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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톨른 차일드
키스 도나휴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바탕이 되는 이야기는 유럽의 설화인 '요정과 아이 바꿔치기' 로, 아마 한번쯤은 들어봤을거라 생각합니다.
요정이 한 아이를 훔쳐와 자신이 대신 그 자리에 들어가 인간 행세를 하는데
요정 고유의 성격이 있었는지 몰라도 바꿔치기 당한 아이는 갑자기 천재가 되거나 갑자기 바보가 된다. 라는 이야기를 어디서 주워들었습니다
그런 설화를 바탕으로 소설은 시작됩니다
단, 소설의 지리적 배경은 유럽이 아닌 미국이죠 (작가가 미국인이라 그런가?)
그래서 읽을때마다 자꾸 미국이 아닌 유럽으로 인식이 되어서인지 미국 지명이 나올때마다
잠깐씩 고개를 갸우뚱 했습니다 (유럽에서 뭐타고 미국으로 갔대? 라는 식으로 =_=;;)
시간적 배경은 20세기 중반이에요
숲은 파괴되고 집이 들어서고, 그런 개발이 이루어지는 시기 같네요
어쨌든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파에리(요정)들은 약 백년이 지나면 한 인간 아이를 유괴해 자신이 대신 그 삶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데려온 아이는 파에리로 지내다가 다시 또 백년이 지나면 다른 아이의 인생을 살아가는거지요.
이렇게 전통(?)에 맞춰 소설속에 나오는 파에리들은 헨리 데이 라는 어린아이를 유괴한뒤 '헨리 데이' 라는 인물의 인생에 한 파에리가 대신 들어갑니다. 진짜 헨리 데이는 파에리가 되어 '애니데이' 라는 이름을 얻고 살아가고, 진짜 파에리는 인간 '헨리 데이'가 되어 살아갑니다. 그러면서 각자의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가며 자신의 진짜 인생을 찾아가는 그런 이야기에요
사실 읽으면서 많이 이상했던게, 파에리들은 나이를 먹지 않아요. 그래서 말인데 7살짜리 애가 납치되어 7살 안된 애들하고 같이 사는데 어떻게 사춘기가 오고 애들이 담배를 피고 (다른 파에리가) 그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중반까지 읽는 내내 몰입하기가 힘들었습니다. (해답은 후반에 나오죠. '몸은 그대로지만 정신과 장기-내장-는 자란다' )
게다가 헨리와 애니데이의 시점으로 된 이야기가 짧게 번갈아가며 나오는데 헨리의 삶에 몰입해서 읽을라 치면 애니데이의 이야기가 나오고, 그래서 애니데이에 이야기에 몰입할라 치면 헨리의 이야기가 나오고 해서 처음에는 굉장히 짜증났습니다. 제가 읽는 방식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래서 헨리의 삶을 먼저 쫙 보고 애니데이의 삶을 보려고 했는데 한 사건이 일어나는 걸 헨리와 애니데이의 시점으로 번갈아가며 서술되있기 때문에 한번에 쫙 보면 재미가 떨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그냥 순서대로 읽었습니다
결과, 집중도와 몰입도는 떨어져서 좀 오래 읽게 되었지만요 =_=;;
그래서 다음날 이던지 다시 읽을때 이게 헨리의 이야기인지 애니데이의 이야기인지 조금 많이 헷갈렸습니다 =ㅁ= ;;
하지만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
예전에 유럽의 아이 바꿔치기 설화를 듣고 한번 그런 주제를 다룬 책을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만 하고 찾아보진 않았었는데 어쨌든 이렇게 보게 되었으니까요
물론 이 책은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되었지만 그래도 파에리가 인간으로 변했을때의 삶과
인간이 파에리가 됐을때의 삶의 고뇌에 대해서 짐작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바꿔치기 당한 아이의 부모에 대해서도요.
(물론 아이 바꿔치기 설화는 설화일뿐 사실이라는건 아니지만 ...)
또한 이 책은 굉장히 시각적이에요. 풍경묘사라던지 그 환경이라던지를 굉장히 잘 나타내주어서
마치 제가 그 파에리들이 있는 숲속에 있는 듯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문체가 꽤 부드러워서 전 처음에 작가가 여자분인줄 알았습니다 ㅋㅋ
(왠지 이름도 여자같다는 느낌을 받아서 ㅋㅋ)
어쨌든
다 읽고 나서는 "아, 재밌었다" 라는 말이 나왔지만
읽는 중반까지는 몰입이 잘 안되어 힘들기도 했습니다
헨리와 애니데이가 자신의 진짜 인간으로서의 삶을 찾는 부분에서부터 몰입도 있게 읽었지만
그 부분은 후반이었죠 =_=;
그래도 시각적인 묘사라던지 헨리와 애니데이의 인생, 그들의 생각, 성장하는 이야기들은 꽤나 흥미로웠고, 제가 그들의 삶을 살아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던것 같습니다