이지만 거기 있는 사심 없는 애정은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에게는 항상 무언가 보이지 않는지도 모른다. 아마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해야 현실에 더 가까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찾는 것이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 P117
시인이나 현자는 별처럼 죽 늘어선 하늘의 빛보다는, 내부에서 번쩍이며 자신의 정신을 비추는 섬광을 눈여겨보고 주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인간은 자신의 사상을 자신의 것인 만큼 오히려 깨끗이 내버린다. 천재의 작품을 보면, 우리는 늘 거기에 우리 자신이 내버린 사상이포함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예전에는 자신의 것이었던 사상이, 일종의 인연이 먼 위엄을 갖추고 돌아오는 것이다. 『자기 신뢰」 - P122
마음을, 분위기를, 구름의 움직임을, 시대를, 나아가 미래까지도 읽는다‘라고 한다. 읽다‘에는 애초에 말로는 표현할수 없는 것을 느낀다는 기능이 있는 듯하다. 또한 문자가 되지 않은 뭔가를 ‘읽는‘ 현상에는, 다양한 장면에서 우리가 언어와는 다른 모습을 한 것으로부터도 풍부하게 의미를 퍼 올리는 현실이 잘 드러나 있다. 표정을 읽는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책을 읽을 때도 우리는 거기에 쓰여 있는 문자로는 수습되지 않는 뭔가를 느낀다. - P125
말은 때로 씨앗 같은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바람에 날려 찾아오기도 하고, 새 같은 작은 동물이 날라 오기도하고, 사람이 건네주는 경우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너무 작아서 주의하지 않으면 잃어버리고 만다. 그것을 땅에심고 키워야 한다. - P135
씨앗은 햇빛과 물을 주어야 변모한다. 잎을 틔우고, 꽃을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말에서의 대지는 우리의 마음이고, 햇빛은 시간이며, 물은 남모르게 흘려온 눈물이다.
어둠을 사는 자들이여 말을 찾으라 행운이나 기적이 아니라 자신 안에서 말을 찾으라 이미 갖고 있는 것 깃들어 있는 것이 스스로를 일으킨다.
괴로워하는 자들이여 말을 찾으라 밖으로 펼쳐진 청각을 마음으로 모으라 사라지지 않는 뭔가를 찾고 있다면 자신의 가슴에 있는 말을 찾으라 - P135
말을 자신의 도구로 삼는 게 아니라 말과 함께 뭔가를 세상에 드러내는 것, 그게 글을 쓰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인생의 태도라고 나는 생각한다. - P141
태어나라 말 내 가슴을 찢고 나와라 무수한 의식을 그냥 지나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영혼에 닿는 모습으로 나타나라
이야기해라 말 내 몸을 이용해 나타나라 사라지지 않는 빛을 동반하고 한탄하며 괴로워하는 자에게 다가가라
울려 퍼져라 말 내 영혼을 꿰뚫고 퍼져나가 진정한 기쁨은 깊은 슬픔 끝에 있다는 것을 슬퍼하는 자들에게 알려라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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