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비스데이
슈카와 미나토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슈카와 미나토씨의 작품 중 가장 처음 접했던 작품이었다
한창 무슨 책을 살까 신간 책들을 찾아 보던 중
왠지 흥미가 당겼던 내용들이었기에 처음 접한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냅다 질러버렸다 

그리고 조금 실망했다 
읽기에 부담은 없지만 큰 재미도 없고 그냥 교훈만 주는 그저 그런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슈카와 미나토' 라는 작가에 대한 관심이 생긴 건 분명하다
핸드폰 메모장에 그의 이름을 저장해놨으니까
(나중에 책은 읽고 싶지만 막상 읽을 책이 없을때, 이렇게 저장해둔 작가의 작품을 찾아 읽는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평소의 나라면 돈아깝다면서 짜증만 푹푹 냈을텐데 ...

어쨌든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둔 그의 이름을 쓸 날이 왔다
뭘 읽을까 고민하다가 '새빨간 사랑' 을 읽어봤다
너무 재밌었다. 굉장히 기발한 생각들에 사실적인 묘사. 소름끼치게 재밌었다
완전 빠져서 다음엔 '도시전설 세피아' 를 읽어봤다
역시 재밌었다. 나에게 그는 천재로 보였다

이런 책들로 '슈카와 미나토' 라는 작가에 대한 애정이 생기자
재미없게 읽었던 '오늘은 서비스데이' 를 다시 읽었다

그러나 다시 읽어도 전작에 비하면 재미없었다
오히려 더욱 비교가 되면서 같은 작가가 쓴거 맞나?
누가 그의 문체를 따라한건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물론 내용들은 여전히 기발하다
하지만 마음에 쿵 하고 와닿는게 없었다

그 중, 이 단편집에 실려있는 두번째 이야기 [도쿄 행복 클럽] 을 보며 의문을 해소했다

이 책의 153p에 있는 내용으로,  
주인공이 도쿄 행복 클럽이라는 곳에 우연히 가게 됐는데 그곳은 어떤 범죄나 사건에 관련된 물건들을 수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그래서 회원 5명이 살인사건과 관련된 물건들을 보여주며 다른 회원들이 그 물건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 그래서 주인공이 그런 모습을 보며 자신의 생각을 나타낸 부분이다

[그렇긴 하지만 인간의 내면에는 '무서운 걸 보고 싶어 하는 마음' '남들이 모르는 뒷사정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 '비일상적인 사건과 관련되고 싶어 하는 마음' 같은 감정도 존재하게 마련이다. 회원들의 수집품은 많든 적든 그런 떳떳하지 못한 어두운 감정을 자극하고 만족시켜 주는 면이 있는 건 분명했다.]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긴 하지만, 나는 여기서 '도쿄 행복 클럽' 이란 모임은 작가 자신의 작품이고 그 모임에 열광하는 회원들은 자신의 작품에 열광하는 독자, 라고 생각했다.
비록 슈카와 미나토씨의 작품은 2권밖에 보지 못했지만 내용들이 다 비일상적인 무서운 이야기들이었다. 그리고 난 그런 그의 작품에 매료되었다

그런데, 이 '오늘은 서비스데이' 라는 작품은 비일상적이거나 무서운 이야기들은 아니지 않은가 ..
오히려 교훈을 주는 '착한' 내용이었다. 그렇기때문에 재미없게 읽은 듯 싶다.
난 그를 '호러 작가' 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노스텔직 호러' 라고 말하지만 여기서 노스텔직이라는 단어를 뺀건 나는 별 향수를 못느끼겠다 ... ㄱ-;; 이제 고작 20살 된 녀석이 무엇을 알겠는가.. 게다가 일본 사람들이나 알 법한 것들뿐인데 .. )

물론 여기서도 분명한 호러는 존재한다
단, 그 공포감을 느끼는 주체가 독자인 내가 아닌, 작품 속 주인공이라는 것이 차이랄까.

게다가 주인공에 감정이입도 되지 않는다 -_-;
아무래도 가장의 심정이나 늪에서 가재 잡는 소년의 마음을(나는 도시에 산다) 어찌 알겠는가 ...

그렇기 때문에 이번 작품은 그냥 그저 그런 느낌으로, 엄청 미지근한 물을 마신 것 같은 느낌으로 읽었다.
그렇지만 내가 어째서 '슈카와 미나토' 라는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분명히 알게 되었다. 

만약 이 작품이 '슈카와 미나토' 라는 작가의 작품이 아니었다면
굉장히 기발하다, 재밌다. 라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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